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7. 21:01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2019. 8
책소개
“솔직히 너무 재미있다! 그림 감상이 이렇게 재밌었나?”
화가들의 일생과 그림 속 숨겨진 이야기로 그림이 재밌어진다!
이 책은 르네상스부터 현대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작품들을 누구나 쉽게, 저만의 시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미술 에세이이다. 큐비즘, 야수파, 인상주의, 리얼리즘 같은 어려운 용어 대신, 화가들의 삶과 작품 속 숨은 이야기들로 작품 해설을 시도한다. 화가들의 희로애락 가득한 삶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누구나 쉽게 그 삶과 작품에 몰입하게 될 것이다. 사랑에 솔직하고 운명에 처절히 맞서며, 무게 없는 인생을 저울질하지 않았던 이들의 삶을 통해 그림을 더욱 즐겁게 감상할 수 있고, 더욱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이 책 하나만으로도 전 세계 유명 미술관을 직관한 효과가 있도록 하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팁으로 소개하는 세계 유수의 미술관 27곳은 여행지에서 참고할 만하다. 젠틸레스키,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등 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의 미술가, 세잔, 반 고흐, 호퍼 등 근대미술가, 케테 콜비츠, 피카소, 실레, 마그리트, 샤갈, 나혜석 등 현대미술가, 로트레크, 렘피카, 존 사전트 등 독창적인 기법의 미술가까지 총 28명의 화가와 그들의 작품을 다루고 있다.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화가들이지만 그들도 아픔 많은 사람이었음에 공감하면서 자연스레 작품에 녹아들 것이다.
소수 지식인이나 경제력이 있는 사람만이 즐길 수 있는 미술이 아니라, 누구나 가뿐하게 전시회를 관람할 수 있는, 특히 그림 초보자를 위한 감상의 길잡이가 되고자 한다. 저자는 미술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좋아하던 그림을 나름의 방식으로 근 10년간 공부하면서 스스로 경험한 삶의 변화와 치유를 가급적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그림의 말들’이라는 에세이를 썼고, 이것이〈오마이뉴스〉와 〈인천투데이〉에 연재되면서 〈오마이뉴스〉시민기자대상에 해당하는 2018년 올해의 뉴스 게릴라상도 수상하게 되었다. 《다락방 미술관》은 그 에세이를 시대별, 사조별로 새롭게 엮었다.
“비범한 그림 뒤에 어찌 평범한 인생이 있으랴?”
에누리 없는 치열한 인생과 그 속에서 피어난 세기의 걸작들
과연 예술은 고통 속에서, 시궁창 같은 삶에서 탄생하는 것인가? 여성 인권이 무시되던 사회에서 성폭행을 당하고도 오히려 끔찍한 고문을 받아야 했던 젠틸레스키, 너무 많은 재능이 오히려 자신의 발목을 잡아 사회적인 냉대와 지탄으로 불행하게 죽은 나혜석, 영혼의 단짝 동생과 고갱에게서 버림받고 자신의 귀까지 잘랐지만 평생 가난에 찌들었던 반 고흐, “내 다리가 조금만 길었더라면 그림 따위는 그리지 않았을 것”이라던 152㎝ 단신의 툴루즈 로트레크, 연인 로댕은 승승장구하는데 정작 자신은 망가지고 정신병원에서 최후를 보내야 했던 카미유 클로델, 평생 가난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와 생이별하고 쓸쓸히 죽어야 했던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등등. 거장들의 삶도 때로는 막장드라마 같고, 지독히도 안쓰럽다. 누구나의 이야기일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성찰과 화해, 감동과 치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 문하연
40대 여인의 엉뚱 발랄하고 때로는 뭉클한 삶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명랑한 중년’, 그림을 보며 그 속에 담긴 의미와 화가의 일생을 다룬 ‘그림의 말들’, 클래식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보는 ‘사연이 있는 클래식’을 〈오마이뉴스〉와 〈인천 투데이〉에 연재하고 있다. 예술 영화 평론과 신간 서평을 비롯해 다양한 인터뷰 기사를 쓰는 프리랜서 작가이다.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대학병원에서 간호사 생활을 했지만, 그림에 대한 본능적인 이끌림과 사랑으로 근 10년간 미술을 감상하고 미술 서적을 탐독하며 예술의전당 인문 아카데미에서 미술과 예술 등을 공부해 어느덧 미술 및 예술 분야의 전문 기고가가 되었다. 2018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뉴스 게릴라상을 수상했으며, 에세이로 연재했던 글들을 모아 이 책 《다락방 미술관》으로 출판하게 되었다. 미술사를 쓰면서 깊이 있게 들여다본 ‘인간’이라는 우주를 탐구하고 분석해서 그 다양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드라마 대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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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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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15~17세기: 르네상스와 바로크시대
1장 |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
카이사르의 용기를 가진 한 여자의 영혼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왕실화가가 되었고, 메디치 가문과 찰스 1세의 후원을 받는다.
