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

2013. 3. 3. 18:37詩.

 

 

 

 

 

 

 

내 얼굴이 한 폭 낯선 풍경화로 보이기

시작한 이후, 나는 主語를 잃고 헤매이는

가지 잘린 늙은 나무가 되었다.

 

-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 빈 집

 

 

 

 

내가 아직 한번도 가본 적이 없다는 이유 하나로

나는 그의 세계에 침을 뱉고

그가 이미 추방되어버린 곳이라는 이유 하나로

나는 나의 세계를 보호하며

단 한걸음도

그의 틈입을 용서할 수 없다.

 

- 늙은 사람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 질투는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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