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애국주의 홍위병, 憤怒靑年》

2021. 7. 5. 19:40책 · 펌글 · 자료/정치·경제·사회·인류·

중국 애국주의 홍위병, 분노청년

저자김인희 출판푸른역사 | 2021.3.29. 페이지수308 | 사이즈 146*214mm판매가서적 16,110원

책소개

중국의 막무가내가 심상치 않다. 막강한 국력을 바탕으로 이웃 나라, 외국 문화에 대해 시비를 걸고 우기다 못해 윽박지르기까지 한다. 우리나라의 김치와 한복이 자기네 것이라 주장한 것이 최근의 일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BTS의 밴플리트상 수상소감이나 가수 이효리가 예능프로에서 언급한 예명 ‘마오’를 두고 벌떼 같이 들고 일어선 것도 그리 오래전 일이 아니다. 2019년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을 겨냥해서는 “해방군 있다”라는 낙서가 서울 대학가에 등장하기도 했다. 으름장이다. 이를 중국 일부 네티즌의 망동이라고만 치부하기 힘든 건 이런 맹목적 중국지상주의가 중국 정부의 은근한 지원을 업고 자주 자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여러 나라를 겨냥해서.
《중국 애국주의 홍위병, 분노청년》은 중국에서 오랜 시간 공부한 인류학자가 2000년대 이후 더욱 기승을 부리는 중국 특유의 애국주의 현상을 두루 살핀 뒤 그 뿌리와 배경을 차분하게 분석한 책이다. 중국의 ‘행패’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지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가치가 적지 않다 하겠다.

 

저자 : 김인희
중국 베이징 중앙민족대학에서 언어인류학을 공부했다. 漢藏語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馬學良 교수의 지도를 받아 〈한국과 먀오족 창세신화 비교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필자의 학문적 관심은 인류학 분야에서 출발하였으나 소수민족의 기원과 역사에 대한 탐구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구 영역이 고고학 분야로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현대 중국의 민족정책과 역사정책의 핵심 주제인 중국 애국주의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동이신화, 태양을 쏘다》, 《소호씨 이야기》, 《1,300년 디아스포라, 고구려 유민》, 《치우, 오래된 역사병》이 있다.

 

 

목차

머리말

 

01 중국은 ‘노’라고 할 수 있다

 

중국에서 '분노청년'이란 '의로운 분노를 품은 젊은이'가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 극단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할 일 없는 도시 청년들'을 지칭한다.

 

정치 성향에 따라 마르크스 이론을 따르는 '신좌파', 마오쩌둥 사상을 따르는 '급진좌파', 그리고 '극단민족주의파'가 있는 바,,

중국에서 분노청년은 극단, 편협, 무지, 저속, 폭력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맹목적으로 애국하고, 광적으로 외국을 배척하고, 자신이 대단하다는 어리석음을 가지고 있고,

경솔하고 시끄럽게 구는 비이성적 무리"에 대한 통칭으로, 

"머리가 없고 하루종일 반미 반일만 생각하는, 영원히 성장하지 못한 감정적인 동물"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분노청년은 1990년대 중반에 갑자기 등장하여 2000년대 맹위를 떨쳤다.

"天下의 興亡에는 匹夫에게도 責任이 있다."는 愛國主義를 무기로,

'愛國 無罪'를 방패삼아 폭주하고 있는 중국의 '憤怒靑年'!

분노청년은 중국 공산당과 어떠한 관계에 있으며, 그들은 무엇에, 왜 분노하는 것일까?

이제 그들의 아야기를 들어보자.

 

 


02 21세기 홍위병, 분노청년


마오쩌둥의 착한 아이들, 紅衛兵|

홍위병 그리고 분노청년|

 

랴오바오핑은 분노청년이 되기 위한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1) 머리는 충분히 녹슬고 논리는 충분히 부족해야 한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논리를 찾게 되어 진리를 숨길 수 없어 분노청년이 되지 못한다.

2) 정보로부터 폐쇄되어 있어 가짜 정보인지 진짜 정보인지 알니 못해야 한다.

3) 피는 충분히 뜨겁고이성은 충분히 부족해야 한다.

4) 입은 구린내가 진동하고, 사람에게 욕을 할 때는 충분히 악독해야 한다.

5)사람 됨됨이는 천박하고 법에 대해 무지하여,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법과 인권을 능욕해야 한다.

