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천무후가 즐겨먹었다는 요리... 水席

2007. 12. 13. 12:35중국

 

 

  

"60만원 들여서 불과 닷새 다녀온 거 치곤 꽤나 우려먹는다 그쟈?
안적두 할 얘기가  몇개 더 남긴 했는디... 이제 그만할쳐."

 
 



지금 운대산에서 봉걸이가 측천무후를 설명하는 대목이여~..
근데 쟈는 측천무후라고 안그러고 무측천이라고 부르대?
첨엔 다들 뭔소린가 했어.
우리가 측천무후 아니냐니깐 중국에선 다 무측천이라고 부른다는겨.
암튼 그 무측천인가가 25년을 재위했는데(대단하지?)
그 중의 3분의 1을 낙양에서 지냈다더라고.
암만하면 노느냐고 수도를 비워뒀겠어? 더구나 정통성에 문제가 많은 여황젠데 말이야.
그러니까 동쪽 지방과의 관계가 중요했단 얘긴데...
  그렇다면 kbs드라마 '대조영' 스토리가 맞는게벼.

여러차례 얘기했듯이 저 지역이 건조해서 여자들 피부에는 좋지가 않다는겨.
그래서 측천무후가 일부러 음식을 모두 국물 있는 걸로만 먹었디야.
이름 하여 '수석(水席)'이란 건데 뭔 의미에서 그리 명명했는지는 모르겠구먼.
북경에 그 유명한 만한전석(滿漢全席)도 '席'자가 들어가는 걸 보면
호텔을 大酒店 이라고 하듯이 갸들만의 또 다른 의미가 있는게벼.
(아닌게 아니라 밤에 차창을 통해 보니 '水席'이라고 쓴 간판이 꽤 눈에 띄더군.)





 


 

운대산 폭포 가는 길에서 내가 봉걸이한테 슬쩍 물어봤지.
"무측천이 먹었단 밥, 수석, 그거 우리도 먹어볼 수 있는거냐?"
"그러요, 낙양으 하느 지입 몇 지 있으여" (비염인지 심한 코맹맹이임.)

"그럼 우리  저녁식당을 거기로 바꿔도 될까?"
"아 으예, 되지마는 비쌔여"

"얼만데? 젤 유명한 집으로말야.
워뗘? 우리가 두당 만원씩 추가부담하면 되겠냐?"
"으이 그은데 모드가 으겨이 마져야지에.. 할라믄 지금 바로 에약해야데에여"

"알았어 내가 바루 얘기해줄께!"
그리곤 일행들 의견을 팀별로  타진해봤지.

"가이드 애기가 우리가 만원씩만 부담하면
저녁식사를 측천무후가 먹었다는 수석으로 바꿀 수도 있답니다.  
내일 개봉으로 가면 오늘 밖에는 시간이 없을 것 같은데요?"
"다른분들만 좋다면야 우리도..."


"오케이~!"
이리왈 저리왈 금방 의견들을 취합해서 봉걸이한테 얘기했지.
"야 다 됐어, 저녁에 그리로 가자! 근데 확실히 해두는데 말이여, 최고로 가야뒤야!"

그렇게 돼설라무네.. 
팔자에도 없는.. '수석(水席)'이란 걸 다.. 먹어봤다는 거 아녀... 흐흐흐.


 



 



저 사진은 하남성 박물관에서 찍은건데,
아니 박물관에 저런 모형까지 만들어서 한 코너를 차지한 걸 보면
측천무후란 여자가 우리가 아는 그저그런 여자가 아닌가 보더라고.
재위기간이 25년이라고 했잖은가? 그거 보통 일 아니거든.
당태종이 누구여? 그리고 또 어떻게 만든 나라냔 말여.
그것도 남자가 아니고 첩실로 들어온 여자가 찬탈을 해서 여황제에 까지 올랐다니,
당시에 신하들도 보통내기들이 아니었잖아.
아무튼 대단한 여자임엔 틀림없는데...




중국인들이 관우를 얼마나 끔찍하게 위하는데 거기다 어떻게 측천무후를 함께 모셔놓느냔 말여.
아무리 관우 사당을 측천이 지어줬다 하더라도 후대 사람들이 가만히 놔두었다는게 이상하자녀?
그러니까 우리가 모르는 뭔가가 있단거겠지.




 


 

그렇다면 우리가 국사책에서 배운 盛唐時代라는 것도 바로  측천무후때가 정점이 아니었을까 싶네.
나는 사실 측천무후라 그러면 그냥 독종여자 중에 한명이거니, 정도로만 알고 있었거든.
용문석굴의 저 불상이 측천무후를 모델로 했다는 말도 사실인가봐.
이제 측천무후 얘긴 그만 접기로 하지.

