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2. 16. 06:52ㆍ책 · 펌글 · 자료/정치·경제·사회·인류·
글 / 경향신문 서의동 경제부차장
‘계급’(class)이란 주로 물질적·객관적 기반에 입각해 사회구성을 밝히는 개념이다.
‘계층’보다는 층간의 이동 가능성이 많지 않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용어다.
‘계급’은 한국전쟁 이후 금기어였다.
총력안보와 총화단결을 저해하고 적대감을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80년대 학술논문에는 ‘계급’이 들어갈 자리에 ‘계층’이 대신 쓰이기도 했다.
고도성장으로 사회이동이 활발해졌고, 중산층의 볼륨도 덩달아 커지던 90년대 중반까지
한국사회에서 ‘계급’은 시민권을 얻지 못했다.
세월이 흘러 2010년. 지난 10여년간 두차례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계급’은 우리 사회에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자가 급증하고 대기업에 밀린 동네 슈퍼들이 간판을 내리면서
계급과 신분을 지칭하는 말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이런 계급사회에서 ‘천민’들이 잘 살아보려면? 돈을 많이 벌면 되겠지만 ‘바늘구멍’이다.
결국은 내 계급이 뭔지 깨달은 뒤 같은 계급끼리 힘을 보태는 일이 정답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유럽과 선진국의 노동계급이 자신의 삶을 향상시켰다는 것을 역사는 기록해 왔다.
그러나 한국에선 제약들이 많다.
남북분단과 20년이 넘는 독재체제, 순치된 언론, 지지층과 따로 노는 정당구조 등이
‘천민’들로 하여금 다른 삶을 상상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임금을 깎고, 기업에 세제 혜택을 줘야 나라경제가 잘 되고 그러면 우리도 잘 살게 된다는 보수언론의 논리에 맞장구치고,
개발되면 제일 먼저 쫓겨날 텐데도 뉴타운 공약을 내건 후보를 찍는 ‘천민’들이 주변에 적지 않다.
누가 내 편인지 알고는 있으되 의사표시를 생략하는 이들도 많다. 찍는다고 별 수 있겠느냐는 열패감 탓이다.
이러다 보니 민주당이 어설프게 한나라당을 흉내내며 뉴타운을 들고 나오는 코미디가 전개된다.
‘한국 사회는 계급사회다’. 이렇게 뚜렷하게 선을 긋고 시작하자.
엉켜있던 실타래가 풀리듯 시야도 맑아질 것이다. 출발점도 확실해지고, 목표도 뚜렷해진다.
삶이 피곤하고 고달플수록 자신의 계급이 뭔지 생각해보자.
내 살림살이를 나아지게 해줄 집단이 누구인지, 쉽게 가려진다.
매일 아침 거리에서 마주치는 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싶다.
‘당신의 계급은 무엇입니까’
.
.
이 노래는 70년대 암울했던 시기에 宋아무개가 불렀던「鳥대가리」란 노래로 기억됩니다.
노래가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새는 노래하는 의미도 모르면서 자꾸만 노래를 한다'
'새는 날아가는 곳도 모르면서 자꾸만 날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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