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6. 21:28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색을 무엇보다 사랑하는 이가 가장 순수하고도 사려 깊다.
- 존 러스킨
빛은 색이니, 그림자는 색의 결핍이다.
- J. M. W. 터너
보는 이가 이름을 부를 수 없는 색이 가장 의미 있다.
- 존 러스킨 1859
디자인 저널리스트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의 재기발랄한 컬러 모험기 『컬러의 말』. 《이코노미스트》와 《엘르》에 컬러의 비밀스런 삶을 꾸준히 써온 저자는 때론 잔인하고 때론 낭만적인 색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매일 보는 색부터 미술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색까지, 매력적이거나 중요하거나 불쾌한 역사가 깃든 색을 골라 그 이름과 그 색에 얽힌 75가지 형형색색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반 고흐가 사랑한 크롬 옐로, 나폴레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셸레 그린, 역사상 가장 논쟁적 색상인 누드까지 역사, 사회, 문화, 정치, 예술, 심리를 오가며 색에 관한 놀랍고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선사한다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 기자, 작가. 2007년 브리스톨 대학교를 졸업하고, 옥스퍼드에서 18세기 여성 복식사와 무도회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코노미스트>에서 ‘책과 미술’ 담당 편집자로 일하며, 그 외에도 <텔레그래프>, <쿼츠>, <뉴 스테이트먼> 등에 글을 기고했다. 2013년 <엘르 데코레이션>에서 정기적으로 연재했던 색상에 관한 칼럼이 큰 인기를 얻어 <컬러의 말>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영국 BBC의 라디오 채널 Radio 4에서 ‘2017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칼럼을 연재하던 <엘르>는 물론 <텔레그래프>와 <이코노미스트>, <가디언>, <타임> 등에서 ‘색에 대한 가장 우아하고 매력적인 책’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출판사서평
컬러, 너의 이름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들엔 색이 있다. 컬러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는가? 일상에서, 일터에서 우리는 컬러와 함께 살아가지만 색깔이 가진 이름과 힘과 의미를 알지 못한다.
여기, 가장 세밀하고 감각적인 ‘색의 지도’가 나왔다. 매일 보는 색부터 미술작품 속에만 존재하는 색까지, 그 이름과 그 색에 얽힌 75가지 형형색색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반 고흐가 사랑한 크롬 옐로, 나폴레옹을 죽음에 이르게 한 셸레 그린, 역사상 가장 논쟁적 색상인 누드까지 컬러가 품은 이름과 사연들은 모두 특별하고 경이롭다.
이 책은 <이코노미스트>와 <엘르>에 ‘컬러의 비밀스런 삶’를 꾸준히 써온 디자인 저널리스트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의 재기발랄한 컬러 모험기로, 때론 잔인하고 때론 낭만적인 색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매일 색을 다뤄야 하는 사람이라면 색에 대한 깊은 영감을, 색과 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색을 제대로 이해하는 안목을 안겨줄 것이다.
매일 색을 다루는 사람들에게
빨주노초파남보 일곱 색깔 무지개와 흑과 백 정도의 색 이름만으로 우리 주변의 세상을 표현하기에 언어의 빈약함을 느낀 적 없는지? 세계적 색상연구소이자 색채회사인 팬톤에서 발표하는 ‘올해의 컬러’에 주목하는지?
‘오묘하고 깊은 자주색’이라고 주장하는데 내 눈엔 ‘그저 칙칙한 보라’로 보여 당황한 적 없는지? 어떤 맥락으로 핑크가 페미니즘을 상징하는 컬러가 되었는지 궁금한 적 없는지?
색깔을 향한 관심과 허기를 채워줄 본격 컬러 책이 왔다. 색깔의 탄생 스토리부터 변천사, 색이 지닌 메시지까지 색에 관한 친절하고 흥미로운 ‘색 이야기’로 가득하다. 역사, 사회, 문화, 정치, 예술, 심리까지 오가며 색에 관한 놀랍고 비밀스런 이야기들을 선사한다.
색깔이 주는 신비한 매력에 끌려 예전부터 색에 관한 고문헌을 탐독한 애서가답게 저자가 선택한 색깔과 그 비하인드 스토리는 마치 천일야화 속 이야기처럼 강렬하고 경이롭기까지 하다.
모비 딕을 쓴 허멀 멜빌이 그토록 묘사하고 싶었던 고래의 흰색은 과연 어떤 색이었을까? 윤정미 작가가 ‘핑크 앤 블루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장면들은 어떤 사회적 함의를 담는 것일까? 고흐가 빛을 담고자 했던 크롬 옐로는 왜 ‘해바라기’를 결국 시든 모습으로 변화시키게 되었는지?
사프란이 인간의 사랑을 받다가 전쟁의 씨앗이 되어버린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우리 삶이 색을 벗어나 생각할 수 없듯, 색깔 이야기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로 귀결되며 색의 숫자만큼이나 각양각색의 사연을 품고 있다. 이 책이 ‘컬러 가이드’이자 ‘색에 대한 모험기’로 읽히는 이유다.
이 책은 <엘르 데코레이션>에 3년간 실렸던 ‘색상 칼럼’ 중에서 대표 컬러들 75가지를 엮은 것으로, 연재 당시 관련 전문 직업군 독자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에게도 큰 인기를 모았다.
