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모사를 해보니까 말이여,

2016. 5. 10. 21:05내 그림/내 유화 작품

 

 

 

그동안 휙휙 지나가며 봐왔던 것과는 좀 다르구만. 놓친 게 많어.

살바도르 달리, <기억의 영속성>이란 작품이 小品이었었구만.

가로 33cm 세로24cm. 딱, ↓ 요 사이즈여- 4호 캔버스.

축소 확대 계산 할 것 없이, 옮겨 그리기에 아주 편쿠만.

에드워드 호퍼의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은 스케치를 해놓았는데 유화로 그릴까 아크릴로 그릴까......

모딜리아니의 얼굴들을 한 캔버스에 넣어보고도 싶은데......

 

 

 

 

 

 

 

 

살바도르 달리, <기억의 영속성>-1931년, 캔버스에 유채, 24 * 33, 뉴욕 현대 미술관 소장

 

 

 

하루 24시간, 일 년 365일은 모두 시간에 의해 정해져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과거, 현재, 미래가 결정된다. 흐르는 시간을 눈으로 보여주는 것이 시계다. 분과 초 단위로 시간을 잴 수 있는 시계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도구다.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 활동할 때 필수품이기 때문이다. 시각을 알려주는 시계 자체의 본성에 대해 도전한 작품이 달리의 '기억의 영속성'이다. 텅 빈 해변 가까이에 있는 탁자에 금속 시계가 흘러내리고 있고 그 옆에는 뚜껑이 닫혀 있는 붉은색 회중시계가 놓여 있다. 탁자 위의 나뭇가지와 바닥에 놓여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상한 생물체에도 회중시계가 걸쳐져 있다. 늘어진 시계와 괴상한 생물체와 달리 화면 오른쪽에는 깎아지른 절벽이 선명하게 보인다.


이 작품에서 늘어진 시계는 시간을 재는 시계가 고유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것을 의미한다. 달리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시계를 그리게 된 계기는 치즈였다. 달리는 스페인 북부 리가트 항구 마을의 풍경을 그리던 중 아내 갈라와 영화를 보기로 한다. 하지만 편두통 때문에 영화 구경을 포기한다. 아내가 외출하자 달리는 혼자 작업실에서 프랑스 산 까망베르 치즈로 식사를 했다.
달리는 작업실에서 그리던 풍경을 응시하다가 탁자에 놓인 까망베르 치즈가 더위 때문에 접시에서 녹아 퍼져 나가는 것을 보게 되었다. 접시에서 부드럽게 퍼지면서 녹아내린 까망베르 치즈의 모습은 곧 달리에게 녹아내리는 시계의 영감을 주었다. 달리는 1920년 발표된, '시간이 중력에 의해 어떻게 휘어질 수 있는가'를 설명한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이론에 매료돼 ‘만일 시간이 스스로 휘어질 수 있다면, 왜 시계는 안 되겠는가?’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있었다.

까망베르 치즈에서 영감을 받은 달리는 이 작품을 두 시간 만에 완성했는데 딱딱한 치즈도 여름 날씨에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것처럼 시간에 지배받지 않기 위해서는 시계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탁자 위에 놓여 있는 붉은색 회중시계를 덮고 있는 것은 개미다. 개미떼는 이 작품에서 유일한 생명체로 부패를 상징한다. 달리가 부패나 죽음의 상징으로 개미를 그려 넣은 것은 생물체를 소멸시키는 동물을 개미로 보았기 때문이다. 생명체를 소명시키는 개미는 그에게 어린 시절의 기억을 암시한다.
달리는 개미와 같이 종종 그림에 죽은 벌레나 고슴도치의 시체를 그려 넣었는데 그는 죽은 동물을 통해 자신의 극심한 고통과 분노를 표출했다.

화면 중앙 말안장처럼 늘어진 시계가 걸쳐져 있는 괴상한 생물체는 물처럼 생긴 것이 달리의 캐리커처다. 긴 속눈썹은 명상이나 수면, 죽음에 의해 감겨진 눈을 암시한다. 또한 감겨진 눈은 생각의 자유로움을 암시한다. 그는 생각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세속적인 시간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화면 오른쪽 절벽은 바르셀로나의 북쪽 리가트 지방의 바위 형상이다. 사실적으로 그려진 절벽은 이 작품이 처음 풍경화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설명한다.
살바도르 달리(1904~1989)가 그린 이 작품의 원제목은 '부드러운 시계'로 달리의 특정적인 이미지인 부드러운 시계의 역할이 주어진 첫 번째 작품이다. 이후 부드러운 시계 모티브는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박희숙 서양화가,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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