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히말라야서 각료회의」를 보며 『6도의 악몽』을 떠올리다.

2009. 12. 5. 10:52책 · 펌글 · 자료/예술.여행.문화...

 

 

 

네팔 정부는 4일 에베레스트산 인근 칼라파타르산 해발 5250m 지점에서 각료회의를 열었다. 7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막하는 유엔 기후변화회의를 앞두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히말라야 빙하 해빙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이벤트성 회의였다. 마다브 쿠마르 네팔 총리(중앙 테이블 가운데)를 비롯한 각료들이 지구

온난화의 악영향을 경고하는 결의안에 손을 들어 찬성하고 있다. [칼라파타르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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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래『6도의 악몽』이란 책을 보면 희망이 없슴을 알게 됩니다. 대책을 세우기에는 너무 늦었답니다.

잘하면 우리 세대에 영화장면 같은 장대한 지구의 종말을 볼 수 있게 되는 행운을 잡을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가난하고 힘없는 대륙과 나라의 사람들은, 지구의 환경에 아무런 죄지음도 없는데 먼저 죽어야 한다는 것이

좀 억울하긴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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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금수강산이 사막이 되고, 부산과 인천이 쓰나미로 초토화된다. 세계 시장에는 식료품이 사라져 전 인류가 굶주린다.
..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가?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지금처럼 계속 방치한다면 이번 세기 내에 지구는 지옥이 된다.
"마크 라이너스는 우리가 지금 당장 나서지 않으면 닥칠 수 있는 파멸의 그림을 섬뜩하게도 1도에서 6도까지 온도별로 그렸다.

이 책은 부디 다른 미래를 택하라는 열렬하고 힘찬 탄원이다." - 런던 데일리메일London Daily Mail

"세계가 점점 뜨거워지면 어떻게 될 것인지 말해주는 묵시록적 입문서. 읽다보면 정신이 번쩍 들면서 부끄러워진다. 과학적 배경이 탄탄한 책이지만, 지옥에 떨어질 자들이 벌 받는 모습을 생생하게 묘사한 중세의 그림 같기도 하다." -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

"여러분이 아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사라. 그들이 무지막지한 '6도 상승'과 그로 인한 대멸종을 멈추는 싸움에 동참한다면, 그들 자신의 목숨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 뉴스테이츠먼New Statesman

지구 곳곳의 온난화 현장을 취재한 과학저널리스트의 괴기소설 같은 시나리오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는 남태평양의 섬나라 투발루와, 황사 및 사막화로 보금자리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가는 중국의 마을, 영구동토가 녹아 길과 집이 무너지고 있는 알래스카 등을 답사한 뒤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피해를 낱낱이 보고한 책 『지구의 미래로 떠난 여행High Tide』을 펴낸 마크 라이너스. 그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폐허로 만들고 2007년의 홍수로 영국 옥스퍼드에 있는 자신의 집 주변마저 큰 피해를 입자, 이번 세기 안에 최악의 환경 대재앙이 닥칠 것을 경고하고 실현가능한 대책을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
라이너스는 과학자들이 미래의 지구온난화가 탄자니아의 옥수수 작황에서부터 알프스의 적설량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주로 복잡한 컴퓨터모델을 바탕으로―이미 수백 가지나 예측해 놓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러한 연구 성과가 단지 전문학술지에만 잠깐 소개된 뒤 이내 파묻힌다는 점에 경악하여, 그러한 자료들을 가장 많이 모아놓은 옥스퍼드 대학 레드클리프 과학도서관에서 자료 취합과 정보의 정리에 들어갔다.
작업 도중 라이너스는 일반대중이 지구온난화에 대한 학술적 정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구의 미래에 대한 온도별 안내 및 단계적 대응 방안'이라는 구성방식을 고안했다. 즉, 이 책의 2장에서 기온의 1도 상승과 관련된 지구온난화의 모든 영향을, 3장에서 2도 상승과 관련된 것들을, 4장에서는 3도 상승과 관련된 것들을 다루는 식이다. 그런 식으로 라이너스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6도 상승 단계까지 정리했다. 또한 전문적이면서 무미건조할 수도 있는 이 시나리오를 저널리스트의 능력을 발휘해 소설 혹은 다큐멘터리 영화처럼 구성했다. 이렇게 하여 『6도의 악몽』은 과학적 객관성과 냉정함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무시무시한 내용의 SF 같은 책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더욱 으스스한 점은 이 책에 소개된 내용의 일부, 즉 기온상승에 따른 도시주민의 사망률 증가나 캘리포니아의 산불 재앙 같은 사건들이 시나브로 현실화되어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마크 라이너스가 오바마 행정부에 기대하는 것

