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에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습디다. 술 한잔 하자고요.
그런데 나오기 전에 정선의『박연폭포』를 보고서 나오랍디다.
뭔 꿍꿍인가 모르겠습니다.
이 그림은 제가 얼마 전에 손철주 책에서 봤습니다만,
그래도 확인하는 차원에서...... ㅎㅎㅎㅎ
정선 박연폭포 비단에 수묵, 52.2×119.5cm, 이우복 소장
1.
정선은 진경산수화를 개척한 화가야.
당시 우리 나라 화가들은 중국 산수화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었지.
위의 안견이나 이징의 산수화 풍경은 어디까지나 상상으로 꾸며낸 것이지, 현실에 있는 세계는 아니야.
정선은 이렇듯 막연히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중국풍의 산수화를 과감히 버리고
우리의 눈으로 우리 산천의 멋과 아름다움을 그렸어. 이것을 '진경산수화'라고 하지.
<박연폭포>는 진경산수화의 대표작이야. 아주 장엄하지.
화면을 두 동강 내려는 듯 큰 물줄기가 중앙으로 곧게 쏟아지는 가운데,
양쪽으로는 묵직한 바위 덩어리가 첩첩이 포개져 있어.
폭포 아래쪽과 위쪽을 봐. 바가지를 엎어 놓은 것 같은 바위가 그려져 있어.
마치 둘이 짝을 이룬 듯한 재미있는 모습이야.
그런데 특이한 것은 위쪽의 바위는 분명히 아래에서 올려다 본 것인데,
아래쪽 바위는 위에서 내려다 본 것처럼 그렸네.
두 가지 시점이 한 화면 속에 어우러진 걸작이지.
출처 : 장세현 저, 한국명화 이야기
2.
우리에게 '진경산수'로 잘 알려진 겸재 정선 선생님의 작품 '박연폭포'입니다.
흔히 있는 오해 중의 하나는 '진경산수(眞景山水)'가 현대적 의미에서의 단순한 스케치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즉, 진경산수화 이전에는 그저 중국의 화첩을 보고 베껴 그리던 것을
정선 선생에 이르러서야 실재 풍경을 보고 사생하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지요.
물론, 그 말이 전적으로 틀린 것은 아닙니다만,
겸재 선생의 작품은 단순한 실물에 대한 사생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이형사신(以形寫神)이라하여 실재 존재하는 실경을 회화적으로 재해석하여
작품 속에 작가의 감정을 이입시키는 작업을 했던 것입니다.
위에 보시는 박연폭포가 바로 '진경산수'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데,
실재로 박연폭포는 폭포와 주변 경관이 실재 크기에 비해 과장되어 크게 그려졌고,
구경꾼과 누각 등 인위적인 대상은 실재보다 작게 그려져
박연폭포의 웅장함과 떨어지는 물줄기의 힘을 한 눈에 느끼게 해 주는 걸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그림이야말로 '이형사신'의 전형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글쓴이. 소각장(http://blog.ohmynews.com/guevara49)"
3.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도시인의 고독과 우수를 그린 시 ‘외인촌’(김광균)의 마지막 구절이다.
이 마지막 시구는 종소리를 시각화함으로써 인상적인 이미지를 남긴다.
종소리가 눈에 잡힐 것만 같다.
이런 표현을 시에서는 ‘공감각적 표현’이라고 한다.
공감각적 표현에는 ‘시각의 청각화’와 ‘청각의 시각화’가 있다.
특히 청각의 시각화란 청각적인 대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한다는 뜻이다.
위의 ‘푸른 종소리’의 경우 ‘종소리’는 청각의 대상인데, 이를 ‘푸른’으로 꾸미고,
여기에 다시 ‘분수처럼 흩어지는’을 더해서 이미지의 해상도를 극대화했다.
우리의 옛 그림 중에서도 청각의 시각화를 시도한 걸작이 있다.
겸재 정선(1676∼1759)의 ‘박연폭포’가 그것이다.
시각 장르인 회화에 소리를 그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개성시 천마산(天摩山) 기슭에 있는 박연폭포는 높이가 37m나 되는 절경이다.
일찍이 유학자 서경덕·기생 황진이와 더불어 ‘송도삼절’이라는 명예의전당에 합류하여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이 ‘스타급’ 폭포를 그린 ‘박연폭포’는
화면 좌우의 바위 사이에 일필휘지로 내려 그은 듯한 장쾌한 폭포의 초상이다.
먹으로 바위의 괴량감을 살린 근육질의 절벽과 거침없이 쏟아지는 백발 같은 물줄기,
근경의 정자와 세 명의 인물이 그림의 전부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박연폭포와 폭포 아래 정자와 인물의 크기가 조화롭지 않다.
박연폭포는 덩치가 장신인 데 비해서 정자와 사람은 기이할 만큼 크기가 작다. 왜 그랬을까.
겸재의 그림은 이른바 ‘진경산수’로 알려져 있다.
진경산수화 이전에 조선의 화가들은 중국의 화첩을 교과서 삼아 그곳에 수록된 그림들을 베껴 그렸다.
