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 13. 14:09ㆍ책 · 펌글 · 자료/예술.여행.문화...
“몸은 강과 바다에 있으면서도 마음은 여전히 조정에 가 있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생명을 중시하십시요. 생명을 중시하면 명리는 경시됩니다.” (重生則輕利)
“하지만 제 자신을 자제할 수 없으니 어쩌면 좋습니까?”
“자제할 수 없다면 욕망대로 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정신만은 해를 입지 않을 것 아닙니까.
자제하지 못하면서 또 욕망대로 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일은 이중 손상을 입는 일입니다.
자고로 이중 손상을 입고도 장수한 사람은 아직 없었습니다.”
(조용헌의 중국철학사 인용글)
제가 태어난 곳이 강원도 인제라고 했잖습니까. 제 부모님도 마찬가지죠. 6. 25 휴전 되고 나서 남한땅이 된 것이지 그 이전에는 북한 땅이었습니다. 국군과 인민군이 서로 진격과 후퇴를 반복하면서 주인이 수시로 바뀌었지요. 국군이 올라오면 국군에게 죽고, 국군이 후퇴하면 내려온 인민군에게 죽고, 그래서 ‘톱질전쟁’이라고 하였답니다. 누군가가 ‘저 놈이 적군에게 밥해줬다’는 식으로 찔러박아서 죽는 거잖아요. 그래서 꼬투리 잡히지 않으려고 숨어 지내고, 이웃과도 아예 말을 안하고 지냈답니다. 그 트라우마가 엄청 큰가봅니다. 아버지가 후방(後方)인 대전으로 이사 나오신 것에는 그런 연유도 있었습니다. 원수지고 살지 말라는 얘기를 아버지한테 수없이 듣고 컸습니다. 오죽하면 가훈을 참을 ‘인(忍)’으로 하셨을까요. 그러면서 정감록이랑 십승지(十勝地) 얘기도 여러번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귓등으로 흘려듣기만 했는데, 오늘 책을 보다 보니 ‘십승지’에 대한 말이 나오는군요. 앞으론 고택(古宅)을 탐방하는 길에 십승지도 둘러봐야겠습니다. 거리를 보니까 별거 아니군요. 아버질 모시고 다녔으면 무척 좋아하셨을텐데, 진즉에 내가 왜 그 생각을 못했었는지…….
십승지(十勝地)
1. 풍기 수리바위 금계 동쪽 골짜기, 소백산 두 물 사이에 있다.
2. 화산(안동) 소라국 옛터 청양현에 있는데, 봉화 동쪽 마을을 지나서 들어간다.
3. 보은 속리산 증항 일대로, 난을 만나면 만에 하나 다치는 일은 없다.
4. 남원의 운봉 행촌.
5. 예천 금당실. 이 땅에는 兵禍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나 이곳에 왕의 수레가 닥치면 그렇지 않다.
6. 공주 유구천과 마곡천 사이. 둘레가 200리나 되는데 피난할 만하다.
7. 영월 정동(연하리). 난을 피해 종적을 감출 만하다. 그러나 승려가 먼저 들어가면 그렇지 않다.
8. 무주 무풍산 북쪽 동방상동. 이 일대는 어느 곳을 막론하고 피난할 만하다.
9. 전북 부안 호암 밑이 가장 기이하다.
10. 합천 가야산 만수동. 그 둘레가 200리나 된다. 오래도록 몸을 보전할 수 있다.
동북쪽으로는 정선현 상원산 계룡봉 역시 난을 피할 만한 곳이다.
첫째, 정신적으로 오랜동안 토속신앙의 성지였던 곳이다.
둘째, 경제적으로 식량을 자급자족할 만한 농토가 있고 약초도 캘 수 있어야 했다.
셋째, 전략적으로 험준하고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고, 다른 십승지와 연결이 되어야 했다.
- 최어중 <현장풍수> 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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