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의 역사》
2019. 10. 6. 18:45ㆍ책 · 펌글 · 자료/인문 · 철학 · 과학
모든 책의 역사(양장본 HardCover) - 파피루스에서 전자책까지
2017. 4. 23
책이라는 지식저장 매체의 역사에 대한 방대하고 정교한 분석과 설명을 담고 있다. 머나먼 최초에서부터 21세기 오늘에 이르기까지, 모든 책의 역사를 7개의 장 ─ 벽에 새겨진 책, 손에 든 책, 도서관의 책, 성스러운 책, 기계로 만들어진 책, 산업적 책, 전자책 ─ 으로 구분하여 생생히 풀어놓고 있다. 선사시대의 동굴벽화에서부터 쐐기문자, 중세의 코덱스, 문고본과 디지털 시대까지를 아우르는 광범한 역사적 지평은 그래픽 기록의 의미와 그 무한한 형식의 풍부함을 분명히 해준다.
저자 우베 요쿰(Uwe Jochum)은 과학적 사서. 하이델베르크에서 독문학과 정치학을 공부하고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8년부터 과학적 사서로 일하고 있다. 도서관과 미디어의 역사에 관해 많은 저서를 출간했는데, 최근작으로는 『서양 도서관의 역사』가 있다.
목차
1장. 벽에 새겨진 책
2장. 손에 든 책
3장. 도서관의 책
4장. 성스러운 책
5장. 기계로 만들어진 책
6장. 산업적 책
7장. 전자책
주요 내용
선사시대 동굴은 인류의 다양한 의례(다산〔多産〕의례, 성년의례, 사냥의례 등)가 행해지던 공간이었으며, 그 의례에는 다양한 춤과 시와 음악이 함께 포함되었다. 그 회화 및 다양한 재료의 조각은 예술의 초기 형태라기보다 일종의 표기법 체계로 보는 것이 옳다.
- 인간은 의례 속에서 동굴 공간과 자신의 기호의 의미를 새롭게 확인했으며, 이를 통해 집단의 정체성을 확인해나갔다. 즉 동굴은 빙하기 사냥과 채집이라는 문화적 기억이 유지되고 공동의 의례를 통해 계승되는 공간이었다.
- 인간은 물질적 대상 안에 객관화시킨 기호의 의미를 사회적 행위(의례)를 통해 재확인하는 유일한 생명체이다. 인류 이외에 어떤 동물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리고 인간은 모든 세대의 어린이가 다시 그렇게 배운다. 인간은 기호를 통해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그럼으로써 세계 안에서 자기 자신만의 자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한 의례를 통해 스스로를 확인하면서 초월에 대해 성찰한다는 것─ 그것이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 중의 하나이다.
- 인류는 1만 2000년 전부터 메소포타미아 지역과 나일강 유역 등지에서 ‘신석기시대화’를 겪었다. 사냥 및 채집 경제형태에서 생산 경제형태로 이행하면서 ‘도시’가 만들어지고, ‘국가’가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기호 전달체는 두 가지로 나뉘게 된다. 하나는 풍경이나 정착지 공간에서 기호를 새겨 넣은 기념비(숭배유적)이고, 다른 하나는 이동과 수송이 가능한 매체였다. 점차 생산된 재화의 소유, 저장, 분배를 둘러싸고 일종의 행정 통제가 필요해졌고, 이를 위한 매체가 나타났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견되는 동전 크기의 물표가 그 최초의 흔적이며, 이는 결국 쐐기문자로 이어졌다. 그 기록의 매체가 점토판이었다. 이집트 지역에서는 파피루스 두루마리였다.
-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지역에서 기록매체의 발달은 기나긴 전승 과정을 거쳐 ‘도서관’을 만들어냈다. 도서관은 처음에는 문서보관서와 다르지 않았으나 점차 전래의 텍스트를 보관하는 곳으로 의미가 변화했다. 대표적인 예가 아수르바니팔(Assurbanipal)이 니네베에 세운 도서관이었다.
그러나 도서관의 책은 엘리트들의 전유물이었다. 중요한 텍스트들은 직접 독서를 통해서가 아니라 구전 암송을 통해 배웠다. 책을 갖고 싶은 사람은 자기가 직접 베끼거나, 필경사를 고용하거나, 노예를 필경사로 교육시켜야 했다.
아시니우스 폴리오(C. Asinius Pollio)가 로마에서 설립한 박물관과 더불어 공공 도서관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후에 책과 도서관은 이제 소수의 대도시에 집중하는 데서 벗어나 제국 도시 도처로 번져나가게 되었다.
- 코덱스와 더불어 우리에게 익숙한 책의 시대가 시작된다.
동물(양, 염소, 송아지 등)의 가죽을 석회용액에 부식시켜... 털과 살점 등을 제거하고 나무틀 위에 펼쳐서 건조시킨 뒤 반달 모양의 칼로 문질러 양피지를 얻는다. 이렇게 만들어진 양피지의 가운데를 접으면 양면으로 4쪽의 페이지가 만들어진다. 이 위에 또다른 양피지를 얹어서 페이지를 늘린다. 가운데 접힌 부분을 실이나 가죽 등으로 꿰매 묶는다. 이것이 코덱스이다.
코덱스가 성공을 거둔 것은 사회적·문화적 이유가 크다. 즉 코덱스가 파피루스보다 대중화된 데에는 기독교가 교양 전통의 변형을 추구했기 때문이다. 파피루스와 달리 코덱스는 밖에서 닫을 수 있는 형태였기 때문에 예수의 말과 행동 그리고 사도의 편지들을 지속적으로 보관해나갈 수 있었다.
양피지 코덱스는 엘리트들의 위신 욕구와 일치했고, 그래서 값비싼 사치장정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중세 시대를 지나는 동안 양피지 코덱스는 교회/수도원의 성경, 기도서 등을 널리 쓰였다.
- 12/13세기 기술적 개화기를 지나면서 요하네스 구텐베르크(Johannes Gutenberg)가 금속으로 된 가동적(可動的) 활자를 가지고 인쇄술을 발명했다.
구텐베르크의 책은 처음에는 교회에서 사용될 책(성경, 미사경본 등)의 제조에서 시작됐으며, 나중에 인문주의자들의 매체 생산으로 이어졌다. 루터의 성서 번역은 종교개혁에 크게 기여했다.
- 책은 인간이 만든 작품으로, 과거의 물질적 기억의 기호로, 가치 있고 계승돼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책은 고고학자들이 연구하는 예술작품처럼 과거에서 벗어나 미래를 이야기하며, 헛되이 흘러가는 지금에 의미를 부여해준다. 나아가 지금을 초월하여 시간과 공간의 경계에까지 도달한다.
- 인간은 작품을 생산하고 인식하면서 창조자로서의 경험을 하게 되고 그들의 작품 속에서 그들의 작품에 대해 말하면서 공동의 문화공간을 만들어간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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