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16. 19:48ㆍ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2013. 2. 12
서양 철학과 인류 문명사의 아이콘, 바로 고대 그리스인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현대의 역사적 관점에서 재조명하고, 그들의 모험과 도전정신을 통해 현실적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하였다. 저자는 미노스왕과 페르세우스, 테세우스, 오이디푸스와 같이 친근한 영웅들의 스토리에 주목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그리스인의 거침없는 모험과 도전, 갈등과 사랑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아 내었다. 몇 천년 전에 그들이 했던 고뇌와 성찰은 불안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해 주고 있다.
저자 구본형은 오랜 시간동안 그리스 영웅들에 대한 자료와 기록을 탐독하며, 현대인의 시각으로 그들의 색다른 점을 찾아내고자 하였다. 그 결과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그리스 영웅들의 의지에서 ‘변화’와 ‘발전’의 동력을 발견하였고, 이것이 바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현실에 안주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그리스의 영웅들이 그토록 치열하게 싸워 맞섰던 것은, 주어진 운명에 도전하고 변신을 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끊임없는 자기 반성과 성찰, 그리고 모험을 시도했던 의지는 우리가 배우고 익혀야 할 최고의 지혜이다. 지금의 상황을 바꾸고 싶다면, 고뇌하고 모험하라! 지속적으로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만이 지금의 어려움을 슬기롭게 개척해 나갈 수 있다.
저자 구본형
구본형의 명함에는 ‘변화경영 전문가’라고 적혀 있다. 마흔여섯 살에 직장에서 나와 스스로의 정체성이 필요할 때 그를 지탱하게 해준, 스스로 명명한 직업의 이름이다. 오십 대 중반을 맞아 그는 ‘변화경영 사상가’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불렀다. 말 그대로 기술적 전문인에서 변화에 대한 철학과 생각을 일상에 녹여내는 사상가로 진화하고자 한 것이다. 이후의 모습에 대해서 그는 이렇게 적었다. “가능할지 모르지만 나는 ‘변화경영 시인’이라는 이름으로 죽고 싶다. 시는 젊음의 그 반짝임과 도약이 필요한 것이므로 아마도 그 빛나는 활공과 창조성을 따라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시처럼 살 수는 있을 것이다. 시처럼 아름답게 살 수는 있지 않겠는가. 자연과 더 많이 어울리고, 젊은이들과 더 많이 웃고 떠들고, 소유하되 집착이 없는 자유로운 행보가 가능할 것이다.” 구본형은 1954년 1월 충남 공주에서 태어났다. 서강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역사학과 경영학을 전공하였고,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한국IBM에서 근무하며 경영혁신의 기획과 실무를 총괄했다. IBM 본사의 말콤 볼드리지 국제 평가관으로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조직의 경영혁신과 성과를 컨설팅했다. 2000년 3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선언하며 회사를 떠난 그는 1인 기업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를 세웠고, 2005년부터 연구원을 선발하고 꿈벗들과 동행하며 ‘나’답게 살아가려는 이들을 도왔다. 100여 명의 제자들과 함께 공부하고, 함께 여행했다. 변화를 꿈꾸는 이들의 내면에 잠든 열정과 비전의 불꽃을 점화시켜 삶이 아름다워지도록 도왔다. 인문학과 경영학의 다양한 접점을 통해 시대의 화두를 발견했고, 변화와 성장을 고민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즐겼다. 수년간 신화와 영웅담을 탐독하며 우리 내면의 변화 가능성을 재발견하는 연구에 몰두했다. “모두가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하지만 정작 스스로 변하겠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라고 말한 톨스토이의 말을 빌려 변화의 시작은 자기혁명이어야 함을 강조했다. 삶의 모든 것들로부터 ...
구본형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대표(사진)가 2013년 4월 13일 오후 폐암으로 별세했다. 향년 59세.
1954년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서강대 사학과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고인은 1998년 첫 저서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출간해 인기를 얻으면서 자기계발서 열풍을 일으켰다. 2000년 20년간 근무한 한국IBM을 떠나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를 설립하고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한 콘텐츠로 직장인 대상 강연과 저술에 집중해 왔다.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사람에게서 구하라’ ‘구본형의 그리스인 이야기’ 등 20여 권의 저서를 남겼다.