그리고 여성 최초로 한림원 회원이 되며,
28세에 여성 최초로 '법률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사회적 지위를 획득한다.
<- 사별한 귀족 여자가 아니면 절대 가질 수 없었던 각종 공증서류에 사인할 수 있는 권리.
그녀의 화실은 모든 사람들의 방문 코스가 되었고
그녀의 그림은 로마 나폴리 피렌체를 넘어 영국왕실까지 넘어간다.
59세에 눈 감은 그녀는 어느 날 고객에게 이런 편지를 썼다.
"나는 여자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입니다.
당신은 카이사르의 용기를 가진 한 여자의 영혼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Museum Trip_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
2장 | 렘브란트 하르먼손 판 레인
예술인에게 행복은 독? 스타 화가의 몰락
카라바조가 사용하는 빛은 명암 대비가 극도로 대비되어 비현실적이다.
페르메이르의 빛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을 그림에 넣어 사진보다 현실적이다.
렘브란트의 빛은 그 중간 어디쯤에 있으며, 빛을 통해 사건이나 상황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인물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하는 힘이 있다.
Museum Trip_ 독일, 드레스덴 올드마스터스 미술관
3장 |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마성의 여인들’을 그리고 히틀러 사랑까지 받았지만
Museum Trip_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
4장 | 조반니 벨리니
귓속에 에프킬라 뿌린 사람, 그림 속 무관심
▲ 조반니 벨리니. 순교자 성 베드로의 암살(1507년경.내셔널 갤러리) |
ⓒ 내셔널 갤러리 |
▲ 이카루스의 추락(피터 브뤼겔,1558년경.벨기에 브뤼셀왕립미술관) |
ⓒ 벨기에 브뤼셀 왕립미술관 |
피터 브뤼겔의 '이카루스의 추락'(1558년경) 역시 비슷한 메시지를 보여준다.
Museum Trip_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
제2부 19세기 근대미술: 사실주의, 자연주의, 인상주의
5장 | 베르트 모리조
막장드라마로 소비된 여성 화가, 당신이 놓친 것
베르트 모리조, 금수저 집안에서 태어나 그 시절에 미술교육을 받아 화가가 되었고,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을 만큼 뛰어난 외모와 예술적 재능을 지닌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없다. (* 마네를 사랑하면서도 마네 동생과 결혼한 일.)
남성 화가들로만 즐비한 시절, 모리조는 유일하게 인상파 전시에 8회 중 7회나 작품을 낸 여자 화가이다.
나중에 인상파 화가들이 다른 화풍을 추구해서 떠날 때도 그녀는 자신의 화풍을 유지했으며,
그녀만의 색채는 더욱더 발전했다.
Museum Trip_ 프랑스, 오르세 미술관
6장 폴 세잔
사과 한 알로 파리를 뒤집어 놓겠다던 남자
세잔은 다양한 색을 사용함으로써 색채의 해방을 이끌었다.
이는 색채의 중심인 야수파에 영향을 끼쳤고, 원근과 視点 파괴는 큐비즘을 탄생시켰다.
