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27. 12:35ㆍ음악/음악 이야기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는 클래식을 주제로 유럽 여러 나라와 명소들을 소개한 책이다. 아름다운 경관과 다양한 문화 그리고 역사가 융합된 유럽. 그 곳엔 모차르트, 베토벤, 슈베르트 등 위대한 예술가들이 탄생했고 그들의 위대한 음악이 함께한다. 이탈리아에서 30년간 살면서 유럽 각 지역의 문화를 체험한 저자는 클래식을 통해 유럽 명소 곳곳을 안내한다. 스페인 그라나다에서는 <알함브라의 추억>을 듣고, 빈의 쇤브룬 궁전을 거닐며 어린 모차르트를 생각하고, 스위스 루체른 호수를 바라보며 베토벤의 불멸의 사랑을 상상하는 클래식 유럽 여행을 제안한다
2011.03.30
정태남. 이탈리아 공인건축사 정태남은 서울대 졸업 후 이탈리아 정부장학생으로 도이, 로마대학에서 건축부문 학위를 받았으며, 이탈리아 대통령으로부터 기사훈장을 받았다. 현재 국내의 (주)BAUM architects의 파트너이다. 건축 외에도 음악, 미술, 언어 등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30년 이상 로마에서 지내오고 있는 저자는 이탈리아의 고고학자 및 옛 건축 복원전문가들과 오랜 기간 협력하면서 역사에 깊게 빠지게 되었고, 더 나아가 유럽의 역사와 문화 전반에 심취하게 되었다. 그는 여러 분야에 걸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국내 여러 매체에 기고해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유럽과 한국을 오가며 대기업, 대학, 미술관, 문화원, 방송 등에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역사, 건축, 미술, 클래식 음악, 오페라 등에 관하여 강연도 하고 있다. EBS 세계테마기행 ‘이탈리아, 빛나는 시간을 찾아서’ 편에 출연하기도 했다.저서로는 『이탈리아 도시기행』 『유럽에서 클래식을 만나다』 『로마역사의 길을 걷다』 『매력과 마력의 도시 로마』 등이 있다.
1. 유럽의 궁전과 성에서
탄식하며 뒤돌아보던 ‘잃어버린 천국’ _ 014
스페인 | 그라나다 | 알함브라 타레가 | <알함브라의 추억>
태양왕을 움직인 음악가의 마지막 고백 _ 028
프랑스 | 베르사유 | 베르사유궁전 륄리 | 테 데움
사라져 버린 두 개의 별을 추억하며 _ 042
오스트리아 | 빈 | 쇤브룬 궁전
모차르트 |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게요’ 주제에 의한 12개의 변주곡 C장조 K. 265
테베레 강 따라 흐르는 두 연인의 절규 _ 058
이탈리아 | 로마 | 거룩한 천사의 성 푸치니 | 오페라 《토스카》 중에서 <별은 빛나건만>
백조의 노래를 남기고 떠난 동화 속의 왕 _ 072
독일 | 슈반가우 | 노이슈반슈타인 성 바그너 | 오페라 《로엔그린》 중에서 <결혼행진곡>
2. 유럽의 다리 위에서
아르노 강물따라 흐르는 애절한 선율 _ 090
이탈리아 | 피렌체 | 폰테 벡키오
풋치니 | 오페라 《잔니 스킥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음악이 흐르는 템즈 강의 뱃놀이와 숫자놀이 _ 102
영국 | 런던 | 밀레니엄 브리지 헨델 | 수상음악
루체른 호수 위에 어리는 불멸의 선율 _ 114
