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터베리 평원을 지나며
2007. 7. 8. 15:57ㆍ북인도/뉴질랜드
역시 호주-뉴질랜드 여행 다녀온 이야기입니다.
그때 제 아이들이 아마 2학년 4학년인가였으니까 벌써 10여년 전 일이네요.
호주관광을 마치고 시드니에서 뉴질랜드의 크라이스처치로 이동하는데
밤 비행기로 떠났는데도 시차가 2시간이 나다보니
호텔에 들어가서 여장을 풀고 여유를 부렸는데도 여전히 초저녁이더군요.
그러다보니 리듬이 깨져서 잠을 제대로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담날 퀸즈타운 까지는 장장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투어인지라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서 출발을 해야 했는데,
지난 밤을 다들 설친 탓인지 버스에 타자마자 너나할 것 없이 다들 잠에 떨어지더군요.
가이드 친구도 으례 그려려니 하고는 저마져도 자버리니깐
버스 속엔 마치 버스기사와 나, 단 둘만이 타고 가는 것 같았습니다.
가도 가도 차창 밖으로 보이는 건 목초지와 황량한 들판,
그리고 인적이라곤 찾아볼 수 조차 없는 始源的 모습의 시냇물.
무슬림들이 예배할 때 밖으로 새어나오는 소리를「애잔」이라고 하지요?
여러 생각들을 하며 족히 서 너 시간 넘게 차창 밖을 내다보면서 깊게 상념에 빠져들었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누가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과 순간을 누가 물어오면,
망설임 없이 대답합니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캔터베리 평원>을 지나던 순간이었다고.
Pokarekare 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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