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케... (#1)

2014. 10. 6. 19:57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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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는 훌륭한 독서지침을 하나 알려준 것이다.

먼저 당신이 좋아하는 책을 읽고 그 책이 마음을 울리면 그 사람의 또 다른 책을 읽어라.

그리고 그 사람의 책을 모조리 읽은 다음에는 그 사람이 인용한 다른 사람들의 책을 읽어라.

- 이는 고전을 읽는 가장 훌륭한 독법일 것 같다.

 

 

미학적이고 비평적인 글을 되도록 읽지 마십시요.

그런 글들은 생기 없이 경직되어 돌처럼 딱딱하고 무의미한 편파적인 견해이거나 노회한 언어 유희일 뿐입니다.

예술작품은 끝없는 고독에서 나오는 것으로 비평으로는 도저히 다가갈 수 없습니다.

오직 사랑만이 예술작품을 이해하고 간직할 수 있으며 그 부당함에 대해 불평할 수 있는 것입니다.

모든 설명이나 서평이나 소개의 글은 무시하십시요. 당신 자신의 느낌이 옳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따르십시요.

설사 당신이 틀렸더라도 당신은 내적인 삶이 지닌 자연스러운 성장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다른 인식으로 이끌 것입니다.

그것은 깊은 내면에서 우러나와야 하며, 강요되거나 재촉당해서는 안됩니다.

모든 것은 만삭이 될 때까지 잉태되었다가 태어납니다.

모든 인상과 감정의 싹을 겸허한 마음과 인내심으로 새로운 명징성이 태어날 시간을 기다리십시요.

그것이 바로 예술적으로 살아가는 길입니다.

예술을 이해하거나 직접 창작할 때도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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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는 전혀 다른 분야의 거장인 로댕을 또 한 먕의 위대한 예술가로 꼽니다.

릴케는 로댕의 비서로서 한 집에 같이 살면서 러댕의 작업을 지켜봤다.

그는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고 남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의문 자체를 즐기라고 충고한다.

지금은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를 답에 집착하는 대신 계속 의문을 품고 있으면

먼 어느 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해답 안에 들어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릴케는 가까운 사람이 멀어져도 괴로워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의 세계가 넓어지면서 가깝다고 느꼈던 사람도 멀어진 것이니

자신의 정신적 성장을 기뻐하고 축하하라는 것이다.

이것이 릴케가 말하는 고독이었다.

누구와도 함께 갈 수 없는 자신만의 길에 들어서는 것,

그것이 바로 고독의 선물인 성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