스위스 | 루체른 | 카펠브뤼케 베토벤 | 피아노 소나다 27번 <월광> 중에서 1악장
도나우 강의 진주를 위한 행진곡 _ 126
헝가리 | 부다페스트 | 세체니 다리
리스트 | 헝가리 광시곡 중에서 15번 <라코치 행진곡>
블타바 강변에 퍼지는 5월의 봄향기 _ 140
체코 | 프라하 | 카를 다리 스메타나 | 《나의 조국》 중에서 <블타바 강>
3. 유럽의 정원과 공원에서
검은 사제복의 영원한 여행자 _ 156
이탈리아 | 티볼리 | 빌라 데스테
리스트 | 《순례의 해》 제3집 중에서 <빌라 데스테의 분수>
어둠이 깃든 명상의 공간에서 울리는 물소리 _ 168
스페인 | 그라나다 | 헤네랄리페 파야 | 《스페인 정원의 밤》 중에서 <헤네랄리페에서>
재앙이 될 뻔했던 평화의 음악축제 _ 182
영국 | 런던 | 그린 파크 헨델 | 왕궁의 불꽃놀이 음악
오, 아름다운 아침이여, 밤의 장막은 걷히었도다 _ 194
핀란드 | 헬싱키 | 시벨리우스 공원 시벨리우스 | <핀란디아>
4. 유럽의 안식의 집에서
지중해의 ‘동해물과 백두산이…’ _ 218
스페인 | 팔마 데 마요르카 | 안익태 유택 안익태 | <애국가>
바스크 지방 해안에서 들려오는 볼레로 _ 234
프랑스 | 생장드뤼즈&시부르 | 라벨 생가 라벨 | 볼레로
자연 속에서 삶의 기쁨을 노래하노라 _ 246
오스트리아 | 빈 | 하일리겐슈타트 베토벤하우스 베토벤 | 교향곡 6번 <전원>
벗이여, 안식을 찾아 이곳으로 오라 _ 260
오스트리아 | 힌터브륄 | 횔드리히스뮐레 슈베르트 | 《겨울여행》 중에서 <보리수>
5. 유럽의 길에서
에펠탑이 보이는 거리를 무심코 걷다 _ 278
프랑스 | 파리 | 파리의 거리 거쉰 | <파리의 미국인>
남국의 밤거리에 흐르는 경쾌한 행진곡 _ 290
스페인 | 마드리드 | 마드리드의 거리
복케리니 | 현악5중주 《마드리드 거리의 밤 음악》 Op. 30 No. 6(G. 324)
폐허의 도로에서 회고하는 로마의 영광 _ 302
이탈리아 | 로마 | 비아 아피아
레스피기 | 《로마의 소나무》 중에서 <비아 아피아의 소나무>
흥청망청하는 ‘로마로 통하는 길’ _ 314
이탈리아 | 로마 | 비아 델 코르소
베를리오즈 | <로마의 카니발, 오케스트라를 위한 서곡>
천재의 죽음을 애도하는 크리스마스 불빛 _ 328
오스트리아 | 빈 | 캐른트너 슈트라세 모차르트 | 레퀴엠
6. 유럽의 성전에서
발트해로 울려 퍼지는 웅장한 오르간 음향 _ 344
독일 | 뤼벡 | 성모 마리아 교회 바흐 | <토카타와 푸가 d단조 BWV565>
화려한 대성당에서 우아한 슬픔을…… _ 360
이탈리아 | 베네치아 | 산마르코대성당 알비노니-자좃토 | <알비노니 아다지오>
아드리아 해에 녹아든 밝고 찬란한 선율 _ 374
이탈리아 | 베네치아 | 비발디 성당 비발디 | 《사계》
‘준비된 음악가’에게 미소 지은 행운의 여신 _ 390
이탈리아 | 로마 | 베드로대성당 팔레스트리나 | <교황 마르첼루스 미사곡>
‘작고 미천한 자’의 발자취를 따라서 _ 404
이탈리아 | 로마 | 바울 대성당 멘델스존 | 오라토리오 《사도 바울》
우리의 영혼을 저 높은 곳으로 _ 418
이탈리아 | 로마 | 산타 체칠리아 성당
구노 | 《산타 체칠리아 장엄미사》 중에서 <상크투스>
마음과 영혼을 따스하게 하는 불멸의 크리스마스 선물 _ 432
오스트리아 | 오번도르프 | 고요한 밤 경당 그루버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그라나다 알함브라
감회가 새롭구먼요.
이 내용을 당시에 알았더라면 도움이 많이 됐을텐데......
제가 여기 갔을 때 찍어온 사진입니다.