 


 


 

저기가 바로 낙양에서 최고로 치는 '水席요리' 전문 식당인데,
워낙에 비싸서 일반 서민들은 얼씬도 못하고 낙양서 방귀 깨나 뀐다는 놈들만 드나드는 데리야.
이름하야 <眞不同>,
- 진짜는 하나다 뭐 그런 뜻 아녀?
다시말해서 즈네 집이 원조다 그런 얘기겠지.
사진에는 안 나오는데 입구부터 거창하드만. 주차장도 꽉차고.

 

 



 

3층 건물이었던 걸로 기억 되는데, 들어가자마자 분위기가 딱 전통이 있어 뵈더라구.
계단 올라가는 벽에도 중국의 유명한 정치인들 사진을 줄줄이 걸어놨는데 보니
안 와본 놈이 없는겨.


 



 

봐바~ 폼나지? 내가 중국 다니면서 가 본 식당 중에 젤 컸어.
룸 꾸민 거 하며 식당 돌아가는 폼새가  부티가 팍팍 나더만.
누구 말대로 때깔이 다르데.

 



 

주문이야 뭐 이미 봉걸이가 해놨으니까 우린 그저 먹기만 하는건데 메뉴가 궁금하더군.
水席이라고 다 같은 수석이겠어?
레벨이 있겠지, 아마 메뉴판은 봉걸이가 감췄을거야.

 

 



 

자리잡고 앉으니까 밑반찬으로 마른 안주 몇가지 나오더라.
참, 나는 중국음식을 보면 전부 안주로만 보여.
좀 있으니까 본격적으로 메인 요리가 하나하나 나오기 시작하는데 진짜 전부가 다 국물있는 음식이더군.
모두 30가지가 나온다고 테이블 종이에 그렇게 써있더라구.

 



 

순서가 있겠지?   음식이 들어오는 순서.
내, 하두 유명한 음식이라 하기에 사진을 찍어뒀다가 나중에 정리 좀 해서 자랑을 해볼라캐도
사진과 요리 이름을 연결지을 수가 없으니 뭔 소용이 있겠냐구.
그래서 서빙하는 애한테 저렇게 순서를 체크해보라고 부탁을 했는데...

 

저 종이에 써있는 걸 대충 아는 글자만 옮겨보면 -

眞不同飯店

天下第一宴 / 水席眞不同

목단연채 /낙양육편 /낙양해삼/ 蜜汁인삼果 /米酒滿江紅 / 圓滿如意湯 / 油炒八寶飯

에구~ 더는 못읽겠네.

 

자세한건 일루 알아보슈.

대표전화 62628528 (中州車路369號 낙양시 진부동반점 유한책임공사)

 

 




 

체크를 하면 또 뭐혀? 상이 뱅뱅 돌다보니 뭐가뭔지 뒤죽박죽이 돼버리는겨.
막 들어오는데 어찌 구별해서 이름을 써붙이겠냐고?
그리고 또 우리 입맛에 안맞는 요리는 바로 내보내고 입에 맞는 거만 상에 올라있으니까
저렇게 사진으로 봐도 별루잖아.
참, 이제 생각하니 저기는 다른데 처럼  향료를 많이 넣질 않았던 것 같은데?

 

 

 



 

더구나 퇴근시간이 되니까 이것들이 막, 막 내오는겨.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고 어쩌구가 아녀.
이거야 원, 미쳐 원탁을 돌려서 맛을 볼 겨를도 없는겨.
요리가 줄줄이 나오는데 사진이 다 뭐여? 뭘 먹었는지 하나도 생각이 안나.

 



 


 

한마디로 뒤죽박죽인거지 뭐. 
저 술은 낙양술이긴 한데 싸구려야. 이름이 뭐랬더라? 한가지는 松河였던 것 같은데...

아 맞어 두강주다 杜康酒. 봉걸이가 어디 밖에 나가서 사오는 눈치더군.
근데 참 우리 테이블은 죄다 술꾼이더라고. 그래서 우리 테이블은 늘 음식 태반이 남아돌았어.
아휴~ 저기서 술 꽤나 마셨지.


 




 

 

여기도 서빙하는 애들이 둘인데 회족은 아닌 것 같고, 백족 흑족도 아니고...
하남성엔 소수민족이 여럿 산다는 거 같았어.
저 역시도 중국정부의 소수민족을 배려하는 차원이 아닌가 싶네.

봉걸이가 미리 얘기해서겠지만 마지막엔 밥까지 나오데.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은 밥이 최고더라고.
30가지 진수성찬을 받고나서도 밥이 나오니까 두세공기씩 먹는거야, 다들.
그 유명하다는 음식은  께작께작 시답지않게 먹다가 나중에 아무것도 아닌 맨밥을 그렇게 허겁지겁 먹는걸 보면서
서빙하던  재네들은 뭔 생각들을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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