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4. 20:04ㆍ산행기 & 국내여행
태백은 너무 멀어서,
스키장 좋단 얘긴 익히 들었어도 엄두를 못 냈던 곳인데
엊그제 눈이 30 센티나 내렸단 얘길 듣고는 여엉 싱숭생숭해서...
산악회 따라서 버스로 가야하나, 그냥 혼자 기차로 갈까, 를
아침 6시반에 택시를 타고 나가면서 까지도 결정을 못하다가
아무래도 서울놈들 죄다 '눈꽃기차여행'으로 오면 골치아프겠다 싶어서
산악회 관광버슬 타기로 했는데...
여기가 아마 옥산 휴게소일 겨.
산악회 사람들은 아침을 저런식으로 해결하는 모양이더만.
밥하고 국을 비닐로 싸고 스티로폼에 담아오니까 뜨끈뜨끈해 뵈데.
난 그것도 모르고 집에서 라면 한그릇 끓여 먹고 나왔지.
근데 저러구들 앉아서 먹는 모습이 보기엔 좀 거시기하더군.
증평-충주-제천-영월(단양?)로 해갔는데,
눈이 거의 없는겨. 난 제천 정도만 들어가도 눈이 엄청 쌓였을줄 알았거든.
결국 태백 다 가니까 그제야 눈이 보이고 도로도 미끌거리더라구.
갓길에 쳐박아놓고 간 차들도 꽤 있던데 하필 거기에 '유료주차장'이란 표지판이 서 있는겨.
그거 보고 혼자 웃었네.
저기가 태백산 올라가는 등산로 중에서 제일 쉬운 코스라는데,
버스들이 오르막에 서니까 경찰차가 빽빽대는겨.
아닌게 아니라 오르막 눈길에 정차하면 골치아푸지.
저 백단사 매표소에서 정상인 장군봉까지는 평소 같으면 한 시간 거린데,
눈이 많이 왔으니까 알아서 등반을 하라더라구. 5시까지는 내려오라는 겨.
난 아이젠도 안 가져가서 '반재'라는 중간 지점에서 하산을 했는데,
길은 완만한 게, 눈이 없을 땐 등산하기에 아주 수월한 코스겠더군.
20cm 정도?
일기예보로는 10mm 더 온다고 했는데
그냥 흩날리는 정도로 그치고 말데. 함박눈이 막 쏟아졌으면 근사했을텐데 말이야.
역시 등산을 해보면 항상 첨에 얼마가 힘들지.
'반재' 갈림길
바글바글하데.
갈림길이기도 하지만 딱 점심 먹을 시간이거든.
나도 그렇지만 서울서 와도 네댓시간 걸렸을테니까
등반시간은 얼마 안됐더라도 저기쯤서 먹어야 되지.
저때가 2시?
여기서 올라간 사람과 내려온 사람이 반반됐는데,
누가 그러데, 한시간 반이면 갔다온다고.
난 처음 생각했던대로 하산하기로 하고
밥 안 싸왔다는 사람에게 김밥을 넘겨주고 왔구먼.
참, 김밥은 사온건데, 아침에 집 나설때 김밥집 앞에다 주차시키고 택시탔던 거지.
근데 쟈가 허리에 둘른 잠바를 나보고 내려갈때 갖고 가 달라는겨. 저는 올라갈 거라는 겨.
쟈 옷 챙기다가 아들놈 가죽장갑만 잃어버렸네.
학교서 지급해준 행사용 장갑이라는데,
그래도 한짝만 잃어버렸으니 망정이지...
분명히 저때는 장갑이 두짝이었는데...
여기 어디쯤에서 잃어버린 것 가티여.
저 천제단이란데는 장군봉 옆에 있는건데
1월1일이면 해맞이한다고 저길 올라간다는겨.
컴컴해서 후래쉬들고 가얄거 아녀? 제 정신들이 아녀.
근데 저 표지판을 보니까 올라가지 않은게 좀 후회되더군.
이 산을 언제 다시 오겠냔 말이지....
여기저기 "등산로에서 썰매타지 마시오" 라고 써붙여놨는데,
보니까 다들 비료푸대 하나씩 들고왔더만.
단군성전
저긴 뭐 별거 없는겨.
석탄박물관
석탄박물관이란덴데 제법 신경써서 잘 꾸며놨더라구.
안내해주는 학생이 한 10명은 되는 걸 보면 구경오는 사람이 많단 얘기겠지.
그래도 태백시가 애 많이 쓰는 겨. 대견혀.
겨울 한 철 장사 톡톡히 하더군.
갱도 내려가는 기분을 느껴보라고 해논 겨.
밑에 내려가면 석탄채광하던 모습을 재현해 놨는데 그런대로 볼만혀.
참말로 삶의 비참함이란..., 흐이휴~!
옛날엔 구공탄을 저렇게 찍었다는겨. 애껴 때야 뒤야.
당골광장 / 눈꽃 축제장
농협판매장이 있길래 더덕 있으면 사올랬더니 없더라구.
황태해장국 6,000원. 뭐 별거아녀. 저 정도는 나두 끓여.
버스에 가면 뒤풀이가 또 있다기에 소주 반병은 나답지 않게 남겼구먼.
그래도 땀흘리고나선지 겨우 반 병 같고도 알딸딸혀.
첨엔 식당가서 혼자 먹는게 좀 이상했는데
몇번 해나다보니 이젠 질나는거 가터.
내려와서 '뒤풀이'라고 하는게,
눈은 쌓였지, 바람은 불지,
버너불에 김치찌개해서 안주로 먹는데 참말로 을씨년스럽데.
막걸리 이름이 '조껍떼기'리야.
식당서 괜히 남기고 왔단 생각에...엥이~!
역시 뛰는겨. 드립다 뛰는겨.
5시간 내내 땀 뻘뻘 내면서 뛰는겨.
가만보니 버스에서 추는 춤이 따로 있더만.
나이 좀 들어뵈는 사람 하나가 이마를 짚고 어지러워하는 것 같기에
혹시 혈압때문이 아닌가 싶어서 긴장해서 지켜봤는데,
니미 그게 춤동작이더라구.
죄다 비닐하우스 딜꾸가서 딸기나 따면 진짜 잘 따겠더라.
한숨도 못잤네.
이 노래여, 이 노래, 카스바의 여인.
버스에서 줄창 틀어놓고 뛰던 노래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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