말년의 잪품들은 추상 형태를 띠어 이는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몬드리안에게 영향을 끼쳤다.
Museum Trip_ 미국, 필라델피아 미술관
7장 메리 카사트
달라도 너무 다른 두 그림, 그 남자의 잔인한 ‘밀당’
베르트 모리조와 메리 카사트는 집도 가깝고 ,둘 다 금수저 출신들에다
인상파에 몸담은 여자 화가라는 점에서 통하는 게 많았다.
마네와 드가와 함께 어울리며 모델이 되어주기도 하며 서로의 작품에 영향을 주고 받았다.
메리 카사트는 프랑스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을 미국에 알리는데 적극적이었다.
스스로도 많이 매입했으며 주변의 인맥을 이용하여 많은 그림을 컬렉터들에게 팔아주었다.
미국 미술관에 프랑스 인상주의 그림이 많은 까닭이며 이는 전적으로 메리 카사트의 공이다.
Museum Trip_ 미국, 보스턴 미술관 : 미국 건국 100주년을 기념해 1976년 개관해 현재 50만 점 가까운 작품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미술관이다. 고대 이집트 미술에서 부터 컨템퍼러리 미술까지 작품감상을 할 수 있으며 잔 세계에서 모네의 작품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카사트의 컬렉션도 감상할 수 있다.
8장 일리야 예피모비치 레핀
귀족 말고 뱃사람 그린 화가, 그건 혁명이었다
"예술이란 대중이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예술가는 대중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것이다."
- 레핀
"화가는 사회현상의 비평가라네, 사회의 중요한 면을 표현해야 하지."
- 크람스코이
"제가 육중하고 강력한 것만을 그리겠다고 맹세한 적은 결코 없습니다.
저는 제게 감동을 주었던 모든 것을 그리고 싶습니다.
옳은 것도 정당한 것도 좋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양한 것을 좋아합니다."
- 레핀
Museum Trip_ 러시아, 트레티야코프 미술관
9장 빈센트 반 고흐
너무 적나라한 그림, 이걸 반 고흐가 그렸다니
"밀레와 레옹-오귀스텡 레르미트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지 않았기 때문에 진짜 화가였다.
그들은 사물을 분석하지 않고 느꼈던 거다.
그런 실수, 일탈, 개조야말로 내가 몹시 배우고 싶었던 것이다.
- 테오에게 보낸 편지
다른 작품들과 달리 고흐는 이 작품의 완벽한 감상을 위한 조건을 명시했다.
1) 반드시 황금색 액자에 넣거나 그런 색깔을 칠한 벽 위에 걸어 놓을 것.
2) 그림이 금색과 결합해야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 밝음이 부여되고 그림에 생기가 부여된다.
3) 만일 어두운 색 배경에 그림을 완벽하게 감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나 역시 집으로 돌어왔을 때만큼은 마음 편히 쉬고 싶은데, 형은 잠시도 나를 내버려두질 않아.
더는 못 참겠으니 아예 여기서 나가줬으면 좋겠어. (.....)
兄 속에는 서로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 들어있어.
한 사람은 드문 재능을 가진 진정한 예술가이고, 또 한 사람은 이기적이고 무정한 인간.
이 두 사람이 번갈아가며 내게 말을 걸어오니까 듣는 사람으로서는 견딜 수가 없어. (.....)
게다가 나도 형을 지원하는 일을 그만둘까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야.
하지만 형은 아주 드문 재능을 가진 예술가.
그런 형을 모른척한다는 것은 화상으로서 한 사람의 성실한 인간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이 돼.
형은 반드시 후세에 길이 남을 멋진 작품을 만들게 될 거야."
- 테오가 여동생에게 보낸 편지
고흐는 오자마자 귀에 붕대를 감은 자화상을 그렸고 테오에게 편지를 쓴다.
"내가 미치지 않았다면 처음 그림을 시작할 때부터 약속해온 그림을 너한테 보낼 것이다.
네가 보내준 돈은 꼭 갚겠다. 안되면 내 영혼을 주겠다."
