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담

2020. 1. 18. 13:00미술/한국화 현대그림





여기저기 퍼다가 순서 없이 짜깁기 함.








[경향신문]


많은 예술인들이 정권을 비판하는 창작 활동을 해 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등 현 시국과 관련된 것들이 주요 소재다. 경향신문이 시대의 가장 첨예한 지점에서 풍자를 무기로 싸우고 있는 작가들을 만났다. 2회는 홍성담 작가다.

홍성담 작가는 ‘민중화가’, ‘5월 화가’로 불린다. 홍 작가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수사의 핵심 자료인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에 무려 열네 번씩이나 이름을 올렸다. 2014년 그린 ‘세월오월’은 박근혜 정권의 풍자화 검열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지난 3일 안산 초지동 작업실에서 그를 만났다.

-풍자화를 그리게 된 계기는?

80년 5월 항쟁 때 시민군 문화선전대 활동을 했다. 청년시절 광주항쟁 진상규명에 몸 바쳤다. 초기에는 화가라기보다 활동가였다. 1989년 걸개그림 ‘민족해방운동사’로 구속돼 안기부에서 고문을 당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당시 검찰총장이었다. 이후 그림으로 국가폭력과 싸우겠다고 결심했다.

-정부의 블랙리스트 작성을 촉발한 작가로 알려졌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6월 부산 민주공원에서 열린 6·10항쟁 기념전시회에 작품이 걸렸는데 당시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내 그림이 거론됐다고 한다. 예술가는 시대를 집약한 문화적 상징을 만드는 사람이다. 권력의 비판과 풍자가 사회의 트렌드가 되면 정권이 위험해 진다고 본 것이다. 김기춘은 문화예술의 위력을 아는 영리한 사람이다. 싹을 자르려 했던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작품 ‘세월오월’이 논란이었는데?

2014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광주정신展’에서 그린 대형 걸개그림이다. 세월호와 5·18을 연계해 그렸다.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이 주최 측에 연락해 전시를 못하게 했다.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표현한 것을 트집 잡았다. 박 대통령의 얼굴을 고치라고 해서 큐레이터와 상의해 얼굴을 하얗게 지워버렸다가 다시 닭대가리를 그려 넣었다. 결국 전시하지 못했다.




홍성담, ‘세월오월’ (2014년. 3150x750)

         


-왜 검열하고 방해하는가?


정통성과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것이 이 정부의 콤플렉스다. 세월호 사건과 관련한 풍자 작품이 이 정권을 침몰시킬 수도 있다고 믿어서다. 사실 이런 부분에서 문화예술이 제일 빠르다. 예술가는 촉, 감각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지식인의 글은 그 다음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예술가들의 활동을 보라. 김기춘의 진두지휘 아래 여론 몰이를 하고 동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안간힘을 썼던 것이다.


- 어떤 탄압을 경험했나?


2015년 봄 베를린에서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 초청 전시에 ‘세월오월’을 보내기로 해 운반계획을 다 세웠다. 당일 아침 국내 운송회사가 운반을 거부했다. 결국 전시하지 못했다. 협박도 수없이 받았다. 보수단체에서 버스를 대절해 아파트로 찾아와 확성기로 불러대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세월오월’건으로 보수단체에서 고발했다. 재밌는 건 고발하기 전날 비망록에 ‘보수단체 통해 고발하라’는 메모가 있었다. 아내는 성실 납세자 표창까지 받았는데 지난해 8월 세무조사가 나오더라. 내 뒷조사는 또 얼마나 했겠나.


- 전시가 한창인 세월호 연작 작업에 대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작업이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 정도에 머물러 답답했다. 바다로 들어가 희생자들의 영혼을 캔버스에 실어와야지. 그 정도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고통을 받고 죽어갔는지, 죽음과 삶의 경계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하고 싶었던 말, 꿈을 담아냈어야 했다. 2년을 기다려도 그런 작업이 없었다. 참사 3주기를 앞두고 4·16기억저장소와 희생자의 부모들이 그림을 부탁해왔다. 죽은 아이들의 편에서 그리겠다고, 우리는 어떤 고통을 당하며 아이들이 죽어갔는지 그 고통을 직면해야 한다고 부모를 설득했다. 그렇게 20점의 세월호 연작을 그렸다.


