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숱한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세계 3대 박물관의 하나라는 위상을 그대로 유지해온 이 박물관에 소장된 작품은 과연 얼마나 될까? 2006년 출판사 ‘상트페테르부르크’가 출판한 도록 <에르미타주>의 어디에도 구체적인 양이나 규모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대체로 연구자들이나 관심 있는 관람자들의 추산만이 난무한다. 총 면적 4만6000㎡나 되는 350여개 방에 조각 1만2000점, 회화 1만6000점, 판화와 데생 60만점 등 총 300만점이 소장되어 있다. 10㎞나 되는 동선을 따라 한 작품을 10초씩, 하루 8시간 본다고 해도 장장 4년이 걸린다느니, 1050개의 전시실에 전시된 작품 하나를 1분씩만 감상해도 5년이나 걸린다느니, 창문과 오르내리는 계단 수는 각각 2000개와 120개나 된다는 등 갖가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통계가 나돌고 있다. (정수일 / 초원 실크로드를 가다)
원래「에르미타쥐 미술관」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지 못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촬영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미리 신청을 해야 합니다. 돈을 내야하죠.
그러면 예식장 식권 같은 스티커를 줍니다. 옷에다 붙이고 다녀야 합니다.
그런데 그걸 받기 위해서는 따로 줄을 서야하는데,
두 시간여를 기다려야 한다 것이 문제입니다. 단체관광객으로선 불가능한 일이죠.
그런데 누구는 찍고, 누구는 못 찍는다는 것도 우습지만,
관람객이 바글바글한데 스티커를 붙였는지 안 붙였는지가 보이겠습니까?
단속을 한다는 것이 유명무실해 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구잽이로 막 허용한다는 뜻은 아니고요,
촘촘히 감시하는 사람이 있어서 제지를 하기는 합니다.
가이드도 알아서 눈치봐서 찍으라더군요. 노골적이게는 말고요.
그런데 막상 전시실엘 들어가 보면 엉망진창입니다. 막 찍습니다.
한 술 더 떠서, 그림에다 대고 후레쉬 터트리는 사람도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몇 백 년 된, 수십 수백억 원 짜리 그림 원판에다 대고 후레쉬를 막 터트리며 찍는 거예요.
누구랄 것도 없습니다. 동양사람이고 서양사람이고, 개인이고 단체고 다 똑같습니다.
이건 음악회에서 박수치다 망신을 당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이예요.
그렇게 찍어 가서는 블로그나 카페 같은 데에 자랑스레 올려 놓을테지요.
대만이나 중국 박물관 가보면 분위기가 살벌합니다.
실수로라도 후레쉬 한번 터트렸다간 당장 공안(公安)이 달려옵니다.
외국인이니까 한번은 봐주는데 자국인 같은 경우엔 곧바로 카메라 뺏습니다.
후레쉬 터트리며 찍은 사진은 빛이 반사돼서 써먹지도 못합니다.
세계 만방에 무식함만 자랑하는 거죠. 몰상식한 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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