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2. 5. 12:19ㆍ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동양철학 에세이』 제2권은 1993년에 처음 출간되어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동양철학 에세이》의 후속편이다. 제1권에서 진시황이 통일을 이룰 때까지의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를 다루었다면, 제2권에서는 한나라의 통일 이데올로기를 만들었지만 우리에겐 낯선 이름인 동중서부터 현대 사회주의 중국을 건설한 모택동까지의 주요 사상을 찬찬히 소개한다. 가령, 저자는 공자가 지은 《춘추》와 공양학을 연구한 동중서의 업적과 하늘과 사람을 하나로 본 천인상관론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 비밀을 풀어나간다. ‘혜능’ 편에서는 인도에서 중국 땅으로 건너온 불교 철학을 함께 다루는가 하면, 북송오자들의 사상을 합쳐 성리학을 완성하여 유학의 방향을 새롭게 바꾼 주희의 이야기도 펼쳐낸다.
동중서 - 유가 독존 이천 년을 열다
죽림칠현 - 세상을 등진 영원한 자유인들
혜능 - 깃발을 흔드는 것은 네 마음이다
북송오자 - 성리학을 일궈낸 북송의 철인들
주희 - 동아시아 중세 보편적 세계관의 창시자
왕수인 - 만물의 이치를 가슴에 품은 격정의 사상가
황종희 - 필부에게도 천하흥망의 책임이 있다
담사동 - 변법을 위해 피를 뿌리는 사람이 되겠노라
모택동 - 중국의 영원한 붉은 별
위진남북조 시대는 철학적으로 노장사상에 바탕을 둔 현학이 탄생한 시기다. 그리고 다시 현학의 바탕 위에서 예술의 자각이 열림으로써 중국 미학의 기본틀이 만들어진 시기이기도 하다. 위진 시기의 미학은 인물 평가에서 시작하여 시, 산문, 글씨, 그림, 원예 등으로 넓혀갔다.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미학의 대표 명제인 왕필의 '득의망상(得意忘象)'이다. 득의 망상이란 '뜻을 얻으면 그 뜻을 전하기 위한 도구였던 상은 버린다'는 뜻이다. 이 같은 생각은 장자의 <外物>편에서 "뜻을 얻으면 말을 잊어라(得意忘言)에서 온 것이다. 왕필은 장자의 이런 생각을 "상을 얻으면 말을 잊어라(得象忘言)" · "뜻을 얻으면 상을 잊어라(得意忘象)" 로 발전시켰다.
왕필은 다시 "이미지란 뜻을 나타내며 말이란 이미지를 나타낸다. 이미지는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도구이며 언어는 이미지를 나타내기 위한 도구이다." 이렇게 언어 - 이미지 - 의미의 3단계 구도로 놓고, 언어가 남아 있다면 이미지를 얻은 것이 아니고, 이미지가 남아 있다면 뜻을 얻은 것이 아니라고 보았다. 사실 언어와 이미지는 인식의 도구일 뿐 인식의 목적이 아니다. 이러한 왕필의 이론은 후대 예술에 엄청난 영향을 주었다.
고개지는 처음으로 산수화에 대한 이론을 내놓았다. 전신사조(傳神寫照)는 '사람 내면의 정신을 그림으로 그려 비춘다'는 뜻이고, 이형사신(以形寫神)은 '구체적인 모양을 통해 작가의 내면 정신을 그려낸다'는 뜻이며,이형미도(以形媚道)는 '구체적인 형상을 통해서 도를 아름답게 꾸민다'는 뜻이다. 사혁은 기운생동을 말했다. 기운생동(氣韻生動)은 '내면에 있는 정신의 기가 살아 움직여 나오는 것'으로, 정신을 그려내는 최고의 경지를 설명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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