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9. 18:06ㆍ내 그림/(유화 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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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고성군 거진읍 건봉사에서 무산 스님의 법구가 만장 행렬과 함께 다비식장으로 향하고 있다.
무산 스님은 지난 26일 신흥사에서 세수 87세, 승납 60세로 입적했다.
2018.5.30
강물도 없는 강물 흘러가게 해놓고
강물도 없는 강물 범람하게 해놓고
강물도 없는 강물에 떠내려가는 뗏목다리
신흥사 설법전에서 / 설악당 무산(雪嶽堂 霧山)
스님은 생전 자신의 장례를 용대리 마을장으로 치르라 했다.
내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은 나의 원수라는 표현까지 쓰며 당부했다.
평생의 공력을 들인 백담사 만해마을 용대리 마을장이면 충분하다는 얘기였다.
그만큼 스님은 소탈했다. 설법전에서나 평소 언행에 거침이 없었다.
무애(無碍) 도인, 격외 선사로 불린 이유다.
무산 스님 다비식 / 백성호
설악의 별, 무산 스님이 적멸로 걸어 들어갔다.
세속의 하루살이를 마친 무산 스님은
건봉사에서 다비식으로 세연을 회향했다.
불교정화운동 할복 6비구인 성준 스님에게 입실 건당한 후
바람 잘 날 없던 설악의 절집을 평정했던 무산 스님,
성자와 하루살이가 다르지 않고
천년과 하루가 다르지 않다는 경지를 읊조렸던 무산 스님은
입적조차 파격이었다.
주변을 살펴 정리하고 가솔에게 안부를 묻고
곡기를 끊은 후 때를 맞아 적멸로 걸어 들어갔다.
"천방지축 기고만장 허장성세로 살다 보니,
온몸에 털이 나고, 이마에 뿔이 돋는구나. 억!"
평범으로 비범을 가리고, 비범으로 평범을 드러낸 삶이었다
설악의 별, 적멸로 걸어 들다 / 서현욱
건봉사에 거행된 다비식의 대미는 한 유랑승의 무애춤이었다.
그 노승은 스님의 법구가 활활 타오르는 다비식장에서 춤을 추며
스님을 보냈다. 깊고 깊은 상실의 아픔이 베인 춤사위였다.
스님이 주석하는 설악산 신흥사나 백담사엔
선방 결제나 해제 때면 유랑승들이 몰려들었다.
종단에선 승려 체면을 손상시킨다고 객비를 못 주게 했다.
그러나 스님은 이들을 후하게 대접했다.
이를 상좌들이 제지하면 너희는 저들보다 뭐가 잘 났노.
저 사람들은 객비 몇 푼 얻으면 그만이지만
너희들은 그 돈 아껴 어디다 쓰노? 라고 호통을 치곤 했다.
오현스님의 진면목 /조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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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
夏
秋
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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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1
6 - 2
6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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