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7. 25. 21:20ㆍ중국/일본 홋까이도
일본 홋가이도엘 갔을 때 얘긴데 말이여.
참 그 전에, 느덜 북해도라고 할때 한자로 어떻게 쓰는지는 아냐?
'北海島'가 아니고'北海道'라고 쓰는겨.
일본 애덜도 1800년대 후반이 돼서 그제서야 개발한 땅이 북해도리야.
그때까진 날씨 때문에 농사 질 작물이 마땅치 않아서 그냥 불모지로 버려둔 땅이었다는겨.
눈도 우라지게 많이 와서 9월부터 시작해서 4월까지, 심지어 어떤 때는 5월에도 온통 눈 천지리야.
내가 갔을 땐 여름이었는데 해바라기 엄청나더라 야.
옥수수 하고 콩, 그리고 시금치(?) 같은 걸 많이 심었던데,
...... 러시아가 원산지라는, 그 이름을 뭐라더라? 갑자기 생각이 안나네.
'머위'있잖냐? 나물로 무쳐도 먹고 국도 끓여먹는 그 머위말여.
거 정말 장난이 아니데.
크기도 토란 잎사귀만 한 게 우산으로 써도 되겠더라니깐!
오죽하믄 '머위 요정'이란 전설이 다 생겨났겠냐.
세계에서 머위가 최고로 많이 나는 데가 거기리야.
근데 그걸 얼마나 먹겠다고 와서 사가기야 하겠냐.
느덜 『보이 비 앰비셔스!』란 말 기억나지? "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그 말을 한 사람이 홋가이도 개척 당시에 뭔 농대 학장인가 혔다는디'
삿보로市를 저 살던 보스턴과 똑같이 흉내내서 방사형인가 정방형인가로 설계를 해줬다는겨.
그래서 시가지 형태가 보스톤하고 똑같디야.
암튼 삿보로市 건설 뿐만이 아니라 홋가이도를 개척하는데 물심양면으로 공헌을 겁나게 많이 해서
동상도 세워줬는데, 전망 좋은데다가 박아놨더라.
그런 걸 봉께 일본과 미국의 유착관계도 따져올라가면 제법 뿌리가 있더라고.
근데 어째 얘기가 옆 길로 샌다니?
그럼 각설하고,
거기서 북쪽으로 쭈욱 가면 '망주형무소(網走刑務所)'라는 데가 나와.
왜정때 왜 우리나라에서 그쪽으로 징용을 많이 갔자니여.
울나라에서 징용 끌려 간 사람과 일본 범죄자들 붙잡아다가 길 닦는 노역을 시켰다는데,
거기서 도망가거나 사고 친 사람들을 잡아다 가두는 데가 바로 그 '망주형무소'였다는 겨.
제주도에 5.16 도로 만든 건 깸도 안뒤여.
사람도 못 사는 완전 불모지였다던 홋가이도의 모든 도로를 그 사람들이 다 건설했다는겨.
그거 만드냐고 사람도 엄청 죽어나갔디야. 뭐 뻔한 일이지.
이번에 가보니 당시의 모습을 지금의 우리 민속촌 마냥 재현해 놨더라고.
근데 말여, 거기에 목욕탕이 있더라니깐!
당시 노역자들의 의식주니 삶이라는 게 차마 눈 뜨고 볼 수도 없을 지경일 거 아녀?
근데 뭔 놈에 목욕탕이냔 말여. 아니 어떻게 그 정황에서 목욕탕이란 발상이 나오것냐고?
어쨌든 간에 강제노역하고 들어오면 탕에 3분씩 담그게 했디야. 3분!!!
느덜 목욕가서 탕에 들어가믄 몇분 있냐? 3분 버티냐?
일본사람들에게 있어서 목욕문화가 어떤 의미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지.
우리에겐 의외지만 갸들에겐 그게 밥 먹고 똥싸는 거나 마찬가지다 그런 말이여.
일본은 손님이 오면 말여, 큰 통에다 물을 뎁혀서 목욕부터 시켜주는 게 대접의 기본이리야.
손님 먼저 목욕하고 나오면, 물 식기 전에 식구들이 서열 순으로 후다닥 담근다는.
갸들 혼탕 하는 걸 가지고 전에 흉보고 어쩌고 했던 것은 갸들의 목욕문화를 몰라서 하는 소리여.
그냥 우덜이 식구끼리 밥상머리에 함께 앉아서 밥 먹는 거 하고 똑같은겨.
내가 이번에 봉께, 혼탕은 아니고, 오전에 남탕이던데가 오후엔 여탕이 되고
오전에 여탕이던데가 오후엔 남탕으로 바뀌더라고?
도대체 뭔 통속으로 그러는지는 몰르것더라.
물론 모든 목욕탕이 다 그런식은 아닐테지만 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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