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반응이 좋은디? 하나 더 그려볼까?

2016. 8. 12. 20:39내 그림/(유화 소재)

 

 

 

 

 

 

▲ 란드룩 마을의 옥수수 밭과 안나푸르나 (2016).  송성영

 

 

 

 

 

 

 

 

 

 

 

 

 

 

 

 

 

 

 

내가 자연을 사랑하고 산을 좋아한다고, 인간은 도시를 떠나 살아야 된다고 입바르게 떠들어대고는 있지만, 과연 이곳에서 이곳 여자들의 삶의 수준과 똑같이 살아야 한다면, 이 고단한 삶을 견디어낼 힘이 내게 있을 지 의문이야. 그때 내 삶을 끌어가고, 일상의 팍팍함을 견디게 해주는 동력은 무엇이 될지, 내가 그것을 찾아낼 수 있을지조차 의심스러워.

 

 

 

우리는 어디로 갔다가 어디서 돌아왔느냐
자기의 꼬리를 물고 뱅뱅 돌았을 뿐이다
대낮보다 찬란한 태양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한다
태양보다 냉철한 뭇별들도 궤도를 이탈하지 못하므로
가는 곳만 가고 아는 것만 알 뿐이다
집도 절도 죽도 밥도 다 떨어져 빈 몸으로 돌아왔을 때 나는 보았다
단 한 번 궤도를 일탈함으로써 두 번 다시 궤도에 진입하지 못할 지라도
캄캄한 하늘에 획을 긋는 별, 그 똥, 짧지만, 그래도 획을 그을 수 있는,
포기한 자 그래서 이탈한 자가 문득 자유롭다는 것을.

김중식 ‘이탈한 자가 문득’

 

 

 

 

사진. 송성영 (2016년)

글. 김남희 (2004년인가 2006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