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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12. 8. 20:28산행기 & 국내여행/여행정보 & 여행기 펌.






2005년 12월 28일 화요일 맑음



아, 오늘 아침 강의. 미치도록 지루하다. 계속 딴 생각에, 딴청을 부리는 지금. 시간은 거의 멈춰 있다.

오늘 강의의 주제 : 스승이나 경전의 가르침을 그대로 믿거나 따르지 말고 스스로 확인하고 검증하는 일이 필요하다.

부처를 죽여라!

수업 시간에 기침 하는 날 본 페드로가 내 손에 목 캔디 몇 알을 쥐어주었다.

전에 그가 기침할 때 내가 목 캔디 몇 알을 건네준 일이 떠올라 둘이 미소를 주고받았다.

저녁 식사 후 비디오로 텐진 빼마 스님의 강의를 들었다.

한국에 있을 때 '나는 여성의 몸으로 붓다가 되리라'를 인상 깊게 읽었던 터라 기대를 가지고 지켜봤다.

'마음의 본성(The nature of mind)'이란 제목으로 진행된 강의는 쉽고 간결해 쏙쏙 귀에 들어왔다.

'우리는 외부 세계를 관찰하는 데는 수많은 시간을 쓰면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데는 시간을 쓰지 않는다.

우리 마음은 쓰레기가 가득 찬 집, 더러운 물로 가득 찬 컵이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비워야 한다.

우리 자신을 위한 여백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고통받는 것이다.

우리에게는 혼자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우리는 마음의 주인이 아니라 노예다.

생각에서 빠져나와 물러 앉아야 한다.

생각한다는 것과 내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은 다르다.

파도 위에서 평형을 유지하고 있는 서퍼처럼 마음의 바다에서 서퍼가 되어야 한다.

감정, 생각, 느낌이 있는 곳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것들을 나라고 생각하고 규정하는 데에서 문제가 생긴다.

마음을 조용하게 만들고, 집중하게 하는 법을 배우면 마음을 이용하고 조종할 수 있다.

우리가 외부 세계라고 인식하고 믿는 모든 것이 단지 마음의 게임이다.

우리는 아무 것도 모를 뿐 아니라 우리가 모른다는 사실조차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판단하려 하지 말고 그저 있는 그대로 인식하려 할 것.'






▲ 불전에 바쳐진 조각들은 모두 버터로 만들어졌다.  
ⓒ2005 김남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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