라이너스가 직접 쓴 이 책의 한국어판 머리말은 미국 대통령선거 직후에 작성되었다. 만일 존 매케인이 당선됨으로써 부시 체제가 승계될 판이었다면, 이 글은 곧 멸망할 인류를 위해 미리 작성된 조문弔文이 되었을 것이다. 물론 대선 공약으로 "2050년까지 80퍼센트"라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 목표를 내세운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기뻐할 일도 아니다. 인류 전체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오바마는 1인당 탄소배출량이 12톤에 달하는 나라(중국은 4톤, 인도는 1톤)의 국민들을 다독여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의회를 움직여 청정에너지 분야에 1,500억 달러를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오바마가 내세운 배출량 감축 목표치는 다른 나라들의 목표치보다 높은 수준이며, 생색내기용 지원책만 내놓던 부시 행정부에 비하면 엄청난 진전을 보인 것이라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반면 2008년 9월과 10월 금융부문의 부실 때문에 미국 정부가 2조 달러의 구제자금을 긴급 투입한 점도 자유시장체제의 수호와 대공황의 예방 차원만이 아닌 더욱 비판적 견지에서 볼 수 있다. 라이너스는 '전 세계 GDP의 2퍼센트 수준이자 모든 국가들의 국방비에 맞먹는' 그 돈이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강력한 국제규제와 결합되면 전 세계 경제주체들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으며, 또한 침체에 빠진 세계 경제를 구제하는 원천도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기에 "환경적 지속가능성이 없다면, 인류 경제의 장기적 생존도 도모할 수 없다"는 생각 하에 몇 조 달러를 투입하는 구제 방안을 만들고, 지금 즉시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무튼 지난 2007년 여름 영국 대홍수 직후의 절망적인 상황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모색하기 위해 이 책을 집필한 라이너스는, 그의 말대로 "어제와는 다른 세상"을 맞이했으며, 정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새로운 전망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오바마의 공약이 '선거용'으로 그칠지, 아니면 '미국 대통령의 결단에 의한 현실'이 될지에 대해서는 계속 지켜볼 일이다.