 

 

자유주의파 지식인의 몰락|

 

자유파 지식인은 2013년 8월을 경계로 인터넷에서 영향력이 사라지기 시작하여 2016년 완전히 사라졌다.

 

시진핑 주석의 친위대, 소분홍

 

'소분홍'이 조국에 대한 충성도를 보이는 이유는 아이돌 숭배에서 국가나 정치인에 대한 숭배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이들은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이들로 태어나면서부터 애국주의 교육을 받았다. 애국주의 교육과 팬덤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소분홍은 기존의 분노청년과는 다른 색깔을 내게 되었다.

소분홍의 상당수는 한류팬이고 유학생으로 그들은 한국 연예인을 추종한다. 소분홍이 특히 한국에 대한 공격이 많은 것도 한국문화에 익숙한 것이 원인이 아닐까 한다.

 

분노청년의 공격 대상은 국내외 인물과 사건을 망라하였으며 주로 중국내에서 인터넷에 댓글을 다는 방식을 택하였다. 자간오는 자유파 지식인을 공격하는 친정부 조직으로 분노청년의연장이라 할 수 있다. 소분홍은 이들과 달리 주로 외국을 공격하고 이국 인터넷망을 교란시켰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2016년 이후 소분홍이 가장 많이 공격한 대상이 한국이라는 것이다.

 


03 광신적 애국자들의 민낯


익명의 숨은 군중|광신적 애국자|선택받은 영웅|쇼비니스트|비이성적 사고|폭력과 저속

 


04 애국인가, 애당인가


톈안먼 사건과 애국주의 교육|애국과 애당은 구분이 없다|애국을 머리에 붓다

 


05 공산당에 대한 충성 교육


초등학교의 사상ㆍ정치 교육|증오의 씨앗을 심는 중ㆍ고교의 역사 교육|온순한 백성 만들기 프로젝트

 


06 절대적 진리, 사회주의


사회주의에 대한 절대적 믿음|국가주의 좌익, 신좌파|소환되는 마오쩌둥

 


07 ‘악마’의 존재에 대한 믿음


대국의 자존심을 건드린, 미국|피해자의 역사 기억, 일본|문화 도둑, 한국|민족분열주의자, 프랑스

 


08 희망의 설득, 중국몽


국가는 가정이다|희망의 설득, 중국몽|제2의 문화대혁명은 일어날 것인가

 


09 시진핑의 ‘착한 아이들’이 될 것인가


악의 평범성을 경계하다

 



부록_〈신시대 애국주의 교육 실시 강요〉

 

 

 

책 속으로

1990년대 중반 강한 민족주의적 색채를 띤 집단이 등장했다. 그들은 “천하의 흥망은 필부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국가에 대한 개개인의 강한 책임의식을 주장했다. 그리고 “중국은 ‘노NO’라고 말할 수 있다中國可以說不”라고 선포했다. 이들은 매우 강한 애국심과 극단적인 大國 심리를 가지고 있었다. 스스로 애국청년이라 했는데 사람들은 이들을 분노청년이라 불렀다(17쪽).

중국에서 분노청년은 …… “인터넷을 통해 극단적인 분노를 표출하는 할 일 없는 도시 청년들”을 지칭한다. 애국을 자신들의 전유물로 여기며 폭력적인 방법을 동원하고 극단적인 배타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의 극우나 일본의 우익과 유사하나 노년층이 아니라 청년층 중심이라는 점에서 그들과 다르다(19쪽).

2016년 등장한 소분홍은 주류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고 민족주의적 성격이 강한데 석사 이상 학력을 가진 이들이 36퍼센트,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진 이들이 37퍼센트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분노청년과 차이가 난다(21쪽).

홍위병은 중고등학생이 중심이고, 분노청년은 대학생이거나 대학 학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홍위병은 직접적인 행동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했다면 분노청년은 인터넷을 주요 수단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차이점이다(43쪽).

홍위병은 자신들을 자본주의로 가는 모든 구멍을 틀어막아 이상적인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고자 하는 혁명전사라 생각했다. 분노청년은 중국에 불이익을 주는 모든 나라를 타도하고 중국 중심의 세계질서를 만들 역사적 사명을 띤 애국청년이라 생각한다(47쪽).

