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2. 28. 14:00ㆍ산행기 & 국내여행/여행정보 & 여행기 펌.
통영 다찌집
통영이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삼도수군통제영이 자리했던 데서 유래됐다. 당시 적국이랬자 ‘왜’밖에 없었으니 통영이 한반도 최대규모의 군사도시였던 셈. 관찰사보다 높은 종2품이 다스리던 자급군대가 주둔했던 덕에 각종 물자를 만들어내던 공방이며 상업. 교역이 발달해 통영나전칠기. 갓 등 지금도 유명한 소위 ‘명품’제조기술이 발달하게 됐다.
이런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에 설명을 곁들여 둘러보면 더 많은게 보인다. 길라잡이와 함께하는 시티투어코스를 추천한다. 하루와 이틀짜리 코스로 통영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긴뒤 관광을 즐기면 여행이 뿌듯해진다. 토영마실 (055)645-8588. 시티투어 1만5000원(오전 9시30분~오후 4시30분). 입장료·승선료 1만원 별도.
●먹을거리= 시리즈로 연재해도 될 만큼 통영은 먹을거리가 풍부하다. 이런 통영의 음식문화를 제대로 즐기려면 통영의 독특한 술문화를 대표하는 ‘다찌집’을 찾으면 좋다. 다찌집이란 술을 주문하면 안주가 무료로 따라나오는 곳. 집집마다 메뉴가 천차만별인 ‘다찌집’들은 지역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곳이라 뜨내기와 단골간 메뉴가 엄연히 다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옆 테이블에 뭐가 나왔는데 나는 왜 안줘요?”하는 푸념은 참는게 낫다는 얘기.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단 술을 시키면 푸짐하고 맛있는 상은 보장된다. 특히 항남동 국민은행뒤 ‘대추나무’는 통영 토박이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물메기알·회·유곽·볼락(우럭)구이·털게 등 내오는 음식 하나하나 맛이 보장되기 때문. (055)641-3877.
일명 ‘충무김밥’이라 불리는 뱃머리김밥도 맛있다. 여객터미널 앞 ‘엄마손김밥’은 무김치와 오징어가 아닌 전통식(?)으로 호래기(꼴뚜기 비슷한 연체동물)·졸인 홍합을 함께 내는 제대로 된 집. (055)641-9144. 봄 제철음식인 도다리쑥국과 매운탕. 멍게유곽비빔밥은 항남동 ‘통영맛집’이 지역에서도 인정받을만큼 잘 한다. (055)641-0109.
●둘러볼만한 곳= 다음달 중 개통예정인 한려수도 케이블카를 타면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한려수도를 한눈에 즐길 수 있다.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꼽히는 미륵산(461m)으로 오를 수도 있다. 길이 1975m로 ‘국내 최장’을 자랑한다. 도남동 청소년수련관에서 출발. 1인당 왕복 8000원. (055)649-3804~5.
●잘 곳= 미륵도 유람선터미널 근처에 요트와 어우러진 바다경치가 아름다운 충무마리나리조트가 있다.(055)643-8000.
| ||
|
“아이고 마 멀리서 오셨는데 우짤꼬. 우리는 취재 안 할랍니다.
TV에 나오고 나서 두 달 동안 적자 아입니꺼.
솔직히 말씀드려가 외지 손님 오면 손해 아니라 예” 다찌집을 운영하는 주인들 중 열이면 열 모두 똑같은 소리다. 손님이 많이 오는데 손해라니. 이건 또 무슨 뜻이란 말인가. 통영의 ‘다찌집’ 취재의 시작은 미스터리한 추리소설의 서두처럼 시작됐다. 참으로 통영 사람들은 술도 잘 마신다. 옆 테이블에 50대 남자 둘은 벌써 7병째 소주를 마시고 있다. 이 정도면 주당 이태백도 울고 갈 일이다. 다찌집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울산 다찌는 통영의 다찌 문화를 서울에 알린 대표적인 집이다. 몇 해 전 이 가게가 TV에 소개가 되면서 통영의 다찌 문화가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
울산다찌의 경우 기본상을 주문하면 소주 3병이나 맥주 5병이 플라스틱 물통에 담겨 나온다. 그리고 술을 마시는 동안 안주가 한 가지씩 올라오는데 완두콩 같은 밑반찬부터 소라, 멍게, 해삼 등 해산물, 도다리, 광어 같은 회가 차례로 나온다. 하나씩 나올 때는 안주가 얼마나 나오는지 잘 모르지만 한꺼번에 상에 올려놓으면 무려 20가지가 넘는다. 술을 포함한 이 모든 게 4만원이다. (다찌집에 따라 기본상 가격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집집마다 내오는 안주도 조금씩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해산물로 한상차림을 하는 것이 다찌집 상차림의 기본이다.) 기본상만 받아도 취기가 오르고 배가 터질듯 한데 그때부터가 시작이다. 한 병에 1만원이란 가격이 매겨져 있는 소주를 추가주문하면 주인장 스페셜 안주가 함께 나온다. 소주 1병 값에 안주 값까지 포함된 것이다. 스페셜 안주는 그야말로 특별하다. 대부분의 다찌집 주인장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통영의 중앙시장에서 안주감을 고르는데 그날 눈에 띄는 ‘물 좋은 녀석’이 곧바로 스페셜 메뉴가 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한 병 두 병 추가주문이 늘어날 때마다 스페셜 안주로 더욱 귀한(?) 해산물이 나온다는 것이다. 때문에 어떤 주당들은 다음에 나올 안주가 궁금해서라도 “소주 한 병 추가!”를 외치게 된다. 참으로 오묘하고 신묘한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
