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28. 08:40ㆍ산행기 & 국내여행
붉게 피어나는 동백 꽃잎처럼 아가씨들 예쁘고~ 영감마님 어서와요 트위스트~♬"
가만 생각하니 볼태기도 얼었는데 싸대기라도 한대 맞았다간 금 갈 듯 싶어서...
'령(嶺)'이란 델 처음 가봤소이다. 말 그대로 고갯길이더이다.
가파르지 않아서 아주 수월하오이다.
곰배령 오색령 단발령 추풍령 한계령 미시령 조령 죽령 구룡령... 이것들, 금년에 죄 다 타넘을 작정이오.
이번에 보니 다들 종아리에 토시 비슷한 걸 했습디다. 스피츠라나 스피쳐라나 합디다.
눈 덮인 겨울 산행에 꼭 필요합디다.
나는 신발 속으로 눈이 들어가서, 양말은 다 젖고, 시리고, 내내 찝찝하다가
결국엔 왼 엄지발가락에 동상 걸려갖고 왔소이다.
드디어 하산길.... 행선지는 초막교. 학교 이름이 아니고 다리 이름.......
버스에서 준 산행지도에는 정상에서 옆으로 착 꺾으면 바로 밑이던데, 아니 왜 이리 멀은 겨?
멀기도 하지만 어찌나 가파른지,
임기응변에 능한 사람은 하산도 능란하게 하는 법인데, 여기선 말짱 소용 없는겨.
가뜩이나 난 안쫑다리다 봉께
다 내려오고 나니깐 아주 동그랗게 말렸더랑께?
드디어 다 내려왔소이다.
저때가 4시 30분쯤 됐는데 어둑어둑하더이다. 2.5km, 1시간 반은 족히 걸렸을 거외다.
내 뒤로도 많은 사람이 있었는데 고생 좀 했을 것이오.
일요일이라선지 45인승 버스가 꽉 찼소이다.
나처럼 혼자 다니는 사람도 세 명 정도는 되는 것 같았소이다. 물론 혼자 오는 여자분은 없소이다.
대부분 아는 사람끼리 몇몇씩 어울르는데,
희한한 경우도 있더이다.
버스가 대여섯 번, 가다가 태우고, 또 태우고 하는 건데,
분명히 이짝서 탈 때는 여자가 혼자 탔는데
나중에 저짝서 올라타는 남정네와 동석을 한 뒤에 하는 수작을 가만 보니 한 팹디다.
그런 식으로 의심스러운 패가 여럿되기는 하오만, 뭔 문제 될 것이야 있겠소이까?
외로운 중년 남녀가 산행친구로 만나서 건전한 여가생활을 즐기기로소니, 전혀 흠이 될 것은 없다고 생각하오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정부에서도 출산을 장려한다고 하지 않았소이까?
그나저나 이번엔 진짜 뒤풀이 거시기하데.
점심도 부실하게 먹은데다가 하두 고생을 하고 내려와서,
아, 이제 내려가면 뜨끈뜨끈한 돼지고기찌개에다 소주 한잔 하겠거니,하고,, 쪼금만 참자, 참자, 하며 내려왔는데...
젠장, 그냥 달랑 김치국 하나뿐이네 그랴.
두부, 포장된 거, 존 걸로 넣었다고 자랑을 하는데,환장하겠대 증말. 흐아~...
담에 갈 땐 꼭 확인할껴. 뒤풀이 확실하게 쏘는데로 따라 갈껴. 꼭!
니미랄~ 저 날, 술 매려워서 죽는줄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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