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2. 17:35ㆍ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글을 잘 짓는 者는 아마 병법을 잘 알 것이다.
비유컨대 글자는 군사요,
글뜻은 장수요,
제목은 적국(敵國)이요,
고사(故事)의 인용은 전장의 진지를 구축하는 것이요,
글자를 묶어서 구(句)를 만들고 구를 모아서 장(章)을 이루는 것은 대오를 이루어 진을 치는 것과 같다.
운에 맞추어 읊고 멋진 표현으로써 빛을 내는 것은 징과 북을 울리고 깃발을 휘날리는 것과 같으며,
앞뒤의 조응이란 봉화(奉火)요,
비유란 유격(遊擊)이요,
억양 반복이란 맞붙어 싸워 서로 죽이는 것이요,
함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은 늙은이를 사로잡지 않는 것이요,
여운을 남기는 것은 군대를 정돈하여 개선하는 것이다.
실전 글쓰기 수칙
1. 명확한 주제의식을 가져라
2. 제목의 의도를 파악해라.
3. 단락 간 일관된 논리를 유지하라
4. 인과관계에 유의하라
5. 시작과 마무리를 잘하라.
6. 사례를 적절히 인용하라
7. 운율과 표현을 활용하여 흥미를 더하라
8. 참신한 비유를 사용하라
9. 반전의 묘미를 살려라
10. 함축의 묘미를 살려라
11. 여운을 남겨라
사이는 법고나 법고창신(法古創新)과는 또 다른 경지니라.
사이의 묘(妙)를 깨닫게 되면 법고니 창신이니 하고 구분하는 것이 다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양쪽의 중간, 이쪽 저쪽을 꿰뚫는 사이의 묘를 깨닫지 못하고 쓴 글은 헛것이지.
사람 사이의 만남도 마찬가지니라. 사이의 묘를 알아야 사귐의 의미가 깊어지는 것이다.
다만 조심할 것이 있다.
내 말을 그저 양쪽의 입장을 모두 고려하라는 식의 역지사지(易之思之) 정도로 들어서는 안 되느니라.
보다 중요한 것은 양쪽의 입장을 고려해서 무엇을 얻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양쪽을 고려하되 반드시 새롭고 유용한 시각을 창출해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내가 서 있는 자리와 사유의 틀을 깨고 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초정이 낸 문제의 핵심이자 사이의 묘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니라.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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