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12. 19:28ㆍ책 · 펌글 · 자료/생활·환경·음식
백석 詩시에는 먹는(음식) 얘기가 꽤 나옵니다.
북한사람답게, 바닷가 사람답게, 미각에도 일가견이 있었나 봅니다.
백석은 연애도 잘하고.. 한마디로 놀 줄 아는……
동해여!
(전략 중략)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친구를 생각하기는
그대의 언제나 자랑하는 털게에 청포채를 무친 맛나는 안주 탓인데,
정말이지 그대도 잘 아는 함경도 함흥 만세교 다리 밑에
님이 오는 털게 맛에 해가우손이를 치고 사는 사람입네.
하기야 또 내가 친하기로야 가재미가 빠질겝네.
회국수에 들어 일미이고 식해에 들어 절미지.
하기야 또 버들개 봉구이가 좀 좋은가.
횃대 생선 된장지짐이는 어떻고.
명태골국, 해삼탕, 도미회, 은어젓이 다 그대 자랑감이지.
그리고 한 가지 그대나 나밖에 모를 것이지만
공미리는 아랫주둥이가 길고 꽁치는 윗주둥이가 길지.
이것은 크게 할 말 아니지만 산뜻한 청삿자리 위에서 전복회를 놓고
함소주 잔을 거듭하는 맛은 신선 아니면 모를 일이지.
이렇게 맥고모자를 쓰고 삐루를 마시고 전복에 해삼을 생각하면 또 생각나는 것이 있습네.
(후략)
- 백석,「동해」
명태창난젓과 거친 고추찌꺼기와 막칼질한 무를 비벼 익혔다니,
북관 음식 가재미식해와 '다대기' 맛을 떠올려 봅니다.
젓갈의 비리고 고리한 맛과, 고추의 맵고 얼큰한 맛과, 무의 달고 시원한 맛이 어우러져 푹- 익었겠습니다.
그게 '시큼한 배척한 퀴퀴한' 냄새에 '얼근한 비릿한 구릿한' 맛이라니,
또 그게 북쪽 끝 여진의 살내음이고 남쪽 끝 신라 백성의 향수라니,
한반도의 천년을 종(縱)하고 횡(橫)하는 시인의 미각 앞에 기꺼이 무릎은 꿇어집니다레~.
- 정끝별
아이씨, 침넘어가네.
나 취했노라 - 노리다께 가스오(則武三雄)에게 - 백석
나 취했노라
나 오래된 스코틀랜드의 술에 취했노라
나 슬픔에 취했노라
나 행복해진다는 생각에 또한 불행해진다는 생각에 취했노라
나 이 밤의 허무한 인생에 취했노라
이 시는 정말로 술 취해서 쓴 시가 확실합니다.
술 먹는 사람들은 지금 저 기분 잘 압니다. 대학생 정도의 젊을 때 얘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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