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26. 21:14ㆍ책 · 펌글 · 자료/생활·환경·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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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는 바닷물고기부터 패류까지, 해산물의 유래와 생태는 물론 바다 생태계의 역동성과 그 앞에서 마주한 누군가의 생활과 추억까지, 우리 삶과 깊숙이 연결된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아보고자 했다. 맛은 알아도 정체는 묘연했던 해산물의 비밀이 한 꺼풀 벗겨지기를 바란다.
제주에서 쓰기 시작해 해운대에서 다듬고 군산에서 매듭짓다.
2017년 4월 황선도
2017. 7.1
- 저서(총 3권)
- 30년간 우리 바다를 누비며 바닷물고기를 연구해 온 토종 과학자이자 ‘물고기 박사’다. 해양학과 어류생태학을 전공했고, 고등어 자원생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년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일하며 일곱 번이나 이삿짐을 싸고 풀었다. 옮긴 곳마다 주변인이 되어 살았으나 그 덕에 지금은 어느 바닷가든지 고향으로 여긴다.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에서 우리 바다의 생태계 복원을 연구하며 언젠가 사라진 물고기들이 다시 돌아올 날을 고대하고 있다. 때로는 뱃멀미에 기절을 하고, 때로는 질척한 갯벌에서 고생 삼매경에 빠져도 다시 태어나면 여전히 ‘바다 사나이’가 되리라는 불길한 예감을 운명처럼 받아들이며 살고 있다. 그간 50여 편의 논문을 썼고 특히 2013년 펴낸 《멸치 머리엔 블랙박스가 있다》는 대한민국 바닷물고기에 대한 첫 보고서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황선도’라는 이름 석 자를 알렸 다. 그해 5월부터 2016년 1월까지 《한겨레신문》 환경생태 전문 웹진 물바람숲에 ‘생생 수산물 이야기’를 연재했으며, 현재는 《경향신문》에 ‘漁! 뼈대 있는 가문, 뼈대 없는 가문’을 연재하고 있다.
2017.04.25
여는 글_맛은 알아도 정체는 묘연했던 바닷속 생명들의 비밀
1. 무시받던 해산물이 돌아왔다!
해삼, 멍게, 개불 해삼, 멍게, 개불은 말한다, "우리도 주류이고 싶다."
남자는 해삼, 여자는 전복
돌기해삼부터 가시닻해삼까지 종류도 가지가지
미식가를 불러 모으는 맛
멍게를 우습게 보지 말라
바다향 물씬, 이 맛이 멍게지!
톡 터뜨려 먹는 재미, 미더덕
생긴 것으로 나를 판단하지는 말아줘
홍해삼과 청해삼은 단일 종?
1.3억 중국인의 해삼 사랑
해산물의 유구한 내력을 엿볼 수 있는 우리 옛 문헌
전복과 소라 조개의 '여왕' 전복 나가신다, 소라 나가신다
조개의 황제, 전복
세월을 무슨 수로 비껴갈까
전복과 그 형제들
바다 소리 들리는 소라
제주 해녀와 일본 해녀, 무엇이 다를까?
소라를 빼다 박았지만 소라는 아닐세
꽃멸과 원담 멸치 같은 멸치 아닌 '비양도 꽃멸'을 아시나요?
꽃멸이 멸치가 아니라고?
꽃멸은 비양도에만 살까?
멸치는 기다려 주지 않는다
제주에는 원담이 있다
해산물, 김치를 만나다
굴, 꼬막, 바지락 조개란 조개는 여기 다 모여라!
바다의 우유 굴은 사랑의 묘약
으뜸 별미, 서산 어리굴젓
남도 조개 삼형제 : 꼬막, 새꼬막, 피조개
시원한 국물 맛 책임지는 바지락
새가 변해 조개가 됐다는 설화의 새조개
비너스를 탄생시킨 가리비
패주가 주인인 키조개
조개의 여왕은 백합
무병잡수를 돕는 알약
피조개가 붉은 이유는?
그 많던 조개는 어디로? 새만금의 저주
도루묵 산란기 수백 마리 떼 지어 방정, 말짱 도루묵 될라
왠지 억울한 그 이름
강릉이 도루묵 알로 덮인 사연
거참, 기탁한지고!
2. 이토록 존재감 넘치는 물고기라니!
삼치와 방어 바다의 풍운아들, 그 치명적 질주 본능
7년생이면 1미터 길이에 7킬로그램이 넘는 대물
고등어와 참치의 중간쯤 방어
겨울 방어의 아성을 잇는 삼치 만나러 출발
10킬로그램짜리 큰 방어는 10여 명이 함께 먹어야 제맛
조선 사람이 먹기에는 아까운 삼치?
넌 누구냐? 방어와 부시리 구별법
옛 그림 속 낚시 현장
돔과 다금바리 제주 그 다금바리는 다금바리가 아니다
반짝거리는 붉은 비늘, 옥돔이라 하옵니다
지역마다 다른 자리돔의 미묘한 차이
우리나라에도 '니모'가 있다?
'돔' 자 항렬의 종손은 도미
그토록 먹고 싶었던 다금바리가 자바리라고?
'돔' 자 붙었다고 다 도미가 아니다
다랑어 내가 바로 금수저, 몸값 비싼 귀족이랍니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
바다의 귀족 '다랑어'
다랑어 중 으뜸, 참다랑어
눈다랑어, 황다랑어, 가다랑어, 날개다랑어
한 마리가 18억? 억 소리 나는 참치 전쟁
연어 다시 돌고 돌고, 그들만의 신비를 따라!