프롤로그
- 고대 그리스인처럼 모험하라
1부 신화가 된 인간
미케네| 모험의 시작
프로메테우스: 최고신 제우스에 맞서다
아르고스의 페르세우스: 그리스 최고의 모험을 시작하다
메두사: 적을 패퇴시키는 전사의 얼굴
카시오페이아와 안드로메다: 어머니의 오만은 딸의 재앙이 되고
티린스의 페르세우스: 신탁은 이루어지고 영웅은 별이 되다
Tip 제우스
Tip 신화 속의 기괴한 괴물들
크레타| 탐욕의 끝
크레타인: 그리스 최초의 문명을 건설하다
미노스 왕: 탐욕이 재앙으로 이어지다
아리아드네: 모든 젊음은 미망의 미로에서 이 실을 결코 놓쳐서는 안 되니
다이달로스: ‘왜’는 생각하지 않고 ‘어떻게’에만 몰두한 장인
Tip 신화 속의 기억해야 할 동물들
Tip 3대 마녀들
Tip 디오니소스
아테네| 문명이 꽃피다
테세우스: 아테네가 가장 사랑한 사나이
메데이아: 자식을 죽여서 남편에게 복수하다
파이드라와 히폴리토스: 사랑이 증오가 되어 죽음을 낳다
아스클레피오스: 필멸의 인간을 되살리고 대신 죽다
Tip 아폴론
Tip 아테나
테베| 가장 비참하고 장엄한 자의 탄생
테베의 오이디푸스: 스핑크스를 죽인 현인
이오카스테: 운명의 실타래가 그녀의 목을 조르고
콜로노스의 오이디푸스: 마침내 운명과 화해하고 스스로 구원받다
안티고네: 비극과 함께한 불멸의 여인
크레온: 백성 위에 군림하는 법의 집행인
2부 트로이 전쟁, 겨루는 자들의 함성
아테네→트로이| 출항
헬레네: 모든 것을 침묵시키는 아름다움을 가졌으니
아가멤논: 딸을 제물로 바친 아버지
Tip 헤라
Tip 신화 속의 예언자들
트로이| 격돌
아킬레우스: 영웅이여, 분노하라
파리스: 그의 선택이 트로이를 멸망시키다
헥토르와 안드로마케: 최고의 훈남과 사랑스러운 여인
Tip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수들
Tip 헤파이스토스
3부 혹독한 귀환
아테네| 운명의 굴레
클리타임네스트라: 수많은 저주를 술잔에 채우다
엘렉트라: 불행에 불행을 더하는 여인
오레스테스: 무죄를 선언했으나, 양심은 위로받지 못하고
이피게네이아: 마침내 저주를 축복으로
Tip 아르테미스
트로이→이타카| 승리한 자의 고난
트로이의 오디세우스: 가장 그리스적인 그리스인
칼립소: 사랑은 방랑자의 족쇄가 되어
나우시카: “내 이야기를 들어다오, 흰 팔의 공주여”
폴리페모스: ‘아무도 아닌’ 자에게 하나밖에 없는 눈알을 빼앗기다
키르케: 오디세우스를 사랑한 여신 같은 마녀
그리스의 영웅들: 저승에서 다시 만나다
헬리오스의 오디세우스: 부하를 모두 잃고 홀로 살아남다
페넬로페이아: 마침내 그녀에게 돌아갔지만
Tip 포세이돈
Tip 헤르메스
Tip 하데스
트로이→ 로마| 위대한 로마의 탄생
트로이의 아이네이아스: 위대한 제국의 시조
헤카베와 폴릭세네: 불굴의 트로이 여인들
트로이의 유민들: 패배한 자들은 새 땅을 찾아 나서고
여왕 디도: “배신자여, 그대는 말 한마디 없이 나를 떠나는가?”
시빌라: 황금 가지를 들고 하데스의 나라로
라비니움의 아이네이아스: 로마의 기초를 세우다
레아 실비아: 그녀의 꿈에서 제국은 시작되었다.