"어쨌든 나는 내 생애를 그림에 바쳤어. 그것은 예술가의 숙명이기도 하니까 달게 받아들이자.
그러나 문제는 바로 너야. 너는 화상이 아니라 예술가라고. 앞으로 네 인생을 어떻게 살거니 (......) .
10장 수잔 발라동
남성을 누드 모델로 세운 최초의 여성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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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가는 수잔의 그림 3점을 구입해주고 그녀가 전시에 참여하게 도와주며 화가의 길을 갈 수 있게 격려한다.
귀족집안의 배운 여자도 화가로 성장하기 힘든 시대에 그녀는 오로지 재능과 노력으로 반열에 올랐다.
Museum Trip_ 프랑스, 리모주 보자르 미술관
11장 에드워드 호퍼
아침, 햇살, 햇볕 속의 여자, 고독한 현대인
Museum Trip_ 미국, 시카고 미술관
제3부 20세기 현대미술: 야수파, 입체파, 표현주의, 초현실주의
12장 앙리 루소
“시장님, 제 그림 사세요” 이런 발칙한 화가를 봤나!
"저는 스승 없이 독학으로 붓질을 배운 화가입니다.
제가 그린 그림 한 점을 추천하오니 부디 고향에서 구입해 소장하면 좋겠습니다.
추천작은 <잠자는 집시>입니다.
가능하면 1800프랑에서 2000프랑쯤 받고 싶습니다.
부디 시장님의 호의를 기대합니다."
안타깝게도 市에서는 답이 없었다.
이 작품은 지금 뉴욕의 현대미술관에서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조각조각 그려서 붙인 것 같은 루소의 독특한 화법은 입체파의 콜라주에 영향을 주었고
나아가 추상화의 길을 열었다.
그리고 열대림을 기묘하게 그려낸 작품들은 이후 초현실주의를 이끌었다.
그의 마지막 작품 <꿈>은 그의 모든 것이 농축된 걸작이다.
Museum Trip_ 스위스, 바젤미술관
13장 케테 슈미트 콜비츠
퀭한 눈동자, 거친 손, 무거운 공기
나의 예술행위에는 목적이 있다.
구제받을 길 없는 사람들, 변호도 받을 수 없는 사람들, 정말 도움을 필요로 하는 동시대인들을 위해
한 가닥의 책임과 역할을 하는 것이다.
Museum Trip_ 독일, 케테 콜비츠 미술관
14장 파울라 모더존-베커
서양미술사 통틀어 최초… 누드 자화상 그린 여자
Museum Trip_ 독일, 파울라 모더존-베커 미술관
15장 파블로 루이즈 피카소
“저런 건 나도 그려” 피카소 무시하는 당신이 모르는 것
Museum Trip_ 스페인 바르셀로나, 피카소 미술관
16장 에곤 실레
임신한 아내의 죽음… 그는 그림으로 가족을 남겼다
Muse...um Trip_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
17장 르네 마그리트
얼굴 가리고 키스하는 남녀, 그는 무엇을 노렸나?
"나는 헤겔이 두 가지 상반되는 작용을 하는 이 물건들에 아주 민감했으리라 생각했다.
그것은 물을 허용하지 않는(물리치는) 동시에 물을 하용한다(품는다).
나는 그가 (휴가 때처럼) 즐거워하거나 재밌어하리라는 생각에서 이 그림을 '헤겔의 휴일'이라 부른다.
Museum Trip_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18장 마르크 샤갈
‘사랑꾼’ 샤갈이 연인을 추모하는 방식
작품을 지배하는 슬픔 속 남자의 눈빛은 공허하기 그지없다.
넋을 놓아버린 사람처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베라의 죽음.
서로에게 절대적인 존재로 30년이 넘는 시간을 보내고 상대를 떠나보내는 심정은 어떨까?
(........)
딸 이다의 친구였던 스물다섯 살 연하 버지니아가 샤갈의 가사도우미로 들어간 후
샤갈은 그녀와 사랑에 빠져 아들을 낳고 7년을 살았다.