...저자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여성 패션을 연구하며 색소와 염료, 색조 등 색의 좀 더 깊은 세계에 탐닉했으며 <이코노미스트>에서 ‘책과 미술’ 코너를 진행했던 필력의 소유자답게 이 책으로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랐다.
저자의 유쾌하고 지적인 목소리를 따라 색깔의 세계를 여행하고 나면 색에 대한 감각이 열리고 안목을 선물받게 된다.
색에 대해 예민하게 느끼는 컬러 감각은 이제 더 이상 예술가나 디자이너, 혹은 컬러리스트들만의 필수 덕목이 아니다. 패션, 뷰티, 인테리어, 하다못해 요리까지 거의 모든 삶의 영역에서 컬러 감각이 요구되는 시대다.
빨강보다 더 빨간 어떤 색을 표현해줄 단어, 오늘 본 파란 하늘을 더 잘 묘사해줄 단어를 원하는 사람에게 이 책 <컬러의 말>이 해답을 줄 것이다.
책 속으로
색은 물리적 영역만큼이나 문화적 영역에 존재하므로 모든 색을 목록에 담으려는 시도는 끝이 없다. 예를 들어 난색과 한색의 두 무리로 색을 나눈다면, 주저 없이 빨간색과 노란색은 난색, 녹색과 파란색은 한색이라 분류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분류는 고작 18세기에 비롯되었다. 중세 때 파란색을 난색, 한술 더 떠 가장 뜨거운 색이라고 여겼다는 근거가 있다. -옛 물감 차트, 26쪽
그게 베이지색이 짊어진 평판 문제의 핵심이다. 나서지 않고 안전하지만 너무 칙칙하다. 베이지색으로 꾸민 임대 공간에 방문하면 금세 질린다. 몇 시간 만에 건물 전체가 한데 어우러져 이를 악물고 일궈낸 무해함의 바다처럼 다가온다. 집을 파는 비결을 다루는 요즘의 책은 아예 베이지를 쓰지 말라고도 못 박는다. -베이지, 59쪽
여신들, 동화의 남녀 주인공들, 모델들은 전부 금발이다. 금발의 여종업원은 팁을 더 많이 받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12번 염색체에 G(구아닌) 대신 A(아데닌)를 가지고 태어날 정도로 운이 좋지 않다면 염색이라는 대안이 있다. 1960년대 클레이롤의 염색약 광고에 등장하는 문구처럼 ‘한 번 산다면 금발’이다. -블론드, 68쪽
요즘은 옷부터 자전거 헬멧, 요실금 패드까지 여성을 위한 제품이 남성이나 소년을 위한 것과 똑같은데도 더 비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4년 11월 프랑스의 여성부 장관인 파스칼 부아스타르는 ‘핑크색이 사치의 색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마트에서 핑크색 일회용 면도기가 1개에 1.93달러인 데 반해 파란색 일회용 면도기는 10개 들이에 1.85달러에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이제는 ‘핑크 세금(pink tax)’라고 일컫는다. -핑크 계열, 121쪽
압생트의 진짜 문제는 55~75퍼센트의 높은 도수였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의 사회 격변 탓에 압생트를 많이 마시고 알코올 중독이 늘었다는 의미다. 장 랑프레의 사건이 흔한 예였다. 그는 가족을 살해했지만 압생트 두 잔 말고도 와인, 브랜디, 그리고 더 많은 와인을 마셨다. 취한 탓에 심지어 가족을 죽인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했다. 어쨌거나 상관없는 일이었다. 향정신성 의약품에나 어울릴 따르기 의식, 노동계급과 반문화 추종자들, 찝찝하도록 독약의 분위기를 풍기는 녹색 덕분에 압생트는 완벽한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압생트, 225쪽
흙과 피로 얼룩진 4년 반 뒤 제1차 세계대전이 막을 내리며 카키는 군대의 상징 색으로 자리 잡았다. 징집 또는 거부를 당한 남성은 작은 빨간 왕관을 수놓은 카키색 완장이나 팔찌를 착용했다. 그리고 전쟁 발발 후 몇 달 동안 격앙된 젊은 노동 계급 여성이 팔찌에 너무 공격적으로 반응해 ‘카키 열병’이라고 놀림받게 되었다. ‘카키색을 입지 않겠습니까?’라고 독려하는
포스터나 감상실에 울려 퍼지는 노래, 제복8 등을 통해 눈에 잘 안 띄는 카키는 끊임없이 자기 자리를 넓혀나갔다. -카키, 247쪽
서문
<컬러의 말>은 색의 깊은 역사를 다루지 않는다. 다양한 색군으로 나누어 정리한 가운데, 아이작 뉴턴 경이 스펙트럼의 일부로 분리하지 않은 검정색, 갈색, 희색도 포함시켰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매력적이거나 중요하거나 불쾌한 역사가 깃든 색을 골랐다. 한마디로 내가 가장 관심을 많이 품은 75가지 색을 골라 간략사와 성격 묘사 중간의 어딘가에 속하는 이야기를 썼다. 그 가운데는 화가가 쓰는 물감이나 염료, 개념이나 사회문화의 산물에 가까운 색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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