1도 상승 - 산과 들에서 재앙이 시작되다

미국 서부에 가뭄이 닥친다. 장기간 지속될 가뭄으로 소떼가 풀을 뜯고 옥수수가 자라는 기름진 농토 밑의 잠자던 모래층이 드러난다. 지하수를 활용하여 위기를 극복해보려 하지만, 이미 상당수의 지하수층이 농업용수 공급으로 인해 고갈된 상태다. 흙먼지와 모래가 휘날리는 강력한 폭풍 때문에 농장이며 길, 심지어 소도시 전체가 모래바람에 휩싸인다. 농부들은 농토와 거주지를 잃고, 식료품 가격은 폭등하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은 곧 다른 나라들에서도 벌어진다. 반면 남부와 동부에서는 강수량이 늘어난다. 이는 강한 비를 동반하면서 일정 기간 계속되는 계절풍인 몬순 때문이다. 하지만 서부의 이주민들을 이곳 주민들이 반겨주리라는 보장은 없다.
킬리만자로와 알프스 같은 높은 산들의 정상 부근에 있는 만년빙이 사라지고, 얼어붙은 흙과 바위가 녹으면서 산사태가 일어난다. 그 아래에서 빗물과 구름의 습기를 빨아들인 뒤 샘을 통해 뿜어내는 숲 또한 기온이 상승하고 강수량이 줄어들면서 산불로 없어지기 시작한다. 산 아래에 있는 마을의 사람들과 평원의 동물들은 이로 인해 타격을 받는다. 반면에 북아프리카는 몬순으로 비가 많아진다. 하지만 지구 전체가 더운 상황에서 이는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 또한 더위로 인해 이미 말라죽은 식물들을 가끔씩 퍼붓는 큰비가 말끔히 씻어버리면서 사막화가 더욱 심화된다.
작은 양서류와 설치류들은 가뭄과 고온에 적응하거나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데 실패하여 멸종한다. 고산우림지대 또한 절반으로 줄어들면서 수많은 희귀동식물들의 서식지도 사라진다. 하지만 이는 지구가 곧 잃게 될 생물다양성의 한 예에 불과하다.

2도 상승 - 한쪽은 목이 말라 죽고, 다른 쪽은 물에 빠져 죽고

중국 북부와 남부에 각각 대가뭄과 대홍수가 닥친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비를 동반한 여름 몬순이 북쪽으로 이동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이로써 중국의 농업은 타격을 받고, 급격한 경제성장과 지하수 과용으로 인한 물부족에 시달리는 베이징과 톈진의 상황은 더욱 악화된다. 중국 정부는 남부의 양쯔 강에서 수백만 톤의 물을 끌어다 북부의 도시들에 공급하는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그 동안 경제성장에 매진해 온 중국 정부는 새로운 과제인 "부족해진 식량으로 15억으로 늘어난 인구를 먹여 살리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대가뭄과 물부족, 대홍수 및 그에 따른 식량난은 결코 중국인들만 겪을 일은 아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서식지인 바다의 환경도 변화된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절반이 바다에 흡수되기 때문이다. 이는 화학적으로 약알칼리성을 띄는 바닷물을 산성으로 변화시키며, 이로 인해 석회질로 된 껍질을 갖는 생물들,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이 살 수 없게 된다. 이렇게 가장 중요한 1차 생산자의 생존이 불가능해지고 해양화학적 환경도 변화하면서 수많은 어패류들도 전멸한다. 이미 수온 상승으로 백화현상을 일으키며 죽어가는 산호 또한 산성화된 바닷물에 침식된다.
서늘하던 중위도권 지역마저 여름에는 혹독한 열파로 인해 도시에서는 이상고열이나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률이 증가하고, 시골 또한 산과 들이 바싹 말라 자연발생한 산불에 타들어 간다. 하지만 바다에 면한 지역들은 해수면 상승으로 가라앉는다.

