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델꼬 다니는 모습을 보니까 작년에 동유럽에서 본 것과 아주 똑같더만.
사람들로 붐비는 도심의 한복판이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관광지이건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겨.
보행자들도 의식 안혀. 그냥 사람 지나치듯 혀.
"엄마야!" 어쩌구하면서 호들갑을 떠는 사람은 우리나라밖에 없어.
그리고 길거리서 오줌 똥 싸는 개가 없다는 것도 희한혀.
똥이야 집안에서 쌔우고 나오면 그럴 수도 있다지만 오줌은 그게 안되잖여.
특히 수캐들은 영역 표시하느라 툭 불거진 데만 봤다하면 한번씩 찍는 거 아녀?
그런데 그런 놈들을 통 볼 수가 없더란 말이지.
짖지도 않어.
누가 만져도 그려려니 혀. 그렇다고 또 만져준다고 해서 훌빨거나 올라타지도 않어.
거참, 개들이 점잖데.
그렇담 혹시 선별해서 나오는 건 아닐까?
그렇지 않구서야 모든 개가 그렇다는 게 납득이 안되잖녀.
시험을 치뤄서 합격한 개들만 나올 수 있는 거 아닐까?
..
덴마크 개들이여.
어이구 우리 칠복이 같은 비글을 보니까 겁나게 반갑데.
얘보다야 우리 칠복이가 훨씬 잘 생겼지.
원래 영국 왕실이나 귀족들이 여우사냥용으로 키우던 개라는데,
의외로 원산지는 프랑스라고 한 것도 같어.
보다시피 이 놈들은 다리가 촤악 벌어지고 체력이 강한 놈들이여.
비글은 잡종이 없디야. 순혈로만 내려온디야.
그래서 실험용으로 쓰인다더만.
성격이 참 명랑하고 순하지. 물론 사나운 놈도 없는 건 아니지만.
저 아줌마 노브라 아닌감?
허스키 데리고 다는 건 여기서 첨 봤네.
저 놈 발목 착착 꺾어가며 걷는 것 좀 봐. 폼나지?
아니 근데, 지금 저 아줌마가 움켜쥐고 있는 게 개줄이여 뭐여?
나이롱 빨래줄 거둬온 거 아녀? 개 쪽팔리게시리_
..
다음엔 노르웨이 개여.
우리나란 기차에 개 태울 수 있나?
희한하다. 이 종류가 많네? 코카스패니얼.
아래 작은 놈은 '파피용'이란 종잔데, 엄청 영리한 놈이여.
전에 홋까이도 갔을때도 봤는데 정말 예쁘게 생겼더라.
우리나라에선 순종 보기 드물걸?
일본 여자애들이 특히 좋아하는 견종이라데.
저거 똥개지? 차암~ 폼 안난다.
유럽엔 떠돌이 개가 원래 없는 건가?
지난번에 인도 갔을때 보니까 거긴 맨 떠돌이 개여.
목줄 매고 개처럼 사는 개는 딱 한마리 봤네.
거지하고 개하고 서로 먹을 거 갖고 경쟁혀.
터키도 그랴. 거기도 관광지 가보면 누워자는 개들이 많더라구.
태국은 또 무슨 터미널 근처였는데, 꽤 혼잡한 곳이었어. 거긴 아주 순전히 똥개판이더군. 사방에 개똥 천지고.
우리나라 떠돌이 개들은 잡아먹힐까봐 숨어다니잖아.
..
다음은 스웨덴 개 차례여.
어? 이건 또 반대네? 개는 귀티가 줄줄 흐르는데?
훔쳐가는 건 아닐테고,
개 산책을 대신 시켜주는?
암튼 절대로 저 개의 주인은 아냐.
물이 찰 것 같은데, 목욕하는 애들 여러번 봤구먼.
이들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우리랑 많이 다르지.
햐 고놈들~~~''
이번부터는 여행을 각자 떠나기로 해서 내가 먼저 스타트를 끊은 것인데,
사실 그런 결정을 한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칠복이 문제 때문이거든.
하루 이틀도 아니고 그렇게 장시간을 남의 집에 맡길 수가 없단 말야.
개 기르는 사람들은 너나없이 다들 그 문제로 골치 좀 아프지.
그런데 칠복이가 이번엔 희한하데?
다른땐 짐을 싸면 심란해서 어쩔줄을 몰라했는데 이번엔 그저 가는가 보다 하더라구.
나일 먹었나?
..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봐도 에스토니아와 러시아에선 개를 못 본 거 같어.
핀란드야 잠시 잠깐 지나쳤으니까 그렇다손 치고,
모스크바는 붉은광장이나 크레믈린이니까 또 그렇다고 쳐.
그런데 왜 <탈린>이나 <상트 페테르부르그>에선 개를 못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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