Tip 아프로디테
Tip 아레스
Tip 그리스와 로마 주요 신들의 대조표
에필로그
- 키가 자라 머리가 별에 닿았네
1
풍요로운 대지가 하늘을 낳고, 그 하늘을 지아비로 하여 둘의 사랑으로 세상의 만물이 생겨났다. 그리스인들에게 천지창조의 신화는 없다. 신이 우주를 만든 것이 아니라 우주가 신을 만들었다. 삼라만상이 모두 의인화된 크고 작은 신들이 되었다.
기괴한 신들이 서로 뒤엉켜 싸우던 원시의 시대를 지나 천신 크로노스의 여섯 번째 아들 제우스가 어머니와 형제자매들의 도움으로 아비를 쫒아내고 하늘의 패권을 장악했다. 세상은 새로운 신들에 의해 질서가 부여되었다.
2
수많은 그리스 영웅들의 행적 속에서 페르세우스처럼 한 여인(안드로메다)과 로맨스를 만들어 오직 한 사람과 일생을 살아간 영웅은 매우 드물다. 트로이의 용장이며 세기의 훈남인 헥토르 만이 그에 비견될 수 있다. 테세우스는 타고난 바람둥이였고, 이아손은 사랑의 배신자였고, 헤라클레스는 만나는 여인마다 아이를 갖게 했고, 아킬레우스는 이여자 저 여자, 오디세우스도 달려드는 여인을 피하지 않았다.
3
그리스인들이 만든 최고의 신 제우스는 끊임없이 여인들과 사람에 빠지고 아내에게 부정을 거짓말로 무마하는 신으로 묘사된다. 최고의 위엄을 갖춘 신이 왜 그런 우스깡스러운 행동을 하게 된 것일까?
어떤 지배신이 이미 있는 도시에 그리스인들이 들어가 영향력이 커지면 제우스 숭배도 함께 퍼지면서 원래의 토속신과 하나로 융화된다. 그러면 토속신의 아내 역시 제우스에게 양도된다. 이 과정이 바로 제우스의 끝없는 외도 행각으로 묘사되었다는 것이다.
4
장인의 대명사인 다이달로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생각이 모자라는 사람이었다.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은 자기 작품의 주인이 아니다. 장차 주인이 될 사람의 주문에 따를 뿐이다. 그러므로 기술자들은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오직 "어떻게?"라는 질문에만 몰두한다.
오래전부터 기술자들은 기술이 윤리적으로 중성이라고 생각했다. 최초로 핵을 이용한 대량살상무기가 만들어질 때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로버트 오펜하이머는 이렇게 말했다. "무언가 매력적인 기술이 눈에 띄면 우리는 일단 거기에 달려들어 일을 벌인다. 그 기술이 성공한 다음에야 그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를 따져본다. 원자폭탄도 이렇게 만들어졌다."
스티브 잡스가 죽었다. 그 역시 시장이 원하는 물건을 만들어냈다. 마치 판도라가 금단의 상자를 열어 모든 죄악을 이 세상에 뿌리듯이 그도 스마트폰을 만들어 세상에 뿌림으로써 '생각없음'을 인류에게 선물했다. 사람들은 이것과 함께 일어나고 이것과 함께 잠이 든다. 지하철에서 책 보는 사람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스마트폰이 차지했다. 생각이 사라지고 정보가 주가 되면서 오락과 채팅이 그 자리를 대신해ㅛ다. 사람들과의 연결은 혁명적으로 증진되었으니 앞에 마주 앉은 사람을 버려두고 스마트폰으로 보면서 서로를 모독한다.
사람들은 몰입을 잊어버렸다. 또한 사람들은 기억하려하지 않는다. 그저 이 작은 기계에 물어본다. 한 번 갔던 길을 다시 찾을 수 없고, 노래 가사를 기억하지 못함으로써 詩를 잊었다. 결국 메모리를 잊어버렸다. 기억하지 않음으로써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생각하지 않는 죄'가 전염병처럼 범람하게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 아이히만은 많은 유대인 등을 죽였지만 그는 특별한 악인도 악마도 아니었다. 그저 평범하기 이를데없는 이웃집 아저씨였을 뿐이다. '악의 평범성', 그 원천은 바로 '생각하지 않는 죄'에서 온다. 시키는 일을 그저 따르는 자들,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 지 기억하지도 생각하지도 않는다.