통영에 ‘다찌’ 문화가 자리를 잡게 된 정확한 유래는 없다. 울산다찌의 고수천 씨는 “일제 시대의 다찌노리 문화와 통영의 선술집 문화의 만남”이라고 말했고 어촌다찌의 홍순개 씨는 “술 좋아하는 통영사람(어부)들이 만든 술집의 한 형태”라고 했다. 어쨌든 다찌집은 통영의 풍성한 해산물과 술을 밥보다 좋아했던 통영의 어부들이 만들어낸 독특한 문화임에는 틀림없다. 통영의 다찌집은 크게 ‘온 다찌’와 ‘반 다찌’로 구분된다. 온 다찌는 다찌집이라고 간판을 걸고 있는 집으로 ‘온전한 다찌집’의 준말이다. 말 그대로 기본상을 중심으로 차려내는 집이다. 반 다찌는 기본 가격이 절반인 집을 말한다. 온 다찌에 비해 허름하고 규모도 작은 반 다찌는 술값도 소주 5천원, 맥주 3천원 수준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거나 간단하게 술 한잔을 즐기려는 이들이 즐겨 찾는다. 통영 거리를 걷다보면 실비집이라는 간판을 볼 수 있는데 실비집은 다찌집과 같은 동의어로 생각하면 된다. 원래는 다찌집으로 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는데, 일본어를 사용하지 말자는 의미에서 모든 집들이 ‘다찌’를 ‘실비’로 바꿔 사용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다찌집’이 TV에 소개되면서 유명세를 타자 다시 ‘다찌’로 간판을 고쳐단 집이 생겨 명칭이 갈라지게 된 것이다. 어쨌든 독특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 다찌집을 제대로 즐기려면 작정하고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괜히 안주만 먹어보겠다는 심산으로 다찌집을 찾으면 그 참맛을 즐기기 어렵다. 인원은 3~4명이 가장 안성맞춤. 1명이나 2명이 먹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안주의 양이 많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기가 일쑤다. 그리고 추가 술을 넉넉히 잡고 마시는 거다. 그렇게 먹어봤자 6~7만원이면 충분하다. 코가 삐뚤어지기로 작정을 했어도 10만원어치 이상 먹기 힘들다. 4명이 이 가격에 술과 통영에서 나는 모든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절대 비싼 가격이 아니다. |
통영 다찌집 어디가 유명한가? 다찌집은 통영시 골목골목에 자리를 잡고 있다. 과거에는 여객선터미널 앞인 황남동을 중심으로 가장 많은 다찌집이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무전동(신통영) 이전을 했다. 미륵도 지역에도 몇몇 다찌집이 운영 중이고, 장량동에도 소문난 집이 몇 있다. 미륵도 울산다찌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집 중 하나다. 해산물 가짓수가 가장 많기로 소문났다. 기본상은 3만원. 055-645-1450 호야 반다찌 반다찌지만 웬만한 온다찌만큼 안주를 내는 곳으로 소문난 곳이다. 뚝심 있는 주인아주머니의 손맛이 유명하다. 기본상은 2만원. 055-645-2216 황남동 어촌다찌 규모는 작지만 깔끔하고 정성스러운 상차림이 소문이 났다. 일식 스타일의 깨끗한 인테리어와 세련된 맛이 특징. 기본상은 3만원. 055-646-1626 무전동 호두나무 실비 연성실비와 함께 무전동 최고의 다찌집으로 평가받는 곳이다. 저녁이 되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빈다. 기본상은 5만원. 055-646-2773 |
통영엔 다찌집, 마산엔 통술집
통영에 다찌집이 있다면 마산은 ‘통술집’이 유명하다. 아귀찜과 복국, 생선국 등 주당들이 즐겨 찾는 메뉴의 본고장인 마산은 술 문화도 화‘통’하게 통술 문화로 만들었다. 통술집은 앞서 설명한 다찌집보다 간소화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기본상 값을 따로 치르고 술을 제 가격에 마시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통영의 다찌집과 매우 흡사한 형태의 술집 문화지만 술값과 안주값 사이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팽팽한 시스템을 잘라내고 명쾌하게 가는 것이 특징이다. 통술 문화는 1980년대 마산이 자유무역항이 개설되면서 탄생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20년째 통술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신지 씨의 말에 의하면 “당시 무역항에서 일을 하던 사람들이 일을 마치고 저녁을 먹기 전부터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아 안주를 요기가 될 만한 것들 위주로 차린 것”라고 한다. 저녁을 먹지 않은 상태에서 술을 마시기 시작하니 당연히 그 양이 꽤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 통술집은 마산 상권의 중심지였던 창동 상가지역의 끝자락에 밀집되어 있었다. 여관촌 뒤쪽으로 이어진 긴 골목이 있는데 여기가 바로 원조 통술거리다. 당시에서는 이 골목은 생선을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이동하는 주당들이 너무 많아 마주 걷는 족족 어깨를 부딪칠 정도로 번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어느 도시나 그렇듯 새로운 상가중심지인 신도시(신마산)가 들어서면서 오동동 통술집의 손님들이 신마산 지역으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오동동 원조 통술거리가 재료를 넉넉하게 쓰던 할머니들의 손맛이 느껴지는 곳이었다면 새롭게 조성된 신마산 통술거리의 통술집들은 깔끔한 인테리어와 세련된 상차림으로 주당들을 유혹해 성공한 경우다. 현재 신마산 자유로에는 이렇게 생겨난 신생 통술집이 20여 개나 성행하고 있다.
