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7. 26. 21:18ㆍ발칸반도/북유럽 러시아
여행기를 쓸 때면 여정(旅程)의 순서대로 써야 할 지,
아니면 재미난 장면이나 또는 짚고 넘어가야 할 상황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엮는 것이 좋을지를 놓고 망설이곤 합니다.
'배낭여행'이라면야 응당 자취를 밟아가야겠습니다만
'패키지 여행'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여행기를 읽는 분들도 그건 관심사항이 아닐 겁니다. 저 역시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여행기를 쓰는 사람 입장에서는 순서대로 펼쳐놓아야만
기억을 더듬기에도 편하고, 앨범을 겸한다고 볼 때는 오히려 꼭 그래야만 하기도 합니다.
여행기나 쓰자고 아까운 사진들을 버린다는 것도 우스운 일이니까요.
이런 참에 여기에 실어놓지를 않으면 잊혀지고 말아요.
그래서 기억이 생생한 것부터 우선해서 소개하고,
사진을 보면서 순차적으로 기억을 되살려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유럽사 공부가 부족하다는 점을 미리 밝혀야겠습니다.
역사라면 대충 어림은 하는 편인데 북유럽을 들여다보니 그게 아니더군요.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의 입장에서 보면 변방의 역사이겠고, 소외된 역사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선지 노르만족의 기원(起源)이나 중세 이전의 역사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많다고 하더군요.
서유럽 중심의 세계사 서술에 대한 오류는 동·서양간의 문제만이 아니라
유럽국가들, 그들 상호간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이번에 알았습니다.
노르만 국가들이 자신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어떻게 찾고 또 정립하려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느낀 바로는 英 佛 獨 중심의 역사적 사고방식의 틀에 갇혀 있는 듯했습니다.
경제적인 풍요와는 별개라는 것이지요. 의외였습니다.
요근래에 들어서 제가 느끼는 것인데, 변명이 아니라,
지나치게 공부를 많이 하고 가는 것은 오히려 여행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이드의 설명은 결국 역사와 관련지어진 내용인데, 이미 대충 알고 있는 사실들입니다.
그렇더라도 현장에서 듣는 얘기는 느낌이 다르게 와 닿습니다. 산지식이라 실감이 납니다.
그리고 역사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살아가는 모습이 더 중요하고, 우리도 궁금해 해야하는 것이 그것이 아닐런지요.
돈과 시간을 들여서 현장을 찾아간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상응한 댓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행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메인은 당연히 노르웨이가 되겠고,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는 에피타이저, 그리고 러시아를 디저트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마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신 분들이 많을 듯한데, 결과는 그게 아니었습니다.
러시아의 고도(古都) '상트 페테르부르그'가 단연 압권이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를 거쳐, 노르웨이의 피요르드 경치를 3일간 구경하고나서
스웨덴 스톡홀름, 핀란드 헬싱키, 에스토니아 탈린을 경유해서
마지막으로 이번 여행의 종착지 러시아로 갔습니다.
압권이라는 상트 페테르부르그에서는 이틀을, 그리고 모스크바에서 하루를 관광했지요.
가장 마음에 들었던 도시 상트 페테르부르그를 버스로, 유람선으로 세 네 바퀴 돌았으니 아쉬움은 없습니다.
이번 여행에 점수를 매기자면,
경비(經費) ★★★★★
코스 ★★★★☆
호텔 ★★★
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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