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란이 결혼식'에서

2008. 11. 5. 10:13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결혼식에 가보면 신랑신부가 부모님께 절하는 절차가 있잖습니까? 

그때 우는 여자애들이 많습디다. 

제가 본 중에 거의 반정도는 그랬던 것 같습니다. 

부모자식간은 어느 집안이고 마찬가질텐데, 그런데 누군 울고 누군 안 울고 한단 말입니다?  

남의 집 딸들은 울기까지하는데,

내 딸년은 입을 함지박처럼 헤벌리고 있으면...... 저는 딸이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집안의 버팀목이던 맏딸이 출가를 하면서 제 어미를 붙잡고 우는 것,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지금 저 아이도 그런 경우인데,

양구 큰집의 둘째, 그러니까 지금 포항에 사는 형님네 큰딸입니다.

저 아이, 제 아비의 앞가림까지 다 했던 아이입죠. 

 

 

그런데 이건 맨날 집안에서 말썽만 부리고 허영에 들떠서 개념없이 살던 년이

생각지도 않게 결혼식장에서 우는 꼴도 봤습니다.

그 속내를 모르겠던데, 내 언제 그 년 붙잡고 물어봐야겠습니다. 

 

 

자식이 효도하는 걸 보면 부모가 해준 것과 반대로 하는 경우가 많습디다.

부모가 애지중지한 애들이 더 효도를 해야 맞을텐데 그렇지가 않습디다.

귀염받고 큰 애들은 부모에게 짐만 되는 경우가 많고,

외려 폭군에 망나니 같은  부모를 둔 자식들이 더 효도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제 누님이 금년 65센가 되는데,

아랫 동생들을 다 누님이 업어서 키웠습니다. 

학교만 갔다오면 자동으로 업은 모양입니다. 

간혹 누님 생일날  같은 때엔 어머니가 맡아주시기도 했다는데

그럴 때 맨 몸으로 나가서 놀면 오히려 이상하더랍니다. 

고무줄을 할래도 허전한게 중심이 안잡혀서 헛디뎌지더라니까.  

누님이 소문난 미인이셨지요.

그 시절에  팍 골아선지 지금은 허리가 안 좋아서 구부정하게 걷습니다.

누님 시집갈 때 누님이랑 어머니랑 붙잡고 펑펑 우시던 기억이 납니다. 

새삼 그때 일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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