알함브라는 군사용 요새 알카사르, 나스르 왕궁, 카를로스 5세 궁전, 왕의 여름별장 헤네랄리페로 이루어져 있다. 카를로스 5세 궁전을 제외하고는 13세기에서 14세기에 걸쳐 세워진 알함브라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이슬람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로마제국의 속주였던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로마제국 말기에 다른 종족들이 들어와 지배자로서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 즉 게르만의 일파인 서고트족이 들어와 왕국을 세웠다가, 711년에는 남쪽으로부터 이슬람 세력이 침입해 불과 몇 년만에 이베리아 반도를 석권하다시피 했다.
한편 북쪼긍로 쫒겨갔던 이베리아반도 주민들은 그곳에서 작은 왕국을 건설하고는 이슬람 세력을 완전히 몰아내기 위해 길고 긴 '레콩키스타'(국토회복전쟁)에 돌입했다. 마침내 1492년 1월, 페르디난도 왕과 이사벨 여왕은 끝까지 버티던 그라나다를 함락함으로써 국토회복전쟁을 마무리지었다.
최후의 날이 점점 다가올수록 알함브라는 오히려 찬란하게 완성되고 있었다. 기독교 승리자에게 '이슬람건축 예술의 정수는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보여주듯이. '알함브라'라는 말은 원래 '붉은 것'이라는 뜻의 아랍어 '알-함라'로 불그스름한 외관에서 그 이름이 유래되지 않았나 추측한다.
알함브라 궁전에서는 단연 나스르 왕궁이 압권이다. 육중한 성채의 외부 인상과는 달리 내부 궁전들은 과시하려고 지은 건물이 아니기에 오히려 친밀한 느낌을 준다. 알함브라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곳은 '사자의 파티오'이다. 파티오를 둘러싸고 있는 방들은 술탄의 하렘이 있었던 사적인 공간이었으니 가장 은밀하고 신비스러운 공간이다.
파티오 한가운데에 있는 사자의 분수에 시선이 고정된다. 그리고 이 분수에서 솟아나 떨어지는 물소리는 이 은밀한 공간을 조용히 울리며, 햇빛에 반사되어 아른거리는 아라베스크 무늬들과 어우러진다.
'두 자매의 방'은 추상적이고 상징적인 도형들이 조화를 이루며 가득 새겨져 있다. 내실의 천정은 밤하늘의 숱한 별을 새겨놓은 듯 섬세하고 화려하다.
한편 카를로스 5세의 궁전은 이슬람 건축과는 전혀 관계없는 르네상스식 건축이다. 건축 자체로는 나름대로 훌륭하지만 이곳 분위기와는 전혀 맞지 읺고 기존의 이슬람 건축을 짓누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알바이신 언덕에서 봤을 때는 전체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일체감을 보인다. 이를테면 카를로스 5세 궁전이 우람하고 남성적이라면 알함브라 궁전은 섬세하고 여성적인 건축이라고나 할까.
알카사르 요새
여름별장 헤네랄리페에서 바라본 알함브라 궁전 정경
<알함브라의 추억>을 작곡한 프란시시코 타레가는 노래 반주나 하는 민속악기로 전락해버린 기타를 연주용 악기로 승화시킨 장본인 중의 한 명이다. 마드리드 음악원에서 정식으로 음악을 공부한 이후에 스페인과 유럽 전역으로 연주여행을 다니면서 '기타의 사라사테'라고 불리게 되었고 작곡에도 손을 댔다.
콘샤 마르티네스라는 부유한 여인이 타레가의 제자 겸 후원자가 되었다. 1898년 타레가는 그녀에게 이 음악을 헌정하였다. 당시 그녀는 35세. 제목은 <즉흥곡, 그라나다! - 아라비아풍의 곡조>였다. 훗날 출판사에서 신비스런 느낌을 더하려고 <알함브라으 추억>으로 제목을 바꿨다.
그런데 타레가는 콘치타에게 헌정했던 이 곡을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정식으로 출판했을 때는 자신의 파리 연주회를 주선했던 프랑스 친구인 코탱에게 헌정한다고 했다. 왜 그랬을까?
이 곡은 연주시간이 5분도 되지 않는 짧은 소품이며 곡의 구조도 단순하고 간결하다. 그러면서도 내면에는 알함브라 궁전에서 느껴지는 신비스러우면서도 은은한 애수가 담겨 있어서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잃어버린 천국' 알함브라를 뒤돌아보며 탄식하던 나스르 왕조의 마지막 왕 보압딜의 눈물과 회한이 서려 있는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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