-예술이란?


예술은 논란을 만들어야 된다. 상식적이면 예술이 아니다. 상식이면 왜 그리고 만드나. 예술가는 항상 사회적 금기와 터부를 맘껏 넘나들어야 한다. 국가가 파시즘으로, 독재로 흐를수록 풍자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예술은 어떤 권력과도 불화해야 한다. 그 안에 혁명성이 내재돼 있다. 이미 있는 것을 답습하면 예술의 생명은 끝이다. 일어나서 만들고 잠들기 전 때려 부술 수 있어야 예술가다.



홍성담, ‘바리깡-우리는 유신스타일!’ (2012년, 194×130.5cm)



-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 때도 풍자했나? 탄압은 있었나?


김대중 대통령의 경우 IMF를 극복하는 과정을 풍자해 비판했다. 측근 보고를 받은 DJ가 비판은 좋은 것이라며 “홍 화백한테 다음부터 얼굴은 좀 이쁘게 그려 달라 전해라”했다고 들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풍자화는 위에는 정장을 입고 아래는 벗은 채 앉아있는 모습을 그렸다. 노 대통령이 “아랫도리를 가려줘서 고맙다”고 했다더라. 벗은 아랫도리에 수건을 걸쳐 놓았거든. 반응이 이렇게 나오면 작가는 풍자 대상에 진 거다. 근데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밟으면 더 악쓰고 싶다.




홍성담, ‘참여난장’ (2007년. 194x390)



- 앞으로 계획은?


지금 전시중인 세월호 연작은 계속될 것 같다. 나를 열네 번이나 사랑스런 목소리로 불러준 김기춘 실장에게 이제 내가 답할 차례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의 일대기를 풍자화의 최고 정점이라 할 수 있는 포르노그래피로 그릴 것이다. 그가 어떤 짓을 했는지 직설로 표현할 생각이다. 이건 꼭 그려야 한다.

인터뷰를 마친 작가는 박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 중‘벚꽃노리’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박 대통령 취임식을 기념해 2013년 그린 그림이다. 허무함을 의미하는 벚꽃 길을 따라 걸어가는 박근혜의 뒷모습이다. 그림 속 손을 잡은 아이는 대통령 후보시절 논란이 됐던 ‘골든타임’에서 태어난 아이가 자란 모습이다. 홍 작가는 “아이가 서너 살이 된 모습이니 현실을 기막히게 예언한 작품이 되었다”고 말했다.




홍성담 작가가 ‘벚꽃노리’(2013년)를 배경으로 서 있다./ 강윤중 기자




홍 작가는 ‘5월 판화’ ‘야스쿠니의 미망’ ‘유신의 초상’ ‘세월호 연작’ 등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홍성담_내몸은 바다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62cm_2016



홍성담_욕조-어머니, 고향의 푸른 바다가 보여요2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130cm_2016

작가는 기록을 한다. 하지만 오늘날 상당수의 작가는 기록정신과 거리를 두고 있다. 치열한 현장을 외면하려 한다. 현장과 거리가 생기니 당연히 기록은 뒷전으로 쳐진다. 밀실 공간과 달리 역사의 현장을 뜨겁게 끌어안는 작가가 있다. 기록하는 작가. 여기서 기록은 증언이자, 비판이나 평가이기도 하다. 그런 작가 가운데 홍성담을 들 수 있다. 홍성담은 근래만 해도 세월호 사건에서부터 광화문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뜨거운 현장을 직시하면서 자신의 작업으로 연결했다. 21세기 벽두의 한국사회에서 촛불의 의미는 남다르다. 촛불은 자신의 몸을 살라 어둠을 쫒아낸다. 촛불정신은 홍성담 예술의 원형이다. 예술가는 시대정신을 충실하게 기록할 임무가 있다. 그래서 홍성담의 "그림 그리기는 인간의 야만과 문명의 경계, 그 칼날처럼 얇고 위태로운 경계에서 이루어진다." 야만과 문명의 경계에 선 위태로움을 안고 작업하기. 예술작업은 결코 음풍농월의 여유가 아니다. 순간순간 긴장과 정의 그리고 조형의식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하고 상상력과 창작력을 제고시켜야 하는 숙명을 지니고 있다. 그것도 늘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숙명, 바로 예술가의 숙명이다.






