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2. 4. 20:21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셋
외국 여행 뭘 보러 나갑니까?
그야 두 말할 것도 없이 이국적인 풍광· 풍물을 보러 나가는 것이겠지요.
또 역사에 대한 궁금증 풀이도 있을테고, 종교라거나, 문화라거나, 레포츠라거나, 음식이라거나, ...
그런데 관광을 가면 여행스케줄이 어떻게 되어 있습디까? 가이드가 어떤 곳으로 데려 갑디까?
울 아버지 어머닌 서양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릅니다.
아버지!,, ‘여기가 괴테네 집이요!, 저게 마르틴 루터 동상이요!, 여기서 베토벤이 월광 작곡했대요!’,
어머니!,, ‘여기가 모짤트 피가로 거시기 초연한 극장이래요!,’
허허허허허…… 우습지요?
울아버진 KBS 진품명품에 나오는 한국화나 민화 병풍밖에는 본 게 없으신 분이셨습니다만
바티칸 성당 천정화나 다비드 · 레핀 같은 이들의 대작이나 정교한 작품들을 한번 보셨다면
틀림없이 입이 딱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래졌을 것입니다.
“왔다메! 이걸 사람이 매달려 그렸단 말이여!”
음악이나 문학은 모르면 아예 까막이지만, 미술은 느낄 수가 있거든요. 당장 자기 눈으로 보잖아요.
그리고 간단한 사전 지식은 이동하는 버스 속에서도 갈쳐줄 수 있습니다.
헌데 문학이나 음악을 간단히 말 몇 마디로 알아듣게 설명해 줄 수가 있습니까?
문학을 음악을 뭘로다 어떻게 보여줍니까? 노래를 불러줍니까?…… 그렇지만 미술은 가능하죠.
외국 나가서 우리가 구경하는 자연경관이나 건축물, 공원, 박물관, 시가지, 등등등
따지고 보면 전부다 미술 · 미학의 범주에 드는 것들입니다.
저는 학교 때 미술시간에 뭘 배웠는지를 모르겠어요.
지금 제가 알고 있는 미술사 지식들도 학교서 배운 건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나라 중등과정에서의 미술 음악 같은 예능교육 이거 정말 문제 많죠.
누가 그럽디다. 스위스 루체른에서 택시를 잡아타고서 음악 축제장으로 가는 길을 물으니,
택시기사가 오케스트라에 대해 신나서 감상평을 줄줄 꿰는데 전문가인 자기보다도 나은 수준이더랍니다.
이런 걸 보면 서양사람들은 음악 미술을 아주 기본적인 소양으로 재밌게 잘 가르치가 봅니다.
그래선지 그들은 아름다운 걸 압니다. 귀한 줄도 알고 아낄 줄도 알아요.
스위스, 크로아티아,· 체코,, 파리, 로마, 페테르부르그, 딸린,, …… ,,
아름다운 중세도시들과 유럽의 박물관들은 1, 2차세계대전 속에서도 고스란히 살아남았습니다.
미학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죽기 살기의 전쟁 와중에서도 지성이 통한다는 거,, 참 저들이 부럽고 존경스럽습디다.
미학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같은 버스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똑같은 것을 보고, 똑같은 것을 먹고, 똑같은 곳에서 잠을 잔다해도
각자의 느낌과 성취는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
달라붙어서 미술 공부를 하란 얘기는 아니고요, 관심만 조금 있으면 됩니다.
관심을 자꾸 갖다보면 눈이 트입니다. 아니, 눈이 안틔여도 돼요.
미학에 대한 친근감만 있어도 여행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런 저런 내 얘기들 > 내 얘기.. 셋'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연아 잘하네 (0) | 2013.03.15 |
---|---|
예술의 전당 ((바티칸/미국 인상주의/고흐)) (0) | 2013.02.15 |
이건 뭔 계산이리야? (0) | 2013.01.29 |
눈 많이 와서 산행을 취소하다니? (0) | 2013.01.24 |
주말인데..... (0) | 2013.01.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