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1. 14. 20:00ㆍ미술/미술 이야기 (책)
2018. 5.
책소개
이 책 《CAT ART-고양이 그림으로 보는 미술사》는 지은이가 고대부터 현대까지의 세계 명화 124점을 선정해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모든 요소를 고양이로 바꾼 패러디 형식의 미술사 책이다.
패러디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명화를 바라보는 시점과 등장인물, 상황 등을 고양이로 표현하여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명화 이야기를 색다른 구성으로 재해석하여 독자들을 미소 짓게 만든다.
패러디 미술사책이라고 단순히 유머와 재미만을 추구한 것이 아닐까라는 의구심은 지은이가 직접 그린 그림들을 보는 순간 눈 녹듯 사라진다. 원작 화가들이 봐도 감탄할 만큼 그림이 정교하기 때문이다.
저자 야마모토 슈
1948년 요코하마 태생.
1971년 아이치 현립미술대학을 졸업하고 1974년 캐나다로 이주, 토론토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근무했다.
1981년 캐나다 국적 취득 후 일본 국적을 포기한다.
1983년 영주권을 얻어 미국으로 이주한 뒤에는 프리랜서로 일러스트를 그리는 한편, 여행업에 종사하며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2007년부터 동서고금의 유명한 회화를 고양이 버전으로 그리는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시작해, 120여 장 이상을 완성했다.
현재 유타 주 솔트레이크 시에서 거주 중이다.
목차
고양이 해설가 위스커 키티필드의 프로필
프롤로그 | 인간과 고양이의 상호 이해와 문화 교류에 관하여-위스커 키티필드
1장 | 고대에서 중세, 동양
2장 | 르네상스
3장 | 바로크 미술
4장 | 신고전주의
5장 | 낭만주의
6장 | 사실주의
7장 | 인상주의
8장 | 20세기 미술
추천사 | 고양이를 통해 미술과 가까워지다 - 임혜랑
작가의 말 | 유머와 고양이와 미술과 나 - 야마모토 슈
책 속으로
[라스코 벽화]
알타미라 동굴벽화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선사시대 동굴벽화. 네안데르탈묘나 크로마뇽냥은 벽화에 들개의 공격에 맞서는 용맹한 원시고양이 모습을 그렸다. 이는 사냥의 성공이나 풍요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가 담겨 있다. 빨강이나 노랑, 검정 같은 풍부한 색채를 사용한 세밀하고 생동감 넘치는 묘사로 선사시대 고양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 10쪽
[진주귀걸이를 한 소녀 고양이]
베르메르냥이 남긴 작품은 겨우 35점 뿐이다. 그 대부분이 가정에서의 정결함을 다룬 것이지만, 이 초상은 몇 없는 예외 중 하나이다. 당시의 암고양이는 머리에 터번을 두르는 것이 상식이었다(터번 구멍에 귀를 넣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이쪽을 바라보는 소녀 고양이의 눈에 사랑스러움이 흘러넘치고 있다. - 80쪽
[마라냥의 죽음]
고양이가 목욕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그러니 불쌍하게도 이 고양이 역시 목욕탕에서 심장발작을 일으키고 말았다고 착각하는 고양이도 있을 수 있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프랑스 고양이 혁명의 주도자 중 하나인 마라냥은 지병인 피부병 때문에 하루 대부분을 목욕탕에서 보냈다. 목욕탕에서 일하고, 식사를 하며 지내다가 그곳에서 암살을 당한 것이다. 신고전주의파의 대가인 다비드냥이 그린 것은 마라냥이 암살을 당한 장면이다. - 96쪽
[키스]
클림트묘는 오스트리아 빈 근교 작은 마을에서 금 세공사 고양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클림트묘가 금을 사용하여 작품을 만든 데에는 아버지의 영향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르누보 계열의 장식적 양식을 선보이며, 찬란한 황금색과 화려한 색채를 주로 사용했다. 특히 사랑과 죽음에 관해 수수께끼 같은 알레고리를 담아 많은 고양이들이 열광했다. 이 그림도 마찬가지다. 두 연인이 서 있는 공간이 어디인지, 그들이 누구인지, 때가 언제인지 말해 주는 단서는 없어서 현실을 벗어나 오롯이 사랑에만 집중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보여 준다. -200쪽
출판사서평
왜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바꾸었나?
지은이는 고양이를 주연으로 한 명작 패러디를 자신의 아이가 그린 그림에서 시작했다고 밝힌다.
“셋째가 중학생이던 시절 학교에서 그려 온 그림 중에, 고흐의 자화상을 고양이로 바꿔서 그려 온 그림이 있었다. 누구라도 미소를 지을 만한 그림이었고, 보는 순간 즐거운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이 유의미한 것은 보는 즐거움에서 멈추지 않고 본인의 전공을 살려 직접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이 책의 실린 그림들은 지은이의 생계 수단을 위한 결과물이 아닌 자신이 행복한 취미 생활이 거대한 프로젝트처럼 변해 몰입한 결과물이다. 지은이는 의도하지 않았겠으나, 요즘 트렌드인 ‘소확행(小確幸)’과도 맞닿아 있다.
고양이와 미술의 공통점?!
고양이와 미술사가 만난다고 하면 쉽게 매칭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은이는 개보다 독립적인 고양이의 성향이 미술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능동적으로 ‘보는’ 행위를 자각하고 임하지 않으면, 시각 정보가 피와 살이 되는 법이 없다. 그런 이유로 둘의 조합의 결과물이 이토록 훌륭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번역서가 아닌 새로운 한글어판 캣아트
일본에서는 고양이를 캐릭터로 한 유명 디자인이나 상품 등이 꾸준히 큰 인기를 끌 정도로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지은이인 야마모토 슈는 오랜 기간 캐나다와 미국 등지를 오가며 살고 있지만, 그런 이유로 고국인 일본에서 이 책을 가장 먼저 출간했다. 한국에서 출판을 앞두고는 한국 독자들을 위해 출판사와 적극 소통하며, 공동 제작을 통해 일본판에는 없는 좀 더 디테일한 그림 해설을 실어 번역서가 아닌 새로운 캣아트를 발간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는 지은이가 이 책에 얼마나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 많은 독자들이 지은이가 평생 열정을 쏟은 그림들의 세계에 흠뻑 빠져들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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