홍성담_홍수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0×194cm_2015




홍성담_화종-학익진 3_캔버스에 유채_260×162cm_2018




홍성담_흐르는 물이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260cm_2018


홍성담은 현실을 직시하면서 거대 담론을 즐겨 그렸다. 이 점은 여타의 작가와 차별상을 보여주는 특징이기도 하다. 화가는 '소독되어진 표현의 자유를 거부한다.' 소독되어진 표현의 자유. 여기서 예술가의 사명감을 확인하게 한다. 과연 무엇이 예술가의 사명일까. 그것의 출발은 표현의 자유이다. 홍성담은 이 부분을 위하여 온몸으로 싸워왔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현실 고발은 자연스러운 결과이다. 그것도 직설법에 의한 표현이다. 흔히 홍성담은 풍자화가라고 부르기도 한다. 유신시대 혹은 박근혜 소재의 여러 작품 등을 보고 그렇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화가 자신은 풍자보다 직설을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홍성담_사시사철 중에서-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130cm_2018




홍성담_통일대원도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94×390cm_2018


홍성담의 작품은 무엇보다 서사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게 한다. 첨예한 이야기를 상상력에 의거하여 재구성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형상화한다. 시대정신과 함께하는 예술의 범본이라 할 수 있다. 유마거사는 말했다. 중생이 아프니까 내가 아프다. 홍성담의 예술은 우리 사회가 아프면 아플수록 뜨거운 열정을 담아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증거하는 예술. 기록하는 예술은 현실과 함께하는 의지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예술은 진실을 구현하는 훌륭한 무기라는 신념, 어찌 음풍농월의 와유(臥遊) 속에서 노닐 수 있을까. 뜨거운 현장으로 달려가는 화가에게 있어서는 특히 그렇다. 그래서 홍성담은 그의 저서 제목처럼 '불편한 진실에 맞서 길 위에 서다'라는 지표로 집약하게 하는 화가이다. 윤범모

 

Vol.20180720d | 홍성담展 / HONGSUNGDAM / 洪成潭 / painting










홍성담 화백은 우리나라 대표적인 민중미술 화가라고 부른다. 이런 이름 때문에 작품이 직설적이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 나 역시 그의 작품을 보기 전 이런 편견이 있었다. 하지만 작품을 직접 보면 이런 생각이 잘 못 되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홍 화백의 전시는 이번에 두 번째인데 첫 전시(바리 시리즈) 작품도 단순하게 현실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들이 다수였다.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현실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바리 작품 50점 대부분이 상상력과 상징을 통해 표현되었다. 현실에서 사실을 바탕으로 글을 쓸 때 작품을 구성하고 창작하는 과정에서 상상력이나 상징을 가미 하기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잘 못 쓰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그대로 표현하면 설명적인 느낌이 들어 작품의 맛을 떨어뜨린다.
또 하나의 그림의 특징이 있다면 근현대사를 표현하는 작품들인데 거시적이지 않고 미시적이라는 것이다. 표현 방식이 크지 않고 아주 섬세하다.

