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0. 24. 18:43ㆍ이런 저런 내 얘기들/내 얘기..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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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노인분들도 정정하신 분들이 하 많은 세상이니까 나이만 가지고 뭐라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이 팔십이면 어딥니까?
그럭저럭은 지내시는데 안타까운 일이 많이 생깁니다.
아직은 아직은… 하면서 넘어가는 중이긴 한데……
어머니가 지팡이에 의지해야만 걸으시니 목욕탕엘 혼자는 못 가십니다.
누가 따라 붙어 가야만 목욕이래도 한번 할 수 있는데
보통은 집에서 혼자 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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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드렸습니다. 아침 일찍 대둔산 가서 목욕하고 오자고.
대둔산 가면 안쪽으로 관광호텔이 하나 있는데 거기에 대중탕이 있습니다.
지하 600m인가에서 끌어올린 암반수라서 수질이 좋습니다.
지역 주민은 할인도 해줍니다.
누님이 원래 목욕을 아주 길게하는 편이라서
나와 아버진 일찍 나와서 산에나 올라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아버지도 좋아하십디다.
그렇지않아도 단풍 구경 한번 해보고 싶으셨다면서.
이번 가을엔 혼자 산악회 따라다니느라 통 여행을 시켜드리지 못했습니다. 늘 맘에 걸리고 그랬는데...
케이블카 타는 곳이 바로 호텔 뒤입니다.
내가 대둔산 와 본 것이 한 5년쯤 된 것 같은데‥,
마지막으로 오른 게 겨울산이었던가?
아버진 동네 노인분들과 가끔 오셔서 식사하고 가셨다더군요.
케블카를 타보신 게 5~6년쯤 되실거라고......
그래도 여긴 단풍이 고운 편입디다.
금년 단풍은 어느 산엘 가나 다 시들하던데.
생각해보면 여기 대둔산만한 데도 드뭅니다.
경치나 조망이 이 정도면 어디에 내놔도 뒤지지 않아요.
돌계단이 가팔라서 그게 문제지요.
아버진 아무래도 무리겠다 싶어서 전망대에 그냥 계시라고 하고
나 혼자만 구름다리 올라갔다 왔습니다.
그래도 이젠 산행 좀 해봤다고 막 뛰어다녀집디다. ㅎㅎ
이른 아침이라선지 사람은 없더군요.
이 구름다리, 꽤 소문난 구름다리입니다.
옛날에 건널땐 출렁출렁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아닙디다.
까마득하지요. 높이가 70~80미터는 될걸요?
등산로는 사실 남서향인 뒷편이 좋습니다.
이쪽은 전북, 뒷편은 충남이지요.
아버지가 기다리고 계신 전망대댑니다.
예전엔 음식장사도 있고 그랬는데, 이번에 보니 차(茶)와 번데기 장사만 있습디다.
얼렁뚱땅 그런대로 대둔산 구경한 셈이 됐습니다.
해마다 금산엘 가셔서 인삼을 사다가 말려서 잡수셨다는데 금년엔 못가셨다더군요.
그래도 내가 부모님께 꽤 살갑게 한다고는 했는데 뭐가 어려워서 말씀을 못하셨는지....
대둔산 아랫 동네가 진산입니다.
진산에서 우회전, 20분 가면 금산입니다.
승용차로는 금방이지만 버스길은 마땅하지가 않습니다.
금산읍내 한 끝으로 수삼(水蔘)시장이 있습니다. 꽤 커요.
도로 양옆으로 가게가 주욱 늘어섰는데 대부분은 약재를 파는 가게고
(점포마다 特化되어 있습니다.)
수삼시장은 따로 이렇게 한 건물에 모여 있습니다.
바로 옆에는 농협에서 운영하는 인삼판매장이 또 있습니다.
여긴 소매하는 데고,
여긴 도매하는 덴가 봅니다. 같은 건물입니다.
한 채에 1만5천원에서 2만원인가 합디다.
깨끗하게 잘 다듬어 놨습니다.
아버지 얘기론 논산장엘 가면 두 배 값이 된다더군요.
금산에서 논산이래야 거리가 얼마 안되는데도 그렇다네요.
20챈가를 샀는데, 제가 큰 비닐봉지로 두개 묵직하게 실었으니까, 양이 많은 거지요.
말려놨다가 차나 끓여잡수시고 삼계탕이나 해 잡수시는 용도라서 下質로 샀습니다.
25만원이가 줬을 겁니다.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가보면 바구니에 담아서 이끼 얹고 어쩌구해서 엄청 비싸게 팝니다.
여기 와보니 그렇게 포장만을 해주는 데가 따로 또 있더군요.
포장비가 5천원인가 만원인가.
외지 사람이라고해서 바가지 씌우고 그런 건 없는 것 같습니다.
다 정가를 써붙여놓고 팔고, 안 깎아줍니다. 카드 안 받고 현금만 받습디다.
수삼센터 바로 옆에 이런 약재 센터가 또 있습디다.
실내가 아주 화려하고 무지 큽니다. 마치 백화점 같습니다. 외국 관광객 상대일 거예요.
세세히 둘러보진 않았습니다만, 구경할만 합니다.
오는 길에 한우정육식당에서 점심 먹고…….
아버지 어머니 오늘 하루 흡족해 하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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