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관령 -> 선자령 (08.01.27)

2008. 1. 28. 08:40산행기 & 국내여행

 

 

 

 

 

 가 바람이 났소이다. 바람이 나도 아주 단단히 났소이다.
 담 주말엔 뭔 산을 갈까 하고  벼룩시장 · 교차로 뒤져보는 게 일과가 됐소이다.
 
 
 
 
 
  
 
 
 
 캬~ 저 눈 봐라 눈!
 
 "울렁울렁울렁대는 가슴안고~
붉게 피어나는 동백 꽃잎처럼 아가씨들 예쁘고~
영감마님 어서와요 트위스트~♬"
 
   
 
 
 
    
 
  
 
 
 
용평 횡계 IC로 빠져나와서...
대관령 국사성황당에서 힘차게 등산!
 
 
 
  
 
 
 
 아니, 그보다 일단 아이젠부터 차고,
 
 
 
 .
 
.
 
 
 
 
 
 
 꽥!
 
 
 
 
 
 아, 미쳐, 내가 미쳐, 이게 뭐여? 이게!!!
  

 

 
 
 
   

 

 
  
 그냥 확 돌아가뿐져?
 
 
 
 
 
 

 

 
  
 
여기선 산악대장이고 등반대장이고 날다람쥐고 간에 
다 필요없능겨.  추월은 곧 새치기랑께?
 
 
 
 
 
 
  
 
 우리는 그래도 올라가는 다수파니까 가다서다 '지체'라지만,
하산하는 소수파는 그냥 말뚝인겨.

 

"극심한 정체이오니 각자 알아서 눈구덩이 속으로 우회하시오!"
 
 
 
 
  
 
  
 

 

    
 

 

 
 
  
 
 새봉, 중간지점이오이다. 오히려 정상보다도 조망이 훨씬 좋소이다.
저 밑으로 강릉시내와 경포호 그리고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는 곳이외다.
 
 
 
 
 
 
  
 

 

 
  
 
다들 옹기종기 모여서 라면 끓이고, 청국장 끓이고, 삼겹살 굽고, 소주 한잔씩들 하는데
나는 저 난간에 기대선 채로... 썰지도 않은 통김밥을... 맨으로... 크흑!
  
 
  
 
 
 
  
 
4시까지는 하산해야한다니 어쩌구 할 겨를이 없소이다.
지체된 시간이 많아 그저 부지런히 걸어야 하오이다.
선자령 정상까지는 4km가 약간 넘는 거리외다.
 
 
 
 
 
  

 

 
  

 

 
 
  
 
 저 풍차는 저리 맥없이 돌아도 돈 되는겨?
혹시 폼으로 세운 건 아녀?
 
 
 
 
   
 

 

 
 
  
 
이번에 정말 비료푸대가 요긴하대.
특히 하산길은 가파른데다가 눈이 푹푹 빠져서 너나없이 고생이 자심했는데,
그저 저거 한장 엉덩이에 탁 깔고 앉으면 봅슬레이가 따로 없는겨. 
참, 얼마전에 울나라 봅슬레이 팀이 올림픽 본선 티?을 땄다고 '쿨 러닝'이니 뭐니 해싸며 법석을 떠는데 말여
웃기지 말라고 그리여. 저변 선수층이 이렇게 두터운 겨. 알고들 떠들어.
 
 
 
 
 
 
  

 

 
 
 
 
 
 저 언니 포즈, 정말 끝내주대~!  몰래 뒤로 가서 썬그라스를 확 베껴볼래다

 

 
가만 생각하니  볼태기도 얼었는데 싸대기라도 한대 맞았다간 금 갈 듯 싶어서...
 
 
 
 
 
 
  
 
 
하두 "백두대간" "백두대간" 하길래 난 무시무시한 코슨 줄만 알았소이다.
헌데 보니 저렇게 능선을 쭈욱 타고 내려오는 건 갑디다.
물론 힘이야 들겠지만 하루에 산 몇개씩을 연거푸 타고 오르는, 그런 식의 산행은 아닌 건 갑디다.
(난 저 냥반들하고는 아무 상관 없에이~..)
 
 
 
 
 
 

 

 

 

 '령(嶺)'이란 델 처음 가봤소이다. 말 그대로 고갯길이더이다.

가파르지 않아서 아주 수월하오이다. 

곰배령 오색령 단발령 추풍령 한계령 미시령 조령 죽령 구룡령... 이것들, 금년에 죄 다 타넘을 작정이오.

 

 

 

 

 

 

 

 

 

이번에 보니 다들 종아리에 토시 비슷한 걸 했습디다.  스피츠라나 스피쳐라나 합디다.

 눈 덮인 겨울 산행에 꼭 필요합디다.

나는 신발 속으로 눈이 들어가서, 양말은 다 젖고, 시리고, 내내 찝찝하다가

결국엔 왼 엄지발가락에 동상 걸려갖고 왔소이다.

 

 

 

 

 

 

 

 

 

 

 

 

 드디어 하산길.... 행선지는 초막교. 학교 이름이 아니고 다리 이름.......

버스에서 준 산행지도에는 정상에서 옆으로 착 꺾으면 바로 밑이던데, 아니 왜 이리 멀은 겨?

 

멀기도 하지만 어찌나 가파른지,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은  하산도 능란하게 하는 법인데, 여기선 말짱 소용 없는겨.

가뜩이나 난 안쫑다리다 봉께

다 내려오고 나니깐 아주 동그랗게 말렸더랑께?

 

 

 

 

 

  

 

 

 

 

 

드디어 다 내려왔소이다.

저때가  4시 30분쯤 됐는데 어둑어둑하더이다. 2.5km, 1시간 반은 족히 걸렸을 거외다.

내 뒤로도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고생 좀 했을 것이오.

 

 

 

   

 

 

 

 

 일요일이라선지  45인승 버스가 꽉 찼소이다.

나처럼 혼자 다니는 사람도 세 명 정도는 되는 것 같았소이다. 물론 혼자 오는 여자분은 없소이다.

대부분 아는 사람끼리 몇몇씩 어울르는데,

희한한 경우도 있더이다.

버스가 대여섯 번, 가다가 태우고, 또 태우고 하는 건데,

분명히 이짝서 탈 때는 여자가 혼자 탔는데

나중에 저짝서 올라타는 남정네와 동석을 한 뒤에 하는 수작을 가만 보니 한 팹디다.

그런 식으로 의심스러운 패가 여럿되기는 하오만,  뭔 문제 될 것이야 있겠소이까? 

외로운 중년 남녀가 산행친구로 만나서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기기로소니, 전혀 흠이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하오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출산을 장려한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그나저나 이번엔 진짜 뒤풀이 거시기하데.

점심도 부실하게 먹은데다가 하두 고생을 하고 내려와서,

아, 이제 내려가면 뜨끈뜨끈한 돼지고기찌개에다 소주 한잔 하겠거니,하고,, 쪼금만 참자, 참자, 하며 내려왔는데...

 젠장, 그냥 달랑 김치국 하나뿐이네 그랴.

두부, 포장된 거, 존 걸로 넣었다고 자랑을 하는데,환장하겠대 증말. 흐아~...

담에 갈 땐 꼭 확인할껴.  뒤풀이 확실하게 쏘는데로 따라 갈껴. 꼭!

 

니미랄~ 저 날, 술 매려워서 죽는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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