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이긴 사람들

2014. 1. 14. 11:00책 · 펌글 · 자료/정치·경제·사회·인류·

 

 

권력을 이긴 사람들

 

 

 

노암 촘스키와 함께 '실천적 지식인', '미국의 양심'을 대표하는 하워드 진의 새로운 에세이 모음집『권력을 이긴 사람들』. 2007년 4월 발간한 "A Power Governments Cannot Suppress(San Francisco:City Lights Books, 2007)"을 우리말로 옮겼다.  잡지에 기고한 칼럼과 다른 작가들이 책에 부친 서문이나 후기, 새로 쓴 에세이들을 모아 엮었다. 미국 건국초기 역사적 사건들과 독립선언서, 남북전쟁, 1,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2000년 대통령 선거와 9ㆍ11사건 등에 이르는 내용을 다룬다.  《권력을 이긴 사람들》은 차별과 억압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의 역사를 복원하고 그것을 이겨낸 평범한 사람들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워드 진은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행동들이 하나의 밑바탕이 되어 세계를 바꿀 수 있는 힘이 된다고 말한다.  인간의 역사가 경쟁과 잔혹의 역사만이 아니라 공감과 희생, 용기, 친절의 역사이기도 한 사실을 자신의 목숨까지 바치며 온몸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를 통해 어두운 시대를 헤쳐 나갈 희망이 있고 역사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라크전쟁과 그에 대한 저항운동 등 최신 이슈에 대한 논평들을 담았고,‘한국의 독자들에게’를 통해 하워드 진이 한국 독자들에게 직접 전하는 연대의 메시지도 담았다.

 

 

 

 

하워드 진

 

 

노암 촘스키와 함께 '실천적 지식인'의 표상으로 일컬어지는 하워드 진은 대학교수, 사회운동가, 역사학자, 정치학자로서 누구보다 열정적인 삶을 살아왔다. 1922년 뉴욕의 빈민가인 브루클린, 유태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조선소 노동자로 떠돌다 2차 세계대전 때 폭격기를 타면서 전쟁의 참화를 몸소 겪게 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컬럼비아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고 스펠먼 대학에서 처음 교수직을 얻었다. 그 뒤 보스턴 대학에 자리를 잡았으며, 유럽의 파리 대학과 볼로냐 대학에 방문교수로 가 있기도 했다. '역사는 아래로부터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일관된 자세로 저술과 강연, 행동에 임하면서 20여 권의 저서를 엮어냈으며, 그 대부분의 저서들이 10여 개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곳곳에서 읽히고 있다. 2010년 1월 27일 별세할때까지 보스턴 대학의 명예교수를 지냈다.

 

 

 


1. 역사가 창조적이려면
2. 궁극적 배반
3. 시애틀, 가능한 것들의 섬광
4. 누구를 위한 정부인가?
5. 금지된 단어, 계급
6. 제2차 세계대전, 좋은 전쟁?
7. 히로시마의 교훈
8. 기념되지 않는 영웅들
9. 타이타닉호 선상에서 테니스를
10.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사람을 죽이기
11. 9‧11의 이중 공포
12. 아프가니스탄의 진실
13. 평화주의와 전쟁
14. 학살된 사람들을 기억하라
15. 홀로코스트를 존중하는 방법
16. 누구를 위한 애국주의인가?
17.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현재성
18. 오만한 국가주의
19. 지노 스트라다의 꿈
20. 법과 정의의 차이
21. 전시(戰時)의 시민적 자유
22. 저항하는 군인들
23. 이라크전쟁의 임박한 종말
24. 진짜 적은 전쟁이다
25. 정부는 거짓말한다
26. 장기전
27. 평화를 위한 잠입
28. 거룩한 무법자, 필립 베리건
29. 미시시피 자유의 여름
30. 유진 뎁스의 사회주의
31. 저항문학
32. 영화와 역사
33. 불법인 인간은 없다
34. 사코와 반제티
35. 불확실성에 대한 낙관

