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2. 14. 09:56ㆍ책 · 펌글 · 자료/정치·경제·사회·인류·
대한민국 모든 시민들을 위한 탈핵 교과서『한국탈핵』. 탈핵운동에 몸 바치고 있는 탈핵 전문가, 활동가인 김익중 교수가 행했던 강의 기록을 정리하여 엮은 것이다. 학술적이고 어려운 내용보다는 핵발전소에 관한 전체적인 관점을 정리할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후쿠시마 핵사고, 핵사고의 확률, 한국의 위험 정도, 방사능의 건강영향 등 원자력 관련 이슈를 모아 다루고 있으며 누구라도 이해하기 쉽도록 강의 되어 있다.
저자 : 김익중
1960년 생으로 서울대학교에서 의학과 미생물학을 공부했다. 동국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던 중 2009년 경주환경운동연합을 통하여 반핵운동에 입문하였다. 경주에 있는 중저준위 방폐장에서 방사능이 모두 누출될 것으로 판단하고 지역에서 방폐장 공사 중지 운동을 해오다, 2011년 후쿠시마 핵사고를 계기로 전반적인 반핵운동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다.
2010년에는 경주핵안전연대를 조직하였고, 2011년에는 새로 출범한 탈핵에너지 교수모임의 집행위원장, 반핵의사회 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탈원전 선언을 하자 선거본부에서 탈핵에너지전환정책을 만드는 데 참여하기도 하였다. 현재는 국회의 추천을 받아 원자력안전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의 사고 확률을 0퍼센트로 낮추는 방법은 탈핵뿐이라고 판단하는 그는 한국도 탈핵이 가능하며, 세계적 추세를 따르는 것이 그 길이라고 역설한다.
제1장 후쿠시마 핵사고
제2장 핵사고의 원인
제3장 원자력은 사양산업이다
제4장 핵발전과 재생가능발전의 경제성
제5장 방사능과 건강
제6장 기준치가 무엇인가?
제7장 한국인의 피폭 경로
제8장 영원한 숙제, 핵폐기물
제9장 경주 중저준위방폐장
제10장 핵재처리
제11장 핵발전의 대안
부록1 저선량 전리방사선의 건강 위험
― 일반인을 위한 공개 요약본
부록2 일본산 수산물 수입량 및 방사능 측정 결과 공문
― 정보공개청구 회신
P168~
가압형 경수로의 경우 핵연료가 원자로에 한번 정착되면 약 4년반 동안 핵반응을 일으키고 이때 발생하는 열로 물을 끓인다. 이렇게 물을 끓여 발생한 수증기로 터빈을 돌리는 것이 핵발전의 원리이다. 1년반 만에 원자로 내의 핵연료 중 3분의 1을 교체하게 되는데, 핵연료 입장에서는 한번 원자로에 들어가면 4년반 후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핵반응을 끝내고 원자로 밖으로 나온 핵연료는 아직도 핵반응을 안전히 멈춘 것이 아니라서 여전히 엄청난 양의 열을 내뿜는다. 따라서 이를 '사용후 핵연료 저장수조'라고 불리는 물통에 집어넣어 찬물로 순환시켜 식혀야하는데 그 기간이 최소 10년 이상, 길게는 수십 년이 걸린다.
이렇게 다 식힌 고준위핵폐기물은 10만년 이상 100만년까지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데, 문제는 우리 인간이 10만년 이상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기술을 갖고 있지 않다는 데 있다. 테러 공격이나 지하수 침입 등으로부터 안전해야 하는데 어느 나라고 이 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래서 세계 어느 나라도 고준위핵폐기장을 건설하지 못한 것이다. 현재 핀란드가 건설하고 있는데, 경기도만한 크기의 천연 암반 지역에 500~1000미터의 굴을 파고 그 속에 고준위핵폐기장을 건설하고 있다. 그러나 이 핵폐기장도 10만년 이상 버텨줄지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한다.
설사 이 기술이 확보된다고 가정하더라도 다른 문제가 남는다. 지금부터 10만 년 전이면 호모사피엔스가 아프리카에 출현한 시기인 구석기 시대가 시작하는 시기쯤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인류의 시간보다도 더 긴 세월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하는 위험한 쓰레기를 생산한다는 것이 도덕적으로 온당한 일일까? 고준뤼핵폐기장을 건설했다고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예산이 들고 관리를 해야할 터인데, 그 비용을 천 년이나 만 년 후의 후손들에게 전가하는 것이 온당한 일일까?
세계 최초의 핵폐기장을 건설하는 핀란드에서는 세계의 저명한 언어학자들과 심리학자들이 모여서 일만 년 후의 인류에게 "이곳은 고준위핵폐기물을 저장한 곳이니 건드리지 말라"는 표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논의 한다고 한다. 일만 년 후의 인간 언어를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그린으로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그려서 10만 년 동안 지워지지 않게 표시할 것인가를 두고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건설하고 있는 경주 방폐장의 안전성 검사를 한 결과, 가장 중요한 내용은 암반이 부실하다는 것이다. 암반의 단단한 정도에 따라 5등급으로 분류하는데, 경주 방폐장 부지는 가장 아랫 단계인 5등급이라는 사실이 확인 된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지하수가 하루에 5000톤 정도 나온다는 사실이다. 또 이 지하수는 유속이 하루에 7.7미터로 10분 거리의 문무왕릉 해수로 침투하고 있다는 사실도 보고되었다. 이유도 밝히지 않고 공사기간을 한번 더 연장하여 2014년 6월 30일까지 완공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완공된 후에는 높이 50미터의 거대한 원통 모양의 지하공간(사일로) 여섯 개에 10만 드럼의 중저준위방폐물이 저장될 것이다. 그러나 막대한 양의 지하수는 건설동굴과 운영동굴을 포함한 사일로 주변으로 흐를 것이다. 10년 정도 지나게 되면 사일로의 외부는 물길이 만들어질 것이고, 사일로는 결국 물에 들러싸이게 될 것이다. 말하자면 수중방폐장이나 다름 없는 것이다. 과연 이런 상태에서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유출되지 않고 300년을 버틸 수 있을까?
콘크리트에 균열이 발생하는 날이면 주변에 있던 막대한 양의 지하수가 사일로 내부로 들어올 것이고, 그러면 내부에 보관 중인 10만 드럼의 노란 통 안에도 물이 들어갈 것이다. 드럼통 안의 방사성 물질은 당연히 드럼통 밖으로 이동할 것이고 사일로 내부는 방사능으로 오염된 지하수로 꽉 차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오염된 지하수는 다시 새나와서 동해안으로 빠져나갈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 또 한가지 중요한 점은 이런 일이 발생해도 손을 쓸 방도가 없다는 것이다. 아니,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손쓸 계획조차 갖고 있지 않다. 사일로는 쇄석과 콘크리트로 뒤채움을 한 상태일텐데, 10만 개의 드럼통을 다시 꺼낸다는 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드럼통을 꺼낼 수도 없을 뿐더러 보수공사도 할 수가 없으며, 균열이 생기는지도 확인할 길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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