이번 세월호 참사 연작 '들숨날숨' 역시 그림 곳곳에 상징(섬세함)이 숨어 있다. 그냥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상상력만으로 그린 작품이 아니라는 뜻이다. 인물 하나하나 소재 하나하나의 의미가 담겨 있고 색을 통한 느낌(보라색+하늘색=슬픔의 극점을 보여준다)도 강하게 다가온다. 그냥 스치듯이 작품을 보고 지나가면 작가가 하고자 한 말들을 놓치기 싶다.  이번에 전시되고 있는 두 작품을 놓고 생각해 보자.





제목: 비정상의 혼-1(2016년도 작품)



그림 맨 위부분에 발만 나와 있는 그림이 있는데 인혁당 사건으로 희생된 분들이다.

바로 밑에 문고리 3인방의 가면 뒤에 누군가(최순실) 있다.  

나쁜 권력에 의해 희생된 분들이다. 역사적 사건과 더불어 비유와 상징을 통해 작품을 이야기하고 있다. 

더불어 이 그림에 작가(홍성담 화백)가 그려져 있다.  작가 역시 나쁜 권력의 희생자지만 나쁜 권력을 감시해야 한다는 의지가 보인다. 나쁜 권력을 그냥 보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에서 작가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왕좌에 앉아 있는 모습인데 무당이다. 무당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가짜 무당(선무당)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표현하고 있다.

선무당 발 아래 백골이 된 유골(장준하 선생님)이 누워있다. 나쁜 권력에 희생당한 민중들(장준하)의 모습이다.

역사(인혁당 사건, 장준하 타살)에 대한 이야기도 그림에 들어있다. 인혁당 사건이나 장준하 선생님 타살을 누가 했는지 그림에는 나오지 않지만 나쁜 권력과 연결이 되어있다.

그림의 전체 구도로 볼 때 나쁜 권력자의 모습을 풍자하고 있지만 그 하나하나가 상징적 역할을 한다. 

결국 아이들 역시 나쁜 권력에 의해 죽임을 당해 백골로 변한 민중들(장준하)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왕좌 주변에 고사목인지 아니면 사람의 뼈인지 모호하게 표현하고 있다.

이 역시 희생당한 민중들의 모습임에 틀림이 없다.

오른쪽의 믹서기가 나온다. 오래 전에 우리 네 엄마들이 여름 날 김치를 담글 때 사용한 고추를 가는 믹서기다. 우리 생활에서 꼭 필요한 물건인데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보여주고 있다. 옆의 백골로 누워있는 모습이 그 답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그림에서 하고자 한 말은 권력은 감시하지 않으면 부패하고 시퍼런 칼이 되어 민중들을 향한다는 뜻이 담겨있다. 그 감시자가 내가 되어야 하고 너가 되어야 하고 우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세월호 참사 같은 일을 다시 당하지 않는다고 그림은 말하고 있다.






제목: 나는 매일 아침 유병언을 만난다



온화한 모습으로 화초에 물을 주고 있는 유병언이 보인다. 누가 보아도 우리 주변에서 흔하고 볼 수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그러나 그의 뒤에 무엇이 있는지 보아야 한다. 장갑과 전지가위 그리고 선글라스다. 앞에서 언급한 물건들을 사용하고 있는 유병언을 상상해 보면 결코 우리 이웃집 아저씨의 모습도 아니고 온화한 할아버지의 모습은 더욱 아니다. 맨 아래 대야에 떠 있는 세월호의 모형(장남감처럼 표현)도 유병언의 이중성을 보여주고 있다.
위쪽에 몸의 3분의 1만 보이는 사람이  서 있다. 누구일까. 손에는 무전기가 있다. 보통 사람은 아니다. 국민이 준 권력을 잘 못 사용한 인물이다. 신발을 잘 보면 주인공이 남자가 아닌 여자라는 생각이 들고 그 주인공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민중미술 화가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지지만 홍성담 화백의 작품은 상상력과 함께 상징을 적절하게 섞어 그리고 있다. 이런 아주 섬세한 표현들을 읽을 수 있을 때 작가가 하고자 한 말들이 더 잘 들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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