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n Chan Buena Vista Social Club, 쿠바

2014. 6. 3. 21:19음악/연주곡 등

 

 

 

Chan Chan
Buena Vista Social Club,
쿠바
 

 

 
또 다른 음악 세계를 우리에게 선물해주고 떠난 쿠바의 전설 부에나 비스타 쇼셜 클럽
가장 좋아했던 꼼빠이 쎄군도의 나직한 저음의 목소리를 Chan Chan 속에서 들으며
아련한 그리움을 느껴봅니다.
- 트리스탄 -

 
 
그들은 이렇게 노래를 했습니다

슬프고 힘들지만 경쾌하게...
외롭고 고독했지만 서로를 보듬고 즐겁게...
그리고 마주 보는 눈가엔 고독한 영혼에의
애틋한 눈물이 맺히도록 그렇게...


 
 




 

1959년 카스트로가 주도한 쿠바 혁명은 이들의 삶을 송두리 채 바꿔 놓았다.
한순간에 퇴폐적인 제국주의의 잔재로 전락한 이들은 사랑하는 음악을 금지당한 채 뿔뿔이 흩어져
수십 년 동안  담배공장 노동자나 택시기사, 이발사, 구두닦이 등으로 연명할 수밖에 없었다.
밴드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은 바로 이런 쿠바 최고의 음악가들이 라이 쿠더의 음반 제작을 계기로 다시금 뭉쳐 만들어진 밴드로
영화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의 첫 장면은 이들의 복귀 후 첫 번째 무대였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연에서
오프닝 곡으로 (Chan Chan)을 부르는 모습이다.


(Chan Chan)은 그룹의 리더격인 꼼빠이 쎄군도가 자신이 어릴 때부터 들어왔던 시골 청년인 찬찬과
그의 애인 후안니까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쿠바 전통 민요의 내용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재해석하여 만든 곡으로
가사 내용을 보면 연인을 만나러 걸음을 재촉하는 사랑에 빠진 한 청년의 달뜬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독특한 리듬의 노래도 좋지만
무엇보다  40여년의 세월동안 그토록 사랑하던 음악을 금지당한 채 천부적인 재능을 썩히며 살아야 했던 늙은 거장들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실컷 풀어놓는 명연주를 담은 이 장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눈시울을 적시게 만들만큼 감동적이다.


음반과 영화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그래미 등 각종 챠트와 음반상을 휩쓸고
전 세계에서  공연 문의(한국에서도 98년 LG아트센터에서 공연을 가진 바 있다)가 줄을 이었건만
간만에 되찾은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영화와 행복은 그리 오래 가지 못한다.
복귀 당시 이미 멤버 대부분이 여든이 넘거나 가까운 나이였고
특히 이 곡의 작곡자이자 무대 중앙에서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부르던 꼼빠이 쎄군도는 이때 이미 아흔을 넘긴 나이였다.

2003년 리더 격인 꼼빠이 쎄군도(95세)와  피아노를 맡았던 루벤 곤잘레스(84세)의 사망을 시작으로
메인 보컬이었던 이브라임 페레르(2005년, 78세), 작곡과 보컬을 담당했던 삐오 레이바(2006년, 89세), 
베이시스트 올란도 로뻬즈(2009년, 76세), 기타리스트 마누엘 갈반 (2011년, 80세) 등이  차례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당시 멤버 중 아직까지 생존해 있는 사람은 유일한 여성 보컬이었던 오마라 뽀르뚜온도와
기타 즉흥 연주의 대가 엘리아데스 오초아 정도다.


불과 6일 동안 14곡 전부를 녹음했다고 하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들의 앨범을 듣고 있노라면
40년 넘게 녹슬지 않은 그들의 연주 실력과 예술혼에 잔잔한 감동이 일지만
한편으론  역사가 이들에게 강요한 잔인한 세월과 서글픈 운명이 떠올라 마음 한 구석이 아릿하다.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