하지만 베라를 잊지 못하던 샤갈을 버지니아는 떠난다.
1952년, 샤갈은 발렌타인을 만나 그녀와 재혼한 후 다시 왕성한 창작활동을 하며 98세까지 살았다.
'진정한 예술은 사랑 안에 존재한다.'
마르크 샤갈은 내면의 시적 호소력을 이용하여 자전적 경험에서 나온 이미지를 결합한 작품들을 많이 그렸다. 샤갈의 1945년작 <그녀 주위에>는 아내 벨라 샤갈(1895-1944)의 급작스런 사망 이후 9개월간 이젤을 가까이하지 않았던 샤갈이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완성한 작품이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러시아 비테프스크의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샤갈과 벨라는 1915년 혼인하였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나치의 유대인 억압이 심해지자, 1941년 미국으로 망명한다. 그리고 1944년 파리 해방 소식에 기뻐한 것도 잠시, 벨라는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병이 들어 36시간 만에 사망하고 만다.
절망에 빠진 샤갈을 위해 딸 이다는 벨라의 회고록을 출판하는 작업에 착수한다. 벨라의 노트를 정리하고 간결한 전기를 삽화로 그려나가는 과정 속에서 샤갈은 다시 작품을 제작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 첫 번째 대상은 1930년대에 그렸던 폭 1미터 이상의 작품인 <곡예사들>의 재작업이었다. 샤갈은 신부와 신랑, 음악가, 곡예사, 날개 달린 염소 인간, 유대인, 비테프스크의 풍경, 촛대 등 작가의 전형적인 이미지들로 가득 차 있던 캔버스를 왼쪽 부분은 <그녀 주위에>, 오른쪽 부분의 <결혼식 촛불들>, 이렇게 두 개의 작품으로 나누게 된다.
<곡예사들>을 반으로 갈라 재작업한 <그녀 주위에>는 상당부분 덧칠이 되었고, 분위기는 어두워졌으며, 죽음과 비탄이 그 주제가 되었다. 작품의 중심부를 차지하는 구형의 공간 안에는 벨라와의 추억으로 가득한 고향 비테프스크의 풍경이 그려져 있으며, 샤갈과 벨라의 딸 이다가 공중에서 부유하여 비테프스크의 풍경을 손으로 받쳐 들고 있다. 우측 하단에는 부채를 들고 섬세한 장밋빛 의상을 입고 있는 젊은 벨라가 그려져 있고, 왼편에는 머리를 거꾸로 돌린 샤갈 자신의 자화상이 그려져 있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신랑이 날아가는 모습, 새와 촛대 등은 샤갈의 작품에서 많이 나타나는 이미지들이다.
이 작품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어두운 푸른색은 밤을 상징함과 동시에 죽음을 암시하고 있다. 비테프스크의 풍경에 초승달이 떠 있는 것과 슬픔에 잠긴 벨라의 표정을 통해 푸른색이 보여주는 죽음의 이미지가 극대화되고 있다. 거꾸로 표현된 얼굴은 때때로 샤갈의 작품에 등장하는 특징적인 요소로, 화가가 내면의 세계에 집중하고 있음을 뜻한다. 즉, 벨라의 죽음을 통해 비테프스크에서의 추억, 딸 이다 등 지나간 시간을 회고하며 슬픔에 잠겨 있는 화가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작품의 좌측 상단에 나타나는 새 한 마리와 촛대는 보호의 상징으로, 끝내 벨라를 구하지 못한 샤갈의 죄책감을 반영하고 있다. 샤갈과 벨라가 가장 행복하게 그려졌던 30년대 작품 <곡예사들>에서 변형되어 두 작품으로 탄생한 <그녀 주위에>와 <결혼식 촛불들>은 행복과 절망, 삶과 죽음, 결혼과 이별이라는 강한 대조를 보여주는 샤갈의 자전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Museum Trip_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
19장 마리 로랑생
파국 맞은 사랑 범인은 ‘모나리자’
(마리 로랑생, <샤넬의 초상> 1923년, 캔버스에 유채, 92×73cm, (오랑주리 미술관 소장)
(......) 코코 샤넬도 초상화를 의뢰했다.
