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24. 08:41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얼갈이 배추 심었당! 나흘짼가 닷새짼가인데 벌써 싹 나온 거 보이쟈?
씨를 확 뿌렸응께 무지무지 많이 나올거당!
크는 거 봐서 잘된다 싶으면, 베란다도 넓겠다 저런 화분 100개는 놔야징.
상추도 심고, 아욱도 심고, 해서,
내가 수요시장에 갖고 나가서 팔 거당!
요즘 친구들도 보니, 밭뙤기 하나씩들 샀더랑. 농사라곤 쥐뿔도 모르는 것들이. ㅋㅋ
난 그래도 봄에 검정 비닐 덮어서 구멍 뚫어 옥수수도 심어봤고,
감자 고구마, 고추 ·호박 ·오이 ·가지, 무우 배추 김장도 심어봤고,
마당에 검은 채광막 펼쳐놓고 고추도 말려봤고, 참깨도 털어봤고, 도리깨로 콩도 털어봤고,
배나무에 종이봉지도 씌워봤고…,
백氏 아저씨가 와서 로타리 쳐주면 밭두덕도 만들고 고랑도 쳐 봤당.
이번 대둔산 자락에 사놓은 밭에, 친구들은 진짜로 들어가서 집 짓고 살 모양인데,
집 짓고 나면 농사나 짓겠징. 지어본 솜씨들이라 곧잘 지을 거야.
그러면 나는 뒤늦게 들어가서 그 옆에다 암자 하나 허룸하게 짓고서는,
텡텡 떼구르르르르르… 시주 받아야징. ㅋㅋㅋ
말이 좋아 귀농이지 어디 '귀농(歸農)'이 쉽냐?
결심으로 될 일이 아니더라.
진짜로 노동을 즐기는 사람이래야 가능한 일이겠더라.
얼마전「인간극장」에 귀농한 젊은 부부가 나왔었는데,
남편이 시멘트 못 하나 박을 줄 모르고, 전구다마 하나도 제 손으로 갈아보지 않은 사람이더군.
그런 사람이 시골집 일이며 농사일 돌아가는 일머리를 아나.
남편 믿고 온 마누라만 죽어나는 거지 머. 에휴, 딱해서 못 보겠더라.
그이들은 귀농이 아니라 도농(逃農)처럼 보이더라.
농사 져서 돈 버는 사람도 있긴 한데, 그런 사람들은 선수고. (속으루야 골병이 들건 어쩌건)
나도 아버지한테 수십번도 더 말했어. "아부지, 사먹는게 열 배는 싸요!"
답 안나오는 거야 아버지 어머니도 잘 아시지…, 그렇다고 땅을 놀릴 수는 없으니….
근데 옆집 사람한테 줬더니 톡톡하게 잘 부쳐먹더라.
친인척이나 형제간은 물론이거니와 설사 부자지간이라 할지라도,
뭘 싸주면 꼭 제값 치루고 와야겠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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