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집어 읽어도 되는 시 (이규보,「美人怨」)

2015. 10. 17. 08:49책 · 펌글 · 자료/문학

 

 

 

 

 

미인원(美人怨) - 이규보

 


腸斷啼鶯春
꾀꼬리 우는 봄날 애간장 타는데

落花紅簇地
꽃은 떨어져 온 땅을 붉게 덮었구나

香衾曉枕孤
이불 속 새벽 잠은 외롭기만 하여

玉瞼雙流淚
고운 빰엔 두 줄기 눈물 흐르누나

郎信薄如雲
님의 약속믿음 없기 뜬 구름 같고

妾情撓似水
이내 마음 일렁이는 강물 같구나

長日度與誰
긴긴 밤을 그 누구와 함께 지내며

皺却愁眉翠
수심에 찡그린 눈썹을 펼 수 있을까

 

 

 

 

逆讀(역독)


翠眉愁却皺(취미수각추)
푸른 눈썹은 수심 겨워 찌푸려 있는데

誰與度日長
뉘와 함께 긴긴 밤을 지내어 볼까

水似撓情妾
강물은 내 마음인양 출렁 거리고

雲如薄信郞
구름은 신의 없는 님의 마음 같아라

淚流雙瞼玉
두 빰에 옥 같은 눈물 흐르고

孤枕曉衾香
외론 베개 새벽 이불만 향기롭구나

地簇紅花落
땅 가득히 붉은 꽃이 떨어지고

春鶯啼斷腸
봄 꾀꼬리 우는 소리에 애간장 타누나

 

 

 

 

 

 

 

 

 

 

雪中訪友人不遇

 

雪色白於紙

擧鞭書姓字

莫敎風掃地

好待主人至

 

눈빛이 종이보다 더욱 희길래

채찍 들어 내 이름을 그 위에 썼지.

바람아 불어서 땅 쓸지 마라

주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주렴.

 

- 李奎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