|
신마산의 통술집 중에게 가장 오래된 곳으로 알려진 양지통술의 상차림을 살펴보자. 이 집은 이 골목에서 깔끔한 손맛으로 소문이 자자한 곳이다. 기본상을 주문하면 스무 가지 안주가 차례로 나오기 시작하는데 전복죽을 시작으로 꼴뚜기 회, 전복, 해삼, 멍게 등의 찬 해산물이 나오다가 보쌈 같은 육류가 나오고 마지막으로 굴튀김, 메로구이, 고등어자반 등 생선구이가 ‘쭈욱’ 나온다. 술은 맥주가 3천원, 소주가 5천원이다. 통술집이 선술집에 가까운 형태라면 통술집은 마치 잘 차려진 한정식 같은 분위기다. 술을 제외한 한상의 가격은 4만원이다. 신마산에 있는 통술집은 대부분 이런 식으로 상이 차려지는데 어떤 집은 생선구이가 다양하고 어떤 집은 육류가 맛있다고 한다. “술을 많이 드셔야 가게가 운영되요.” 다찌집도 통술집처럼 술을 많이 먹어야 이문이 남는 장사다. 이미 기본상을 내는데 식재료를 푸짐하게 쓰기 때문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 통술집 주인들의 주장이다. 예전에는 식재료 값을 손님들이 술을 많이 마셔 채워주었는데 요즘은 사정이 다르단다. 특히 TV나 신문을 보고 찾아온 외지 관광객들은 오면 낭패도 그런 낭패가 없단다. 기본상만 시켜서 음식만 쏙 먹고 술은 마시지 않고 가니 손님이 올 때마다 적자라는 것이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다. |
신마산 VS 오동동 최고의 통술집
[신마산] 힘차고 세련된 마산의 한상 양지통술 신마산에서 가장 간판을 오래 달고 있는 집이다. 최근 주인이 교체되었는데 성공적인 변화를 했다는 평가다. 새롭게 다크호스로 떠오른 호쾌한 주인아주머니가 성격처럼 안주를 내는데 깔끔하고 세련된 상차림에 여성들에게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기본적인 해물요리에 생선구이, 그리고 찌개, 돼지고기 수육까지 안주 가짓수만 30여 가지에 이른다. 기본상은 4만원. 소주 5000원. 맥주 3000원 055-222-3707 [오동동] 아줌마의 푸근함이 한 상 가득 강림통술 신마산의 통술집이 잘 개발된 현대식 통술이라며 오동동에 있는 통술집은 향수가 물씬 풍기는 옛날식 통술이다. 오동동의 통술집은 신마산의 통술집에 비해 가격도 1만원가량 저렴하다. 그중 강림통술이 오동동의 ‘슈퍼스타’다. 이곳의 상차림은 투박하지만 정겹고 푸짐하다. 준비한 음식을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는 인심 좋은 주인아주머니 덕에 가게 안은 언제나 단골들로 시끌벅적하다. 기본상은 3만원 소주 5000원. 맥주 3000원. 055-245-2710
|
출처 : My Friday
'산행기 & 국내여행 > 여행정보 & 여행기 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럽의 걷고 싶은 길 (0) | 2008.06.18 |
---|---|
네팔 트래킹 (0) | 2008.06.16 |
여수굴국밥/섬진강참게탕/순창한정식 (0) | 2008.02.15 |
여수 간장게장집 (0) | 2008.02.06 |
국토종단 (2) (0) | 2008.01.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