연어의 모천회귀
연어, 종류도 가지가지
연어에 관한 옛 기록
연어 치어의 인공생산과 방류 역사
연어의 영양 분석
은연어의 생활사
3. 느리지만 건강하게 '바다 한 그릇' 하실래요?
위도와 홍합 내가 사랑한 섬, 그 질펀한 사연들
사연 많은 섬, 위도에 무슨 일이?
마을 이름 '금' 자의 비밀
섬 속의 도솔천, 내원암
사라진 조기 떼를 부르는 디뱃놀이
비나이다, 비나이다 풍어와 안전을 비나이다
위도의 자랑, 홍합
바다에서 건진 문인석이 인신 공양의 증거?
마안도 해중림 바다에 숲을 만들자, 생명을 심자
해중림 조성사업
바다에 해조류를 심자
똑똑한 생태관광은 정말 어려울까?
슬로피시 느림과 기다림의 이로움, 슬로피시를 아시나요?
공장식 어업에 대한 대안
청색혁명이 시작된다
우리나라의 슬로피시
스키다시는 '붙이다'라는 뜻의 '스케루'에서 온 것이라 추측되는데, 우리말로 '곁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해삼의 실질적 성장기인 12월에서부터 4월까지(8~10도 수온에서 식욕이 가장 왕성) 제일 실하며 약효가 좋고, 동지 전후가 제일 맛있는 시기다.
개불 - 페니스 피쉬
전복 - 이어 쉘
소라 - 터번 쉘
멸치는 봄부터 늦가을까지 外海에서 어미가 부성란(물에 뜨는 성질의 물고기 알)을 산란하고, 그 어린 것이 연안으로 들어와 자라다가 어느 정도 성장하면 다시 外海로 나간다.
꽃멸은 봄에서 초여름에(5~8월) 어미가 연안으로 들어와 침성란을 산란하여 겨울이 오기전 5cm정도 자라면 외양으로 떠나는데, 다 자라면 11cm이고 수명은 1~2년 정도다. 꽃멸(샛줄멸)은 멸칫과가 아니라 청어과에 속해 분류학상 다른 위치에 있다.
김치 젓갈
1) 북쪽은 기온이 낮아 소금 간이 약하고 양념도 담백하다. 반면 남쪽은 기온이 높아 오랫동안 김치를 보관하기 위해 소금 간이 세고 양념 또한 빨갛고 칼칼하다. 그래서 북한 김치는 싱겁고 남한김치는 맵고 짜다.
2) 서해안은 새우젓과 조기젓을 많이 쓰는 반면, 남해안에서는 멸치젓과 참조기를 갈아 만든 조기젓을 주로 쓴다.
서해에 접한 군산 ,서산 등은 새우젓과 황석어젓, 까나리액젓 등을 많이 썼다.
3) 옹진군에서는 섞박지에 갈치와 밴댕이젓을 함께 넣어 김장한다. 새우가 많이 나는 강화도에서는 새우젓 뿐 아니라 밴댕이젓을 함께 넣어 섞박지를 한다.
4) 울진지역에서는 바닷물에 배추를 절여 대구, 임연수어 등 울진에서 잡히는 싱싱한 생선을 양념과 함께 버무렸는데, 후포에서는 특별한 김장비법으로 꽁치젓을 사용하기도 했다. 속초, 강릉의 강원도 지역에서는 오징어를 비롯한 싱싱한 해산물로 김치를 담갔다.(가자미식해, 북어배추김치, 명태 아가미로 만든 서거리깍두기, 오징어 김치, 대구깍두기 등). 부산 기장지역은 대멸치를 통째로 김치에 넣어 숙성시켰다.
5) 제주는 기후가 따뜻해 배추가 밭에서 월동하므로 굳이 젓갈을 사용해 저장 음식을 만들 필요가 없었다. 그래서 제주는 양념을 적게 쓰는 대신 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재료로 김치를 담갔다. 최근에 개발돤 대표적인 김치가 전복김치다.
굴
"대개 석화의 쓰임은 회가 최고이고, 무치는 것이 다음이고, 젓갈로 만드는 것이 그 다음이고, 죽을 만드는 것이 또 그 다음이고, 전을 만드는 것이 그 다음이고, 국으로 만드는 것이 제일 못하다." (조선 정조 때 이옥, 《백운필》,석화 편)
"어리굴젓의 원료로는 알이 발달하지 않은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바위에 붙은 자연굴인 석화가 가장 좋다. 서산 어리굴젓이 유명한 이유는 바위에서 자라다가 갯벌로 떨어져 크게 자라지 못한 알굴로 담그기 때문이다." (허균,《도문대작》)
※ '어리'는 '덜된, 모자란'이라는 뜻의 '얼'에서 나온 말이다. 짜지 않게 간을 하는 것을 '얼간'이라고 하며, 얼간으로 담근 젓을 '어리젓', 그렇게 담근 김치를 '얼간이김치'라고 한다.
도루묵
도루묵은 강원도와 함경도, 경상북도의 동해바다에서 잡히는 물고기다. 그런데 선조는 도루묵을 먹을 수 있는 곳으로 피난 간 적이 없다. 한양을 떠나 평양을 거쳐 의주로 갔으니 피난길에서 도루묵을 먹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난리 통에 생물을 동해에서 잡아 진상했을 가능성도 크지 않다. 고려와 조선시대의 어느 왕도 동해안으로 피난 간 왕은 한 명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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