겸재는 진경산수로 이런 주체성 없는 교재사용에 제동을 걸었다.
조선의 실제 풍경을 똑바로 보고 사생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전까지 우리가 호흡하는 산수는 그림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매일 보고 사는 풍경이었지만 정작 회화적으로는 존재하지 않았다.
겸재는 이런 풍경을 과감히 회화적 소재로 끌어들였다.
비로소 조선의 풍경도 그림의 주연으로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
겸재의 역량은 풍경의 주관적인 해석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는 실제 풍경을 그리되 사진을 찍듯이 100% 그대로 그리지 않았다.
실물에 대한 단순한 사생 보다 형상으로 정신을 그리는 ‘이형사신(以形寫神)’의 태도를 취했다.
즉 실재하는 풍경을 그리되 회화적으로 재해석하여 그림에 감정을 이입시킨 것이다.
‘박연폭포’에서 폭포와 정자, 인물의 크기가 다른 것은 이런 점 때문이다.
그래서 실제로는 그림만큼 길지 않은 박연폭포와 주변 경관이 실물에 비해 커졌고,
인물과 정자는 작게 그려졌다. 그
렇다면 왜 과장해서 그렸을까.
이는 박연폭포의 웅장함과 낙하하는 물줄기의 힘찬 기운을 제대로 보여주기 위한 회화적 장치로 보인다.
주관적인 해석을 가미한 곳은 또 있다.
박연폭포에는 꼭대기와 아래쪽에 비슷하게 생긴 바위가 하나씩 들어 있는 못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두 못을 한꺼번에 보기가 힘들지만 이 그림에서는 한꺼번에 보여준다.
폭포수의 아래쪽과 위쪽에 바가지를 엎어둔 것 같은 검은 물체가 그것이다.
‘박연폭포’의 매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청각의 시각화라는 측면에서도 흥미롭다.
폭포의 물 떨어지는 소리는 청각적이다.
하지만 시각 장르인 그림은 녹음기가 아니기 때문에 소리를 담을 수가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박연폭포는 시원한 물소리가 생명인데, 만약 소리가 없다면 그것은 죽은 그림이 아닐까.
물소리마저 그릴 수는 없을까.
아마, 겸재는 고민을 거듭했을 것이다.
그러다가 붓을 들었다.
세로로 긴 종이를 준비한 다음, 화면에 수직으로 폭포수 자리를 잡고,
깎아지른 절벽으로 폭포의 힘찬 소리를 포착한다.
그리고 화면의 아래쪽에 정자와 인물을 작게 그려서 무위(자연)과 인위의 조화를 꾀했다.
관람자는 이 그림을 볼 때, 은연중에 사람과 정자의 위치에서 폭포를 보게 된다.
그러니까 아래쪽에서 위쪽으로 폭포를 올려다보는 꼴이 된다.
그런 만큼 폭포는 시각적인 웅장함이 더욱 강조된다.
그렇다면 폭포소리가 재생되는 곳은 어디일까.
그것은 관람자의 마음속이다.
마음의 번역기를 통해 ‘청각의 시각화’가 자연스럽게 ‘시각의 청각화’로 전환된다.
이로써 우리는 지금 이 자리에서 오래전 겸재가 들었던 박연폭포 소리를 그대로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이 그림이 시원한 이유는 이런 절묘한 비법에 있다.
우리 산하를 자신감 넘치는 화법으로 포착해온 겸재는
‘박연폭포’에서 청각적인 대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놀라운 기량을 구사한다.
역시 겸재다!
출처/artmin21@hanmail.net
나는 뭘 가지고 썰을 풀어볼까?
이제 보니 폭포 위에 글씨 써 논 위치가 참 절묘하네.
거기에 글씨가 없다고 하고서 한 번 봐바.
화룡점정 같지 않아?
글구보니 마치 글씨가 보름달로 보이네.
아니 참,,
이 그림은 시제가 밤이 맞는거제?
보름달이 환히 비추고 있는 밤.... 자정쯤.
달밤에 물 한 바가지 퍼서 공중에다 홱 뿌려봐바,
금가루가 쫘르르르르르......
얼마나 멋진 지 몰라.
지금 폭포물 떨어지는 물줄기를 보니 그 느낌이 오네.
그런데 왜 저기엔 남자들만 있을까? ?????
선비가 하인이나 동자를 하나를 데리고 나온다던지,
사내가 서넛 모였으면 틀림없이 기생이 따라왔어야 되는데.....?
갸들 어딧지?
밤이 깊어서 그런가?
폭포소리 때문에 장구소리 가야금소리도 안들린다, ... 그런 암시인가?
그리고 또, 왜 우루루 나와서 물 속은 들여다보고 있을까?
중요한 뭐이가 물 속으로 굴러들어갔나?
애들도 아니고 점잖은 선비들이 말이야.
비스듬히 누워서 보거나
아니면 뒷짐 지고 그윽하게 바라봐야 각본에 되는데,
거참 다시 생각해도 희한하네.....?
왜 물 속을 들여다보고 있을까? ????
혹시 모종의 정치적 사건이나 역사적 사실을 암시하는......복선?
..........
- 2 탄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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