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名畵 模寫를 하는가?

2019. 6. 20. 18:05미술/내 맘대로 그림 읽기

 

 

 

 

 

『太白山脈』 육필 원고 16.000매 

 

아들, 며느리의 필사본 

 

 

 

 

 

저 여러 권의 太白山脈을,  "읽기나 하면 되지  뭐타러 베껴쓴답니껴?"

하긴 깨알 같은 성경책을 베껴쓰는 이들도 많더구만은.

 

미련곰탱이들!

 

제가 명화(名畵)를 모사(模寫)하는 이유도 똑같습니다.

러시아화가 작품을 모사하면, 러시아 大文豪의 장편소설 한 권을 제대로 읽는 보람을 느낍니다.

'모사를 함으로써 미술 테크닉을 배운다'는 것은  제게는 부차적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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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사하는 게 쉽다굽쇼?

모사하는 게 시시하다굽쇼?

아닌게 아니라 모사작품을 우습게 여기는 사람이 많은데,

그러면 그림을 그리는 분들께 묻겠습니다.

“정말로 모사(模寫)가 쉽습니까?”

“정말로 모사가 시시해서 안하십니까?”

 

카라바조, 베르메르, 렘브란트,, 브뤼겔, 윌리암 부게로, ....... ,러시아 이동파 화가들,, 

그리고 소변기로 유명한 뒤샹의「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하긴 그런 점은 있습죠.

 

    그림을 보고 그리는 것이,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보다 쉽고,

    사진을 보고 그리는 것이, 실물을 보고 그리는 것보다 쉽고,

    실물을 보고 그리는 것이 머릿속으로 상상해서 그린 것보다 쉽습니다.

    ─ 그래서 옛날의 대가들도 모델을 세워놓고 그렸던 것입니다.

 

 

 

어찌 되었든, 나는 내 여행사진으로 찍어온 풍경 등을 그리는 것보다
名畵模寫하는 일이 10배 힘들고 10배 공들여서 그립니다.
그래서 그림값으로 쳐도 10배입니다.
 
 
 
 
 
 
 
 
 
 
 

 

 

 
 
 
1

예술이라는 말을 흔하게 쓰는 세상이 되었다.
지금 이 땅의 예술은 힐링의 전도사로 전락해 버렸다.
예술은 그런 것이 아니다.
예술을 대하는 우리는 불편해야 한다.
굳이 예술이 없어도, 세상에는 즐거운 것이 얼마나 많은가.
예술을 대하는 순간만이라도 평소와는 다른 생각을 해보자.
삶과 실천 사이에서, 개인의 윤리와 세상의 정의의 문제를 마주쳐 보자.
예술이 우리를 깨우치고 아프게 할 때에 그것은 진짜 예술이다.
예술이 우리에게 주는 고통을 견디어보자.
그렇다면 그것은 비로소 내 속에서 진정한 예술이 된다.
예술의 의무는 인식이며, 예술의 결과는 정의다.    
   

2

예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예술들은 다 같은 것이다. 세세한 기술이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장르와 방식은 다르나 내용과 지향하는 바는 동일하다.
그들은 세상과 인간을 이야기한다.
그중에서도 특히 빛이 닿지 않는 세상과 양지에서 멀어진 사람들에 관해 이야기한다.    
어두운 곳을 비추며 지치고 버려진 자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예술이다.

예술은 밝은 곳에서 안주하는 사람들만 위로하고 그들의 가려운 등이나 긁어주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잘난 사람들의 남아도는 시간을 때워주거나,
고급스런 취미를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남다른 고상함을 보여주기 위해,
그렇게 해서 자신의 허영을 충족시키기 위해
예술이 존재하는 것은 더더구나 아니다.

카프카의 말처럼 진정한 예술은
"사람들의 얼어붙은 내면의 얼음을 깨는 도끼같은 것"이다.
약자들은 약자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표현할 능력이 없다.
그들을 대신해 외쳐야 하는 사람이 예술가다.
그것이 예술의 소명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총과 칼이 아니다.
권력이나 돈이 아니다.
예술은 개인을, 나아가 우리 시회를 더 멋진 정의의 언덕으로 이끌 수 있는 잔 다르크의 깃발이다.
부패하고 혼탁한 이 시대에
우리가 붙잡을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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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로 저런 마음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단순히 재미로, 취미로나 그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항상 생각하기를,,
─  나는 그림을 왜 그리나?
─  무엇을 그리나?
─  누구를 위해 그리나?
 

 

 

 

 

 

 

 

 

 

 

그래도 그림 그리는 이유를 말하라 

(강하진 1943년~ 서양화가/설치미술가 )

 

1. 생 그림을 그리고도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한 자, 그림으로 자신을 파멸시킨 자, 

   

2. 아무것도 아닌 그림을 엄청난 철학이 있는 것처럼 말한 자들과,

    짝퉁 그림을 그리며 유명인 행세를 한 자,  

    그리고 그들과 한편이 되어 이웃을 속인 자들,   

 

3. 네 작업을 하는 이유를 문법에 맞게 분명하게 말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