하나, 머리는 충분히 녹슬고 논리는 충분히 부족해야 한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논리를 찾게 되어 진리를 숨길 수 없어 분노청년이 될 수 없다. 둘, 정보로부터 폐쇄되어 있어, 가짜 정보인지 진짜 정보인지 알지 못해야 한다. 셋, 피는 충분히 뜨겁고 이성은 충분히 부족해야 한다. 넷, 입은 구린내로 진동하고, 사람에 대해 욕을 할 때는 충분히 악독해야 한다. 다섯, 사람 됨됨이는 충분히 천박하고, 법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법과 인권을 능욕해야 한다(51쪽).

똥청년만큼 많이 사용되는 것이 애국도둑愛國賊이다. 애국도둑은 애국을 도둑질했다는 의미로 분노청년이 애국주의를 자신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이들은 중국인에게 애국이라는 ‘정신을 잃게 하는 약 迷魂湯’을 주입해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려는 자들이다.” 분노청년은 1990년대 애국주의 교육을 받은 이들로 애국을 완전히 소유했으며 이들에 의해 애국자와 매국노가 판가름 난다(52쪽).

자유주의파 지식인은 2004년 《난팡런우주간南方人物周刊》에서 “중국의 영향력 있는 公共知識分子 50명”을 선정하면서부터 공공지식분자라 불리게 되었다. 중국에서 공공지식분자는 정부에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 자유파 인사, 민중의 생활에 ...관심이 있는 자, 인권투사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54쪽).

우마오는 중국돈 五毛를 받고 댓글을 다는 친정부 댓글부대를 말한다. 처음 시작된 것은 2004년 長沙市委員會대외선전사무실에서 인터넷 논설위원을 고용하면서부터다. 이들은 단순히 댓글만 단 것이 아니라 인터넷 게시판을 뒤져 정부에 도움이 되지 않는 내용을 찾아내어 애당 관점에서 반격하였다. 이들의 업무가 효과를 발휘하자 여러 학교와 정부기관에서 인터넷 논설위원을 선발하였다. 뎬쯔정은 스스로를 “정부를 위해 일하는 우마오지만 돈을 받고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원해서 하는 것”이라는 의미로 자간오라 하였다(58쪽).

최근에는 인터넷 애국청년 조직인 소분홍小粉紅과 청년 마르크스주의 조직인 소청마小靑馬가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 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소분홍은 인터넷에서 주로 활동하고 소청마는 현실생활에서 활동한다는 것이다. …… 소분홍의 소小는 ‘어리다’, 분粉은 ‘여성’, 홍紅은 붉은 마음으로 당과 국가, 지도자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소분홍이 처음 등장한 것은 晉江文學城 사이트로 홈페이지 색깔이 분홍색이기 때문에 소분홍이라 불렀다(61쪽).

소분홍은 1990년대 출생한 이들로, 태어나면서부터 애국주의 교육을 받아 뼛속까지 세뇌된 이들이다. 분노청년이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부터 애국주의 교육을 받은 것과 차이가 난다. …… 분노청년도 대학 이상의 학력자가 많았으나 초등학교와 무학자도 많았다. 그런데 소분홍은 대학 이상 졸업자가 73퍼센트이며, 특히 주목되는 것은 석사 이상이 37퍼센트를 차지한다는 것이다(63쪽).

소분홍의 애국활동의 특징을 팬덤 민족주의fandom nationalism라고 하였다. …… 다른 나라 인터넷 홈페이지를 마비시키는 출정은 2008년 11월 동방신기의 홈페이지를 공격한 것이 최초의 사건이다. …… “국가보다 중요한 아이돌은 없고, 조국이야말로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이다.” “이 생에는 오직 중국만을 사랑할 것이다.” 소분홍은 진정한 ‘조국 광팬’이다(73쪽).

첫째, 나는 정치적 올바름을 대표한다. 둘째, 나는 도덕적인 우세를 대표한다. 셋째, 나는 진리를 대표한다. 넷째, 애초에 상대를 평등한 위치에 놓지 않는다. 다섯째, 상대방에게 맘대로 말하지만 상대방은 맘대로 말하지 못한다. 여섯째, 상대방은 아예 이의가 있을 수 없고, 발언권이 없고 말참견을 할 수 없다(98쪽).