 

 

 

 

 

2

 

미국 민중들 역시 배반당했다. 냉전이 종결된 탓에 '공산주의의 위험'을 빌미삼아 세금에서 수조 원씩 군사비 예산으로 도둑질해가는 것이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게 됐는데도 불구하고, 국부에 대한 도둑질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이 몰락했으니 이제 모든 이의 번영을 위한 '평화배당금'이 있으리라던 기대를 일소한 채, 정부는 또 다른 악의 축과 전쟁을 해야 한다면서 계속 세금을 도둑질해가고 있다.

 

젊은이들은 독립선언서의 성대한 단어들에 속아서 '건국의 아버지'들을 위해 혁명군에 참여하게 됐다. 그러나 장교들은 호화스럽게 지내고 상인들은 전쟁으로 이익을 챙길 동안, 이 젊은이들은 누더기를 입고 군화도 신지 못할 만큼 자신들이 혹사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수천 명이 반란을 일으켰고, 그들 중 상당수는 조지 워싱턴 장군의 명령으로 처형당했다.

 

 

3

 

한국에서 3백만 명이 죽은 일은 북한의 공격성 때문이라는 말로 정당화되고, 동남아시아에서 수백만이 사망한 일은 공산당의 위협 때문이라는 말로 정당화되고, 1965년 도미니카 공화국 침공은 미국시민 보호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고, 중안나메리카 독재정부의 암살단을 지원한 일은 공산화를 방지한다는 말로 정당화되고, 그라나다 침공은 미국 의대생을 구출한다는 말로 정덩화되고, 파나마 침공은 마약 거래를 막기 위해서라는 말로 정덩화되고, 제1차 걸프전쟁은 쿠웨이트를 해방시킨다는 말로 정당화 되고, 세르비아 공습은 인종청소를 중지시킨다는 말로 정당화된다.

또 다른 전쟁이 생길 여지는 끊이지 않고 있으며, 그것을 정당화시킬 이유들도 끊임없이 공급된다. 

 

 

16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죽어가고 있는 미군들은 자신들의 국가를 위해 죽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정부를 위해 죽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체니, 부시, 럼스펠드를 위해 죽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석유 카르텔의 탐욕을 위해, 미 제국의 팽창을 위해, 대통령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죽어가고 있다.

 

 

8

 

우리가 존경하고 본받을 수 있는 역사적 인물이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왜 자신이 속한 계급의 이익, 노예 소유주, 상인, 땅주투기꾼의 이익을 보호할 정부를 세우는 용도로 헌법을 이용했던 쉰다섯 명의 부유한 백인을 모델로 삼아야 한단 말인가? 인디언들과의 평화를 원했던 박애주의자 윌리엄 펜을 기억하지 않는가?  독립혁명 전 영국이 치르는 전쟁을 지원하는 세금의 납부를 거부하고 노예제를 반대했던 존 울먼은 어떤가? 왜 노예소유쥬이자 인디언 학살자인 앤드류 잭슨의 경우처럼, 우리 역사 교과서에서 보편화된 영웅 숭배를 따라야 하는가? 인디언 학살에 저항했던 체로키족 추장이나 세미놀족의 지도자 오세올라는 어떤가?

노예소유주, 인디언 학살자, 군국주의자를 우리 역사책 속 영웅으로 만들엇던 것과 동일한 잘못된 가치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효력을 발휘한다. 대통령도, 군대의 지휘관도, 월스트리트의 마법사도 아니지만 불의와 전쟁에 저항하는 정신을 살리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수많은 영웅적인 사람들이 있다. 더 평등하고, 더 정의롭고, 평화를 사랑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신념으로 행동했던 개인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기념되지 않고,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다. 역사로부터 완전히 멀어지거나 침울해지지 않으려면 이들을 기억하고, 현재 알려지지 않은 이들을 찾는 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