동갑내기에 둘 다 역경을 딛고 성공한 여자라는 동질감이 둘 사이를 가깝게 했다.
샤넬은 자신을 '사교계를 휩쓴 야망 넘치고 성공한 여자'로 그려주길 바랐으나,
마리 로랑생이 그린 샤넬은 유약한 몸에 지치고 우울해 보였다.
그녀의 내면을 표현한 그림이 샤넬에게는 달갑지 않았다.
"나는 샤넬의 가게에서 늘 곧바로 대금을 지불하는데 그녀가 내게 그림을 다시 그려달라고 말하더군.
샤넬은 좋은 사람이야.
하지만 오벨뉴 지방의 시골 출신 여자라서 어차피 파리의 예술은 알지 못해.
나는 절대 다시 그리지 않을 거야.
둘 사이는 끝이 난다.
그런데 샤넬이 거부한 초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샤넬을 대표하는 초상화가 된다.
입체파와 야수파의 영향을 받았지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화풍을 개척한 마리 로랑생은
1937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레지옹도뇌르 훈장을 받는다.
Museum Trip_ 프랑스, 오랑주리 미술관
20장 나혜석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재능에 발목 잡힌 불운의 천재
나는 사내되고 십지 아니해.
그러케 갑이 싸니 무어시 조탐.
녀자처럼 좀 존귀한 맛이 잇서야지 안 그럿소.
정조는 도덕도 법률도 아무것도 아니오
오직 취미다.
그거슨 녯날 말이야요.
지금은 게집애도 사람이라 해요.
사람인 이상에는 못할 거시 업다고 해요.
사내와 갓히 돈도 버를 수 잇고
사내와 갓히 벼슬도 할 수 잇셔요.
사내 하난거슨 무어시든지 하난 세상이야요.
녀자 공창만 필요한 거시 아니라 남자 공창도 필요해요.
녀자는 시집가서 자식나코 반찬걱정 하다가 일생을 보내는 범위를 떠나면 불행이라 한다.
그러나 한번 그 범위를 버서나서 그 범위 내에 잇는 자를 보라.
도리혀 그들이 불행하고 자기가 행복된 거슬 늣기나니.
남자는 넘우 자긔 일신밧게 모르는 극도의 리긔적이엿고
녀자는 넘우 다른 사람만 위하야 사는 극도의 희생적이엿다.
욕 말이오?
그 계집이 활발하다, 그 녀자 말도 만타, 건방지기도 하다, 남자와 교제가 만타……
이 욕 말이오?
칭찬 말이오?
그 색시 안존하다, 얌전하다, 말이 업다,공손하다, 남자를 보면 잘 피한다……
이 칭찬 말이오?
하여간 남성 중심으로 된 사회제도를 저주 아니 할 수 업서.
근래 조선 사회에서 사람을 비평하는,
더구나 녀자 즉 녀학생을 비평하는 표준이 극히 단순하고 극히 애매하고 극히 유치합니다.
그의 학식 성품 사업을 불문하고 의복으로 그의 인격 전부를 정해 버립니다.
내가 조선에 녀권 운동자 시조가 될지 암니가.
사남매 아해들아.
에미를 원망치 말고 사회제도와 도덕과 법률과 인습을 원망하라.
네 에미는 과도기에 선각자로 그 운명의 줄에 희생된 자이엿더니라.
후일 외교관이 되여 파리 오거든 네 에미에 묘를 차자 꼿 한송이 꼬저다오.
한번 독신의 몸이 되여 보라.
그 몸이 하날에도 나를 것 갓고 땅에도 구를 것 갓흐며
전후좌우가 탁 틔여 거칠 거시 업시 그 몸과 마음이 자유롭다.
조선 남성 심사는 이상하외다.
자기는 정조관념이 없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