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1. 8. 13:00ㆍ산행기 & 국내여행
아침에 깨서 시계를 탁 보니까 6시40 분이더라고.
가만히 누워서 뭉기적대다가
에라~~~!!! 그래도 가을인데 어떻게 단풍 구경 한번 못하고 넘기랴 싶어서,
후다닥 세수하고는 밥이고 뭐고 배낭이나 대충 꾸려서 나섰구먼.
길가에 늘어선 버스들이 어마어마하데.
하도 많다 보니까 뭔 차를 골라 타야할 지를 모르겠더라고.
애초에 행선지를 정하고 나선 게 아니었으니 더 하지.
버스 앞 유리만 봐서는 모르겠는거야. (산악회 이름만 붙여놨으니....)
그래서 버스마다 쫓아다니며 물어봐야 하는데~...
7시 반 이전에 다들 출발하니까 무지 바쁘게 됐지.
마침 어떤 버스 두대가 '강천산'이라고 써붙인 걸 보고는, 자리가 있냐니깐 머뭇머뭇하면서
좀 기다려보라데.
자리가 하나 날듯날듯하더니 결국 안되겠다더군.
거기서 시간 다 허비하고나니까 그 많던 버스들은 다 떠나고 이제 서너 대밖에 안 남은 거야.
급해졌지 머. 골라 탈 입장이 아니다 싶어 무조건 타고나서 물었지, 어디 가는 차냐구.
삼천포인가 와룡산인가로 간다데.거기도 꽤 이름이 알려진 산이거든. 아주 잘 됐다 싶었지.
"남자분들은 여기저기 흩어 앉지 마시고 한쪽으로만 앉으세요,
좀 있다가 홍명상가 앞에서는 전부 여자분들만 탑니다"
내장산은 內藏寺를 품에 안듯이 山 전체가 한 줄로 둥글게 감싼 형태지.
그 너머에 백양사가 있는데, 거기도 사람들 북적대기는 매 한가지일테고.
내장산은 내가 이번이 세 번쨀 거야. 첨에는 내장사까지만 와봤었고. 4~5년 전에는 서래봉-불출봉 쪽으로 돌았지.
그래서 이번엔 그 반대편인 <장군봉-연자봉-까치봉> 쪽으로 올라갔는데,
힘들기는 비등비등한 거 같더군.
일행이 열서너명쯤 됐을까? 추령이란데서 부터 출발을 했는데, 왜들 그렇게 빨리 걷는지 원.
숨이 차서 좆아가질 못하겠더라고.
산을 한두번 타는 것도 아니고 시간도 널널한데 왜들 그렇게 서두르는지.
그래서 반 정도 따라가다가 포기하고 내 속도로 갔지머. 결국 혼자 등산을 한 셈이구먼.
늘 등산을 해보면 처음이 힘들더라고.
첫번째 봉우리만 올라서면 그 다음부터는 능선을 타는 거니까 오르내린다 해도 별거 아닌데...
첫번째 봉우리가 장군봉이야.
근데 참, 희한하게 대부분의 산엘 가보면 처음 맞는 봉우리 이름이 장군봉인 데가 많더라고.
입구에서 지킨다, 그런 뜻인가? 문필봉, 관음봉, 천왕봉, 같은 이름도 많긴 하지.
암튼 족히 한 시간은 올라갔을거야. 오랫만에 걸었더니 안 아픈 데가 없더군.
산은 위아래 없이 모든 등산로가 인산인해야. 부산 대구 여수... 온갖 동네서 온 산악회 사람들......
아까 그 눔, 그 눔 얘길 빼먹었네.
아침에 버스에 탔을 때 자리가 세 개가 남았더라고. 물론 뒷자린데.
저 눔 혼자 앉아 있는 자리하고, 그 뒤에 두 자리.
그래서 그 뒷자리에 앉았지.
막 출발할려는데 웬 내외가 올라타는 거야. 그러니 내가 양보할밖에.
그래서 결국 저 눔과 원치않게 앉게 됐는데, 어휴- 술 냄새~!!!!!!
노가대하는 사람인데 술 먹을라고 관광버스를 탔다는거야. 등산은 안할 거라는거지.
다행히 출발하자마자 잘 자더구만. ^^
산에서 내가 거의 1착으로 내려왔는데, 보니까 저러구 있더군
나, 밥 안 싸갔거던. 사실은 애초부터 일찍 내려올 생각이었지.
저거 소머리국밥인데, 멀건 국물만...... ㅠㅠ
여기 내장산은 이 길이 장관이지. 십리 잘 될 걸?
저 아줌마가 산악회 회장이고 버스기사가 남편이더군.
저걸 '뒤풀이'라고 하는 건가 본데, 좀 추레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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