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18. 20:31ㆍ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2017. 12. 26
우리가 알지 못했던 《허생》의 진면목을 밝힌다!
연암 박지원을 실학자이자 북학파의 영수로 바라보며 《열하일기》에 수록된 고전소설 《허생》을 통해 시대착오적인 북벌론과 화이론을 비판하고, 실학·북학·상업·무역 등을 지지했다는 분석이나 조선 후기 사회가 스스로 자본주의적 근대로 나아갔다는 ‘내재적 발전론’의 단초를 찾는 학자들이 있다. 이들의 말처럼 《허생》은 정말 실학과 상업주의를 주장한 작품, 자본주의의 맹아를 담은 작품일까?
다른 학자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색다른 주제를 연구하고, 학계의 정설과는 다른 주장을 선보이기로 유명한 강명관 교수는 『허생의 섬, 연암의 아나키즘』에서 《허생》이 실학과 상업주의, 자본주의적 근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파격적인 답을 내놓는다. 실제로 연암은 《북학의》 서문 등에서 특별히 상업을 장려하자는 주장이 아닌, 물화의 유통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수준의 주장을 했고, 연암의 아들 박종채가 쓴 《과정록》에 따르면 연암은 상인을 ‘천한 직업’이라고 이야기했다.
저자는 이처럼 텍스트 안팎에서 다양한 근거들을 찾아내어 《허생》에서 상업주의를 찾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하며 실학파·북학파를 지우고 동시대의 콘텍스트 속에서 진짜 허생을 읽어내고자 한다. 18세기 조선의 현실, 연암의 방대한 사유, 《열하일기》 집필 배경 등을 조망하며 《허생》의 진정한 의미는 《허생》이 실린 《옥갑야화》의 맥락 속에서 오롯이 드러나기에 《옥갑야화》전체를 강독하고 그 내용을 자세히 살폈다.
저자 강명관
- 저서(총 26권)
- 부산대학교 한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한문학을 현대의 텍스트로 생생히 살려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 그는 1958년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으며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성균관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그는 "조선후기 서울의 도시적 분위기에서 활동했던 여항인들의 역사적 실체와 그들의 문학을 검토하여 조선 후기 한문학의 연구 지평을 넓힌 역저(『조선후기 여항문학 연구』―문화일보)". "풍속사, 사회사, 음악사, 미술사를 포괄하는 방대한 지적 편력을 담아 내고 있다. 정작 문학 텍스트 자체에 논의를 거의 할애하지 않았는데도, 논의 전개 과정에서 그 시대와 함께 문학 텍스트의 의미가 생생하게 떠오르는 것은 참으로 흥미롭다(『조선시대 문학예술의 생성공간』―한양대 정민)." 등의 호평을 받았다.광범한 지적 편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풍속사 읽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문학을 쉽게 풀이한 저서들을 다양하게 출간하였다. 또한 그는 조선 시대에 지식이 어떤 의도를 갖고, 어떤 방식으로 생산되어 유통되는가, 그리고 그것은 인간의 머릿속에 어떻게 설치되어 인간의 사유와 행위를 결정하는가, 그리하여 어떤 인간형이 탄생하는가 하는 문제에 대해 공부 중이다. 최근작 『열녀의 탄생』과 연계하여, 조선 시대 남성-양반이 그들의 에토스를 만들기 위해 어떤 지식을 가지고 스스로를 의식화했던가, 그리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남성다움, 양반다움으로 남성-양반은 여성, 백성들과 구별 짓고, 우월한 지배자가 될 수 있었던 면면을 연구할 계획이다.저서로는 『조선후기 여항문학 연구』『조선시대 문학예술의 생성공간』,『조선사람들 혜원의 그림 밖으로 걸어나오다』,『조선의 뒷골목 풍경』,『근대 계몽기 시가 자료집』,『안쪽과 바깥쪽』,『공안파와 조선후기 한문학』,『농압잡지평석』,『국문학과 민족 그리고 근대』,『열녀의 탄생』, 『시비是非를 던지다』,『조선시대 책과 지식의 역사』등이 있다.
머리말
들어가는 말 〈허생〉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남한이든 북한이든 <허생>은 '실학'과 '상업'이라는 두 가지 전제 아래 해독되고 있다. 곧 엄격한 명분론인 성리학에서 연장된 북벌론과 화이론을 비판했고, 士族체제가 상업을 천시하는데 반해 상업 무역을 옹호했다는 것, 또 토지를 수탈당한 농민의 처지에 공감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궁극적 해결책으로 제시된 무인도에서의 새로운 사회설계에 대한 평가는 예외 없이 부정적이다. 그것은 궁극적으로 어디까지나 꿈이요 현실도피이며, 결과적으로 권위에 대한 저항이 매우 소극적 태도에 그치는 것으로 평가절하했다.
1장 연암의 연행과 《열하일기》 그리고 〈옥갑야화〉
2장 〈옥갑야화〉 서두의 6화 ― 화폐에 선행하는 가치들
3장 〈허생〉 앞부분 ― 허생의 섬, 연암의 아나키즘
4장 〈허생〉 뒷부분 ― 현실로 돌아오다
5장 〈후지〉 1 ― 조계원을 통해 거듭 북벌을 비판하다
6장 〈후지〉 2 ― 이야기 출처 은폐를 위한 또 다른 책략
7장 〈차수평어〉 ― 박제가의 〈허생〉 비평
8장 조선 후기 지식인이 꿈꾼 각기 다른 세상
나가는 말 지금-이곳과 허생의 섬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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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순수한 농민만이 아니라 체제에 순응하지 않는 자들이 스며드는 곳이기도 하였다. ‘호남 연해의 섬은 군역을 피하려는 사나운 백성이 몰려드는 숲으로, 역적에 연좌된 자식들이 섞여 사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섬은 국가권력의 촉수를 벗어나려는 사람들, 혹은 국가권력을 거슬렀던 사람들의 집합처가 되고 있었다. 곧 섬은 탈주와 저항의 상징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여기서 群盜와 섬이 결합할 가능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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