3도 상승 - 지구온난화가 자가 발전하다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온실가스 양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온난화가 더욱 심화되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이로써 지구온난화는 나름대로 추진력을 얻게 되는데, 그 시발점은 아마존 우림지대가 거의 붕괴되는 시점일 것이다. 아마존 우림지대는 이미 소를 방목하고 콩을 재배하기 위한 불법 개간과 벌목 때문에 프랑스 국토만한 면적이 잠식당했다. 이런 상황에 아마존의 흙이 따뜻해지면서 활동이 왕성해진 세균이 죽은 식물들을 더욱 활발하게 분해하여 이산화탄소가 더 많이 발생한다. 또한 온도 상승으로 아마존 강의 수량이 줄어들고, 습한 환경에 적응돼 화재에 취약한 아마존의 식물들은 건조해진 대기 속에서 더욱 불이 붙기 쉬워진다. 이렇게 타버린 나무그루터기 아래 잿더미가 쌓이고 모래가 드러나면서 아마존에도 사막이 나타난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의 정글 또한 수분이 증발하면서, 수천 년에 걸쳐 식물이 쌓여 형성된 수백 미터의 이탄층이 바싹 말라버린다. 여기에 불이 붙으면서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이미 1997~98년에 일어난 인도네시아 정글 화재 때에 땅속 이탄이 타면서 20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 바 있다). 태평양 일대에서도 엘니뇨로 인해 가뭄이 심화되거나 지역에 따라 대홍수나 폭풍우가 닥친다. 지금은 '어쩌다' 일어나는 재난인 엘니뇨는 지구온난화가 심화되면서 항구적이고 강력해진다.
이렇듯 지구 전역에서 가뭄과 홍수가 연이어 일어나고, 해안지대는 침수되거나 이따금 강력해진 허리케인까지 닥치면서 세계의 식량생산에도 차질이 생긴다. 특히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주민 수십억 명이 가뭄과 기근으로 고통 받는다. 결국 굶어 죽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결코 그들을 반겨주지 않을" 극지대 주변지역을 향해 식량과 살곳을 찾아 '민족대이동'을 시작한다.

4도 상승 - 지구 전역에 피난민이 넘친다

대륙 땅덩이에 단단히 뿌리내려 천천히 녹고 있는 북극의 빙하와 달리, 상당 부분이 해수면 아래에 있어 취약한 남극의 빙하가 완전히 붕괴된다. 이로써 이미 침수되고 있는 해안 지역이 완전한 파멸을 선고받는다. 해안 지역사회의 붕괴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수많은 난민의 발생에 따라 여러 나라들이 불안해진다. 세계의 해안선도 지금과 비교할 때 완전히 달라질 것이며, 고지대가 있는 나라들만이 수몰을 면하고 군도群島의 나라가 되어 생존한다.
한국은 강수량이 4분의 1 정도 늘어나겠지만 육지 기온이 상승하여 땅이 건조해진다. 남유럽 상황은 더 심각해서 여름 강수량이 70퍼센트까지 떨어지고, 지중해 지역 모든 나라들의 열파가 1년에 65일까지 길어진다. 특히 프랑스와 스페인은 더운 날의 일수가 2~5배까지 늘어난다. 이들 지역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영국까지도 여름 기온이 섭씨 45도까지 상승한다. 러시아와 동유럽에서는 '동장군'이 옛말이 되고, 심지어 눈 구경도 힘들어진다. 대신 다음해 봄이 올 때까지 쌓여 있어야 할 눈이 비가 되어 흐르면서 겨울 홍수가 잦아지고, 그에 이어지는 물부족으로 봄여름 가뭄도 심해질 것이다.
시베리아, 알래스카, 캐나다 북부, 그리고 그린란드 남부의 영구동토가 녹으면서 새로운 위험이 생겨난다. 언땅 위에 건설된 도시들과 도로들이 붕괴되고, 겨우내 눈 밑에서 먹이를 구하는 들쥐나 나그네쥐들이 굶주리거나 이따금 닥쳐오는 한파에 얼어 죽으면서, 이를 잡아먹는 북극여우, 눈올빼미, 족제비, 도둑갈매기, 흰담비 등도 굶어 죽는다. 하지만 더 큰 위험은 영구동토 내부에서 잠자던 세균이 유기물 분해를 시작하면서 이산화탄소와 그보다 더 위험한 온실가스 메탄을 대량 발생시키는 것이다.