분노청년이 가장 좋아하는 말은 애국이다. 이들에게 좋은 것, 정의로운 것은 오직 중국과 중화민족뿐이다. 당연히 나쁘고 정의롭지 못한 것은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다. 중국 사람이라고 모두 좋은 사람은 아니어서 중국에 대해 자신과 의견이 다르면 매국노 또는 부역자라고 욕을 해댄다. …… 분노청년이 가장 잘 하는 것은 적을 만드는 것이다. 이들은 조그만 일에도 곧바로 적의를 품는다. 시시각각 다른 국가의 동향을 살피고 조그만 변화가 있으면 해당 국가를 모욕하고 욕설을 퍼붓고 그 나라의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공격한다(103쪽).

‘철공계’는 ‘쇠로 만든 닭’이라는 의미로 털 하나도 뽑지 않는 아주 인색한 사람을 말한다.
분노청년은 인터넷에 철공계 순위를 발표했는데 가장 인색한 기업으로 삼성이 뽑혔으며, 2등은 노키아, 3등은 다이킨, 4등은 루이비통, 5등은 코카콜라, 6등은 맥도널드, 7등은 켄터키치킨, 8등은 도요타, 9등은 구찌, 10등은 LG였다. 분노청년은 이들 기업은 중국에서 이득을 취할 뿐 중국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조금도 도움을 주지 않는 인색한이라고 비난했다(110쪽).

분노청년은 자신들의 폭력적 행위가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제 행위로는 범죄이지만 심리적으로는 무죄인 것이다. …… 분노청년도 염황의 후손이며 위대한 중화민족의 아들딸로서 국가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하는 모든 행위는 애국행위로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125쪽).

넷째, 아동기부터 시작해야 한다. 장쩌민은 유치원부터 애국주의 교육을 시킬 것을 여러 차례 주장했는데 이는 공산당에 대한 충성을 세뇌시켜 다른 사고를 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애국주의 교육을 효과적으로 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세뇌교육의 일종인 ‘관수법灌水法’을 사용하고 있다(135쪽).

중국의 애국주의는 국가주의적 성격을 띠고 있다. 국가주의는 국가를 최고의 가치로 보고 국가 통일, 안정, 질서가 민주와 자유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개인은 반드시 국가에 복종, 충성할 것을 요구하며 심지어는 국가 이익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137쪽).

중국은 국가사회주의 국가다. 국가가 모든 통제권을 장악하고 사회주의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애국은 애당이요, 애사회주의다. 중국에서는 공산당의 영도를 지지하는 것이 애국이다. 중국의 정치체제를 당국체제?國體制라고 한다(138쪽).

장편소설 《웨이청圍城》의 작가인 첸중수錢鍾書는 “이전의 우민정책은 교육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나 현대 우민정책은 오직 특정한 교육만 받게 하는 것이다.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은 글자를 모르기 때문에 사람 같으나 교육을 받은 사람은 글자를 알기 때문에 인쇄물 같다”고 했다. 관수법은 애국주의로 찍어낸 인쇄물 같은 분노청년을 양산했다(144쪽).

분노청년은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오직 애국주의 프로그램에 의해 작동될 뿐이다. 머리에 애국을 붓자 이성은 짐을 싸서 나가버리고 분노만 하는 분노청년이 되었다(145쪽).

중국의 역사 교육을 총체적으로 보면 위대한 고대사와 근대 침략자에 대한 증오, 공산당에 대한 충성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산당에 충성하는 21세기 홍위병을 만들기 위해 중국 역사 교육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증오의 씨앗을 묻어놓았다.” …… 애국주의 교육은 국치國恥를 잊지 말고 분발하자는 것이 목적이나 이러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외국에 대해 비이성적ㆍ감정적ㆍ극단적ㆍ폭력적 성향을 갖게 된다(160쪽).