다이달로스 역시 전형적인 장인이었다. 오직 주문받은 것을 가장 잘 만들어내는 기예의 1인자가 되고 싶었을 뿐이다. 그가 아테나 신의 저주를 받아 평생 떠돌아다니는 벌을 받게 된 것도 바로 이런 '왜라고 묻지 않는, 생각 없음이 만들어낸 죄' 때문이었다.
<격노한 메데이아> 외젠 들라크루아 (1826년)
5
델포이는 땅의 배꼽인 옴파로스가 놓여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제우스가 세상의 남쪽과 북쪽의 끝에서 각각 독수리를 날려 보냈는데, 델포이에서 서로 만났기 때문에 이곳을 '세상의 배꼽'으로 불렀다. 원래 이곳은 척박한 땅이었다. 코레타스라는 양치기가 델포이 신전 자리를 지나다가 어떤 향기에 취해 황홀경에 빠졌기 때문에 이 궁벽한 장소가 처음 알려지게 되었다. 이를 신탁으로 여겨 여러 신들을 모신 신전들을 여기에 세웠으나 최종적으로 아폴론 신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6
헤겔, '미네르바의 부엉이'
부엉이는 지혜의 여신 아테나를 상징하는 神鳥다. 아테나는 로마 신화 속의 미네르바다. 부엉이 역시 지혜를 상징한다.
부엉이는 원래 레스보스 섬의 왕 에포페우스의 딸인 닉티메테였다. 아버지와 통정하고 근친상간의 수치심 때문에 숲으로 들어가 숨어버렸다. 아테나가 그녀를 불쌍히 여겨 부엉이로 변신하게 해주었다. 그래서 부엉이는 낮이 끝나고 어둠이 깔려 부끄러움이 보이지 않을 때 활동하기 시작한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라는 말은 헤겔이《법철학》서문에서 한 말. 즉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서야 그 첫 날개를 편다"라는 말에 의해 유명해졌다.
철학은 늘 너무 늦게 도착한다. 철학은 세계의 사상인 이성(절대정신)이 그 형성과정을 끝내고 난 뒤에야 비로소 철학의 시간 속에 나타난다. (.......) 철학이 회색에 회색을 덧칠할 때 삶은 이미 늙어버린 모습이 되어 있다. 젊음을 다시 찾지 못하고 단지 인식될 뿐이다.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저물어서야 그 첫 날개를 편다.
철학은 지혜에 대한 사랑이다. 그러나 헤겔에게 철학은 앞날을 예측하게 하는 새벽의 학문이 아니다. 이미 이루어진 역사적 조건 아래서 비로소 그 뜻이 분명해지는 저녁의 학문이다. 자유는 모든 것과 거리를 두는 것이며 진리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사물을 파악하는 사유다. 국가의 권위나 종교적 도그마에 얽매인 사유로는 진리에 접근할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 규정된 사유는 자유로운 사유가 아니기 때문에 진리가 아니다. 진리란 무지와 몽매와 왜곡과 편견에서 인간을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지혜는 우리를 묶어두는 역사적 조건이 사라진 다음에야 찾아온다. 철학은 이미 일어난 일을 해석하여 지혜를 얻는 것이므로 발걸음이 늦을 수밖에 없다.
마르크스, '갈리아의 수탉'
마르크스가 헤겔을 비판하기 위해 내놓은 맞불 개념인데, 수탉은 아침에 울어 세상을 깨운다. 철학은 새벽의 학문이라는 것이다. 현실적이고 실제적인 것들에 앞서 그것들을 선도하는 역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늘 현실이 지나간 다음에 따라오는 늙은이의 지혜가 아니라 실천과 행동에 의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상을 해석만 해왔다. 중요한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철학자의 사명은 현실을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바꾸는 것이다.
외젠 에르테스트 알마쉐 /<테베에서 추방당하는 오이디푸스와 안티고네> (184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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