5도 상승 -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시작된다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모두 사라지고 정글 또한 불타 없어진 상태다.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에 면한 도시들은 모두 가라앉았고, 이제는 대륙 깊숙한 곳마저 침수되고 있다. 인류가 가뭄과 홍수라는 쌍둥이 재난에 쫓기는 와중에, 국제무역 시스템은 이미 소멸되었고 자본시장도 붕괴되면서 대공황이 일어난 상황이다. 점점 줄어드는 '거주가능지역'으로 피난민들이 몰려들지만, 거주가능지역에 속한 러시아나 캐나다 등이 몰려드는 피난민들을 거부하면서 결국 핵무기까지 동원된 전쟁이 시작된다.
반건조 지역 토양의 수분이 줄어들어 북아메리카의 사막과 사하라 및 칼라하리 같은 아프리카의 사막, 남아메리카 파타고니아의 사막, 호주의 사막 등 세계 주요 사막들이 영역을 확장하며, 고비 사막의 영역이 중국 북동부(만주) 지역으로 확장된다. 남?북반구 건조지역의 띠가 확대되면서 한국, 일본, 동남아시아, 중?남아메리카, 동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호주와 태평양의 섬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이로 인해 강수량은 줄어들고, 증발량은 늘어나(심할 경우 수분의 40퍼센트를 상실) 완연한 사막으로 변화한다.
이보다 더욱 심각한 위험은 바다 속에서 시작된다. 심해의 엄청난 추위와 압력으로 메탄가스와 물이 합성되면서 만들어진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해수면 밖으로 분출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산화탄소보다 20배 더 강력한 이 온실가스로 인해 지구가 금성처럼 뜨거운 행성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가운데,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빠져나간 바다 밑 대륙사면이 붕괴되어 바닷물이 요동치면서 거대한 파도를 동반한 쓰나미도 발생한다. 이런 상황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식량과 물을 확보하려는,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진다.

6도 상승 - 인류세 대멸종Anthropocene Mass Extinction.

수천만 년 동안 지속된 서늘한 기후에 적응해온 인류를 포함한 모든 동식물들이 지질학적인 면에서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극심한 지구온난화에 적응하는 데 실패하여 죽어간다. 해수면이 뜨거워져 아래의 찬물과 섞이지 않아 바닷물의 흐름이 끊기고 산소의 순환도 중단되면서, 끝까지 살아남은 해양생물들은 영양실조와 산소부족으로 멸종된다.
메탄하이드레이트의 대량 분출로 대기 중에 거대한 폭발성 구름이 형성되어, 그것이 폭발할 때마다 그 밑의 생물들이 전멸한다. 죽은 생물들의 사체가 썩으면서 유독한 황화수소도 발생한다. 이 황화수소는 폭발하고 남은 메탄과 결합하여 오존층을 파괴함으로써 지표면에 방사되는 자외선의 양이 크게 늘어난다. 또한 이 유독가스가 비와 섞이면서 산성비가 되어 지상에 뿌려진다. 이로 인해 땅 위에서 죽었거나 죽어가던 식물들이 완전히 쓸려가고, 깊은 땅굴 속으로 피해 살아남은 동물들마저 굶어 죽는다. 바야흐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진행된다. 이 모든 사태의 원인은 인간의 탐욕이 빚어낸 교란인 것이다.

지금이 바로 행동에 나설 때!

