2008. 5. 5. 11:39ㆍ산행기 & 국내여행
에효-,,
사단은 여기서부터 벌어졌는데...
저 끝에 가물가물하게 보이는, 정자 비스무리하게 생긴 거,,
바로 거기로 곧장 갔어야 했거던.
나눠준 산행지도(山槪圖)에도 당연히 그렇게 표시 되어있었지.
아니, 지금 저 산행안내도만 자세히 봤었어도 옆길로 새는 실수는 없었을 거야.
젠장-, 귀신이 씌웠던 겨, 귀신이,,
사람들이 다들 절루 내려가길래 아무 생각없이 따라간거지.
사실 이때 목이 엄청 말랐었거던. 변명하자는게 아녀.
얼릉 내려가서 막걸리로 목부터 축여야겠단 생각에,
막 뛰다시피 했어. 저 때.
車 두대가 비켜갈 수 있을 만큼 넓은 길이지만
휘휘 둘러서 내려가야 하는데,
곧장 질러가니까 하산길은 금방이더군.
그러거나 어쩌거나 보다시피 꽃구경이야 잘했지.
난 저런 꽃구경 처음이었어.
이번엔 본전 제대로 찾고 가는구나 했지.
철쭉나무가 저렇게 커. 철쭉을 일본에선 사스끼라고 한다지 아마?
내 친구가 그 사스끼를 400종류도 넘게 갖고 있는데,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니까 한겨울에 꽃이 피더라고.
함박눈이 펑펑 내릴때 그거 바라본다고 생각해봐. 멋지지 않아?
그래서 꽃망울 맺힐때면 화분을 하나씩 보내주곤 했는데,, 요샌 맘이 변했는지,,
여긴 아이들 데리고 온 가족들이 많았는데,
당연히 등산을 온 건 아니고 꽃구경만 하러 온 사람들이지.
철쭉이 비교적 오래 가는 꽃일 걸?
이번 주말부터는 어느쪽으로 올라가도 만개한 철쭉을 볼 수 있을 거야.
여기도 <주몽> 촬영장소. 산적소굴이었을 걸?
이런 장면이 <海神>에서도 있었고...,
그런데 이런 거는 관리를 잘해야지 흉물 되기 싶상이지.
아따 저 놈, 아니 저 년인가? 조수가 실수로 엉뚱한 음악을 틀었더니,
"야 이 새꺄, 이게 '못난 내청춘'이냐 새꺄!"
여기도 저런 돌탑이 있더라구?
누가, 무슨 연유로, 얼마만한 세월을, 공들여 쌓았는지...
저기서 느긋하게 콜라 한 캔 사 마시고는 버스 주차장까지 어슬렁 어슬렁 여유부리며 내려왔는데
이상하게도 일행들이 안 보이는거야.
"내가 그렇게 빨리 내려왔을린 없는데, 영화촬영장에서 술들 마시고 있나?"
그래도 버스에 가면 누군간 있겠지 했는데,
아니 이건 사람은 고사하고 버스까지도 없는거라.
그제야 아차 싶어 이건 뭔가 잘못된 거란 생각이 드는게 겁이 덜컥나데.
바로 전화했지. 아니나 다를까 산행종점이 여기가 아니란 겨.
저 너머에서 지금 뒷풀이 벌려놓고 나만 기다리고 있다는 겨.
미치겠더만, 다시 타고 넘어오라는데... 이제와서 거길 어케 다시 올라가냐구?
내가 함양I.C에서 기다릴테니 그리로 돌아가면 안되겠냐니깐 안 된다는겨. 죽어도 산청쪽으로 빠지겠디야.
그러니 방법이 있나? 알았다구. 나 혼자 알아서 돌아갈테니 느덜끼리 잘 먹구 잘 가라 했지.
진주 간다는 봉고차 하나 잡아타고 함양갈때만 해도 괜찮았어.
마침 함양에서 약초축젠가 한다길래 그거나 구경하고 가자, 오히려 잘됐다 했지.
그런데 구경할땐 하더라도 일단 버스편부터 알아봐얄 거 아냐?
함양에선 대전행 버스가 하루에 두번인가 밖에 없단 겨.
거꾸로 진주로 내려가서 고속버스 타고 올라가는 게 빠르다는 거지.
환장하겠더만. 그럴줄 알았으면 아까 그 봉고차 그냥 타고 갔을 거 아니냐구.
니미 ,결국 진주까지 갔네.
또 대전 와서 내리길 동부터미널이잖아, 서부 터미널도 아니고.
택시 타고 집에 오는데,, 아-, 진짜 쪽팔리고 야마 돌데---!!!
.
지상에서 가장 슬프다는 곡 / 비탈리의 "샤콘느"
Sarah Chang, violin
아-, 돌아삔다-,,
원래 하산코스는 여기란다.
칵 죽어삘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