분노청년도 세상이 중국을 존경해야 하고 중국이 요구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국은 위대한 고대문명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주의 대국이다. 그런데 세상이 중국을 존경하지 않고 중국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는다. ‘정말 화가 난다, 생각할수록 화가 난다.’(161쪽)

분노청년은 말한다. “타이완을 공격하면 한 달 월급을 손해 보아도 좋고, 미국을 공격하면 일 년 월급을 손해 보아도 좋으며, 일본을 공격하면 생명을 내놓아도 좋다.”(207쪽)

분노청년이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욕을 많이 하는 나라는 한국이다. 일본만큼 증오로 가

 

 

출판사서평

현상 : 같고도 다른 분노청년ㆍ자간오ㆍ소분홍


외국에 대한 극단적 배타성을 드러내며 “중국 최고”를 맹신하는 중화민족주의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중 ‘분노청년’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친정부 청년집단을 가리킨다. 시기별로 분노청년, 자간오, 소분홍으로 구분되는데 각각 자발적으로 참여한 대학생과 저학력층 중심(분노청년), 정부 관리와 그 가족들 중심(자간오)으로 구성되어 내부 노선투쟁에 몰두했다. 반면 2016년 이후 활동 중인 소분홍은 정부가 조직했으며 고학력자가 많고 타이완 독립세력, 홍콩 독립세력, 중국을 욕보이는 자는 적대세력으로 중국의 위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분홍은 출정, 성전 등 과격한 용어를 사용하고, 방화벽을 뚫고 상대방의 홈페이지를 도배하는 등 너무 극단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대 홍위병이라 하기도 한다(74쪽). 지은이는 이들의 행태를 홍위병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 꼼꼼하게 짚어낸다.

원인: 맹목적 애국주의를 쏟아붓는 ‘관수법’


지은이에 따르면 분노청년의 뿌리는 철저한 애국주의 교육이다. 중국 정부는 톈안문 사건 이후 사회주의 이데올로기가 기능할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닫고 중화민족주의와 사회주의, 국가주의를 결합한 애국주의 교육을 실시했다. 소분홍은 1990년대 출생한 이들로 태어나면서부터 애국주의 교육을 받아 뼛속까지 세뇌된 이들이다. 〈그 토끼〉 같은 애니메이션까지 동원해 제국주의 침략, 공산당의 분투, 자본주의와 미일 등에 대한 증오를 머리에 쏟아붓는다 해서 ‘관수법灌水法’이라 불린다. 그 결과 애국을 독점하며, 자신의 폭력적 행위는 범죄가 되지 않고, 국가 이익을 위해 무조건 희생해야 하며 “세상은 중국을 존경해야 하고 중국이 요구하는 것을 해야 한다”고 믿는 애국ㆍ애당ㆍ애사회주의자를 양산했다.
이를 두고 중국 내에서도 “머리에 애국을 붓자 이성은 짐을 싸서 나가버리고 말았다”며 “스스로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오직 애국주의 프로그램에 의해서만 작동된다”는 비판이 나왔을 정도다.

지향점: 세계문명사의 최고봉에 오를 것이란 ‘중국몽’


그렇다면 중국 지도층은 왜 애국주의 교육을 실시했으며 분노청년을 이끌고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지은이는 이 모든 것의 뒤에는 시진핑 주석이 있다고 본다. “냉소주의가 팽배한 정치 상황에서 일인독재 장기 집권을 시도하려면 좀 더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시 주석은 다시 한번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사상 통제를 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252쪽). 대중의 초조함을 달래주기 위해 새로운 ‘마약’인,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50년경에는 중국이 국제 영향력에서 선두주자가 되며 전체 인민이 공동으로 부유해지고, 중화 민족이 세계 민족이라는 숲에서 우뚝 서게 된다”는 ‘중국몽’을 발명했다고 지적한다. 2019년 시 주석의 어록과 사상을 담은 온라인 ‘소홍서’인 〈쉐시창궈學習强國〉(강국이 되는 법을 배우자)가 개설 된 것을 그 증거의 하나로 제시한다(245쪽). ...

책은 중화주의의 첨병에 대한 분석에 그친다. 해법이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아쉬움이지만 그건 연구하는 학자의 몫이 아니다. 다만 “중국 정권의 본질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으며, 단지 일시적으로, 힘의 부족 때문에, 비교적 온화한 표정을 내비쳤을 뿐이다. 그리고 자신감을 얻게 된 순간 즉시 본래 가지고 있던 억압의 본질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다”(253쪽)라는 쉬즈위안의 말에 공감한다면 이 책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외교적인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해군, 공군을 파병해 핵폭탄을 터뜨려 박살내라”(112쪽) 하는 분노청년이 일본을 제외하고 가장 많이 공격하는 나라가 한국이기 때문이다. 문제의 파악이 해법의 시작 아닌가. 지피지기면 백전불태란 말도 있지 않은가.

 

 

 

출처 : 인터넷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