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2. 08:11ㆍ산행기 & 국내여행/여행정보 & 여행기 펌.
나라마다 유명한 관광루트가 있어서 전 세계의 여행객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남아공의 가든 루트, 호주의 그레이드 오션로드 등이 그것인데요, 독일에는 도로를 따라 고성 가도, 판타스틱 가도, 괴테 가도, 메르헨 가도, 에리카 가도 등이 뛰어난 테마 관광루트가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런 테마 여행루트가 많이 부족한데요, 동해안을 따라 가는 7번 국도 같은 관광루트가 개발하여 널리 알리게 되면 국내는 물론 다른 나라의 여행객들을 유치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봅니다.
로맨틱가도
로맨틱가도 주변 풍경
오늘은 독일의 여러 관광 가도 중에서 최근에 제가 다녀 온 '로맨틱가도'를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로맨틱가도' 하면 이름만으로는 연인과 같이 가면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낭만적이고 분위기 있는 길인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은 ‘로마로 가는 길’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로맨틱가도는 프랑크푸르트에서 남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곳에 있는 뷔르츠부르크에서 시작하여 알프스의 산기슭에 자리를 잡은 도시 퓌센이 종착지입니다. 약 350㎞에 이르는 이 가도를 계속가면 인스부르크를 지나 알프스를 넘어 로마에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이 길은 로마로 통하는 길이기도 하지만 정말 로맨틱한 길이기도 합니다. 이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푸른 초원에 뛰어 노는 말과 소들 그리고 유채꽃과 가깝게 보이는 알프스의 만년설이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고 낭만적이기 때문입니다.
뷔르츠부르크 시내
시작점인 뷔르츠부르크는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그 역사를 한꺼번에 볼 수 있는 곳이 레지던츠(Residenz)인데요, 남부독일에서 손꼽히는 바로크시대의 대표적인 건축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겉모습과는 달리 내부의 호화로운 장식이 여행객들을 압도하는데요, 이중 ‘황제의 방’과 ‘하얀방'에서에서는 매년 6월에 모차르트의 음악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샹들리에 불빛과 아름다운 정원의 달빛 아래서 열리는 음악제는 세계 일급 연주가들과 지휘자들의 참여로 명성이 높습니다. 이곳은 베르사이유 궁전을 모방하여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나폴레옹은 이곳을 보고 '가장 아름다운 주교의 주거지'라고 했다고 합니다.
레지던스
마리엔베르크 요새
레지던스에서 가까운 곳에는 마리엔베르크 요새가 있습니다. 3000년동안 뷔르츠부르크를 지켜온 이 성의 기원은 기원전 1000년경으로 역사가 올라갑니다. 기원전 1000년 경에 세워졌다가 1200년 경에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세워졌다고 하는데요, 뷔르츠부르크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도록 높은 언덕에 세워진 성은 튼튼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뷔르츠부르크는 주교의 도시, 와인의 도시이자 교육의 도시입니다. 오래된 역사가 있어 옛 중세의 숨결이 있고, 젊은이들이 있어 활기가 넘치면서도 교외에는 프랑켄와인으로 유명한 포도밭이 있습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백조의 성)
로맨틱 가도의 마지막 지역인 퓌센은 알프스를 넘어 로마로 갈 때 만나는 독일의 마지막 도시입니다.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장소는 유럽의 성 중 가장 아름답다는 노이슈반슈타인 성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처음으로 우리나라 유명관광지에서 본 것과 같은 차량과 인파를 보았는데요, 세계 각국에서 정말 많은 관광객이 모여 들었습니다. 바이에른 지방의 알프스와 숲, 호수들이 만들어내는 그림 같은 풍경 속에 자리를 잡은 이 성을 처음 보는 느낌은 마치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킵니다. 저는 현실이 아닌 상상 속의 성의 모습이라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그것은 주변 경치의 아름다움과 함께 가파른 산의 한 복판에 세워진 성이 모습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성은 월트디즈니의 모델로도 유명한데요, 이 성에서 영감을 얻어 월트디즈니를 설계했다고 합니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뒤면 전경
노이슈반슈타인 성 좌측 전경
노이슈반슈타인 성 우측 전경
이 성은 독일의 왕이었던 루드비히 2세가 세웠는데요, 그는 부왕의 성이었던 호엔슈방가우 성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는 건축과 음악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음악가 바그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그를 매우 좋아했고,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에서 기사가 백조를 타고 사라지는 장면을 보고 건너 편 산에 백조의 성을 짓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자신이 왕으로 취임하여 1869년에 짓기 시작해서 1896년에 완공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성을 건설하면서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었고 이 때문에 정적들에게 정신병자로 몰려 폐위되어 호수에 빠져 의문의 죽음을 맞이하였다고 합니다. 결국 그는 이 성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죽고 말았는데요, 독일의 역사를 바꾼 성이지만 오늘날에는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었습니다.
백조의 성과 마주보고 있는 아버지의 성인 호엔슈방가우성
이밖에도 로맨틱 가도에는 중세의 성들을 많이 품고 있습니다. 로텐부르크는 중세의 보석으로 일컬어지는 곳으로 마르크트 광장을 중심으로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많고 ‘인형과 장난감 박물관’, 독일 최대 규모의 테디베어 상점인 ‘테디랜드’ 등이 있습니다.
퓌센으로 가는 길
로맨틱가도는 기대보다는 많은 것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이곳을 방문하기 전에는 독일이라는 나라는 이태리, 프랑스, 영국 등에 비해서 볼거리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데요, 독일을 비롯하여 오스트리아, 스위스, 헝가리, 체코 등 독일어권 국가들은 신성로마제국시대의 번영기에 흔적과 뛰어난 풍경으로 서유럽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광객들을 사로잡습니다.
알프스의 만년설과 어우러진 오스트리아 전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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