라이너스는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호소한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온도가 더욱 상승하여 아마존의 열대우림이 궤멸하고, 그에 따라 토양 속 미생물이 죽은 동식물을 분해하면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곧바로 4도 상승으로 넘어간다. 그 시점에서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 땅으로부터의 탄소와 메탄 배출이 가속화되어 5도 상승으로 넘어간다. 이로 인해 따뜻해진 바다로부터의 메탄하이드레이트 분출이 심화되어 곧바로 6도 상승의 상황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인류를 포함한 모든 생물의 대멸종이라는 파국을 막으려면 지구온난화가 3도 상승으로 넘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라이너스는 선진국과 후진국의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크게 차이가 나는 점(미국 12톤, 중국 4톤, 인도 1톤)에 착안하여 '축소수렴방식'을 제의한다. 즉,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치를 국제적으로 합의한 다음,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많은 부유한 나라들이 그렇지 않은 가난한 나라들에게 돈을 지불하여 사용되지 않는 배출권을 사들이는 것이다. 이러한 배출권 거래에 따른 수익은 가난한 나라들이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형태의 경제발전을 추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라이너스는 예측한다. 또한 개인 간에도 배출권 거래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제의한다(물론 부유한 사람들이 배출권을 매점하지 못하게끔 배급제를 병행해야 한다). 개인의 소비를 부추기는 내용의 TV프로그램과 광고도 규제해야 하며, 경제성장이나 과소비에 의한 자기과시보다 삶의 질을 강조하는 사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곧 고갈될 석유와 석유보다 더 심한 오염물질인 석탄을 대신할 탄소미배출 에너지의 도입과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아울러 우리 스스로가 지구온난화는 우리의 현실이며 그 누구도 예외 없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난 괜찮아", "난 해도 돼" 혹은 "누군가가 곧 해결해 주겠지"라는 식의 사고방식에서 우리 모두가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개개인은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환경 대재앙과 관련해 '힘없는 자'에 불과하다며 무력하게 앉아있어서는 안 된다. 이 사태에 대한 책임은 인류라면 아무도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행동을 위해 집단적으로 나서야만 우리 미래는 변할 수 있다.

 

 

 

이 책을 비전문가들에게 설명하면서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평균기온이 2도나 4도나 6도 올라갔음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사실을 점점 깨달았다. 밤과 낮 사이에 수은주가 15도씩이나 오르내리는 것을 생각하면 그런 변화는 아주 작게 느껴진다. 우리들 대부분에게 목요일이 수요일보다 6도 덥다는 것은 코트를 집에 두고 나오면 된다는 의미다. 그런 것은 매일 날씨의 변화일뿐이다. 하지만 지구 평균기온이 6도 올라간다는 것은 아예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23쪽)

2000년에 벌인 한 조사에서는 20개의 호수가 언제든지 터져 흐를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2도 상승의 세상에서는 그 수가 훨씬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이렇듯 산악빙하가 녹는 것은 서서히 악화되면서도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큰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가장 높은 봉우리들에서 빙하가 거의 다 사라지면, 인도 대륙의 수억 거주민들의 생존에 필수적인 물을 공급하는 큰 강으로 흘러들 물이 끊길 것이다. 그로 인한 물부족과 기근은, 다음 장에서도 소개하겠지만, 이 지역 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한 재난의 중심점은 인도나 네팔이나 방글라데시가 아니라 핵무장을 한 파키스탄이 될 것이다. (116쪽)

4도 상승의 세상에서는 해수면이 반 미터 이상 높아지면서 알렉산드리아의 긴 수명이 끝나갈 것이다. 지금도 도시의 상당 부분이 해수면보다 낮다. 이번 세기 후반에는 치명적인 침수가 시작될 것이다. 이 도시 대학의 과학자들이 했던 연구에 따르면, 2050년이면 해수면이 50센티미터 올라가 150만 명이 살던 곳을 떠나야 하며, 350억 달러의 피해가 날 것이라고 한다. 나일 강 삼각주 가운데 점점 더 넓은 지역이 바다에 잠기면, 로제타나 포트사이드 같은 도시의 시민 수백만 명도 집을 떠나게 될 것이다. (205쪽)

이런 사회적 역기능을 염두에 둔다면, 경제와 사회 전체의 효과적 방해를 무릅쓰고 개인이 기후변화에 맞서 뭔가를 하지 않는다고 탓하는 것은 부당하다. 가수 밥 딜런은 1963년 흑인 인권운동가 메드거 에버스를 쏴 죽인 남부 백인이 "그들 게임의 일개 졸(卒)일 뿐"이라고 노래했다. 우리 모두도 그렇다. 각자가 지구온난화라는 게임의 졸이다. 그러나 우리는 완전히 무력하지 않다. 완전히 책임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런 졸들을 움직이는 집단적인 손은 바로 우리 자신의 것이기 때문이다. (3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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