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常으로 돌아와서 ─

2015. 9. 1. 10:27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Arseny Yakshiyants - Sweet Moments Of Life

 

 

 

여행에서 돌아오자 마자 벌써 초상집 한 군데 다녀왔다네.

주말엔 포항 큰형님 혼사에 다녀와야 한다네.

막내딸인데, 많이 늦었지. 형님과 내가 일곱 살 터울이니, 조카애가 사십 가까이 됐을 거네.

ktx가 포항도 간다더구만. 울산 맹키로 역驛이 시내에서 많이 떨어져 있는 모양인데,

기차 시간도 뜨문뜨문한데다, 돌아오는 기차편도 시간이 마뜩찮고,

하여, 버스로 가얄 거 같은데, 터미널이 집에서 완전 반대쪽이니, 에이 ─

차를 가져가서 전 날 하루 묵고, 담날 속초까지 내뺄까?

포항 물회가 유명하다는데, 지난번에 못 먹어봤었거던.

 

 

그것보다도 당장 내일이 손주새끼 또봉이 백일이라네.

안 내려간다고 말은 해놨어도 좀 찝찝하구먼? 사돈네가 알아서 잘 할 터이지만.

내가 원래는 핑게삼아 크게 잔치 한판 벌릴 생각이었거든.

예고도 했었고, 나름 계획도 잡고 있었고‥‥, 여행 다녀와서 바로 준비해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꿰맨 실밥을 풀었다곤 해도 오너라 가너라 하긴 무리지.

추석에도 아들만 다녀가라고 했네.

 

 

할아버지 제사가 언제더라? 추석 열흘 전쯤 되지 않던가?

양구까지 벌초하러 가야 된다네. 

(덕곡리 다녀온지 한 달도 안되누만은.... (외숙모 돌아가셔서) )

산소가 몇 장 되지도 않으니 기껏 두 시간이면 해치울 일이지만,

그게 또 아니지. 의무도 의무거니와 서운키로 맘먹고 매번 만날 때마다 안주로 씹자고 뎀비면 어카냐?

“같은 할아버지 할머니 자손 아니냐고” 입바른 소리 했던 그놈 새퀴,

서너 달 전에 자살소동 벌이다가 지금 병신 되어서 누워있으니,

이젠 이러니 저러니 티짜 붙을 사람도 없긴 하다만.

 

작년에 형이 다녀왔으니, 올해는 내 차롄데.

아버지 계실 때는 아버지가 20만원씩 부쳐주셔서 금초 와라 마라 그런 소리가 없었거던.

암튼, 형이 신경 쓸 사람 아니니 내가 그걸 챙겼어야 했는데,

내 부모님 묘만 생각하다보니 깜빡하기도 했고, 또 소홀하기도 한 건 사실이지.

그럭저럭 넘어가지는 게 없구만.

하긴 대여섯 해 전 언젠가는 ‘모 심을 사람이 없으니 모 심으러 오라구’ 큰형수한테서 전화가 왔었다데.

양구 매형이 그 말을 전해듣곤 소리를 질렀다지. 제정신이냐구.  

 

 

봐바, 이게 일상이야. 세상살이가 이래.

“푸른 하늘 바라보자 구름을 보자~ 저 산 너머 하늘 아래 그 누가 사나~”

이딴 거 아니거든. 

난 그래도 이렇게 도서관 다니며 책이라도 보고, 여행도 뻔찔나게 다니잖아.

책도 안 읽고 여행도 안 다니는 사람들은 뭔 재미로 산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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