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8. 18:43ㆍ미술/내 맘대로 그림 읽기
목원대학교에서 열어주는 전시회를 금년에는 大田市廳 전시실에서 한다는군요. (5월에)
내가 그림(수채화) 배우고 첫 전시회를 대전시청에서 했었는데. 격세지감이 듭니다..^^;;
이번 전시회에는 이 작품으로 낼까 고려중입니다.
(※유화만 출품합니다. 수채화는 그만뒀고요.)
5월이면 철쭉도 지는 철이라, 살짝 失期하는 감이 있긴 한데......
액자도 내가 만들었어요.
난 이 그림이 맘에 듭니다.
산벚꽃 필무렵의 山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황사인지 ·미세먼지인지로 온통 부옇죠.
그걸 아는 분이라면 나처럼 이 그림이 맘에 드실 겁니다.
‘그림은 사생(寫生)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미술에서「감상자(독자)의 몫」이라고 하는 말이 바로 그 뜻이죠.
‘느낌’이 와닿느냐 어떠하냐 ─
×
금산군 군북면 보광리(상곡리)를 염두에 두며 그렸습니다.
제가 이 작품(이영희作)을 모티프로 해서 그렸다고 밝혔었는데... 표절(모방)로 보입니까?
그런데 지금은 그 얘기를 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습니까? 누구의 작품이 좋습니까? 어느 그림이 좋게 여겨지십니까?
자, 그림 가격이 각기 10만원씩이라고 칩시다.
누구의 작품을 사시겠습니까? 작가를 모른다 하고 말이지요.^^;;
※
솔직한 제 생각을 말하자면요, 저는 밑엣 그림 이영희 작가님의 작품이 좋습니다. 객관적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그렇습니다.
미류나무 두 그루 옆으로 난 길을 따라 걷고 싶어져서요. 제방길 옆으로, 틀림없이 강물이나 큰 여울이 흐르고 있을 겁니다.
제 그림은, 테크닉적으로,, 근경(近景)을 추가로 만들어서 원경(遠景)과 구분을 지어줬으면 좋았겠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
※
이영희 작가의 저 집을 보니, 아래의 詩와 잘 어울릴 듯합니다.
우리 살던 옛집 지붕 / 이문재
떠나오면서부터 그 집은 빈집이 되었지만
강이 그리울 때 바다가 보고 싶을 때마다
강이나 바다의 높이로 그 옛집 푸른 지붕은 역시 반짝여 주곤 했다
가령 내가 어떤 힘으로 버림받고
버림받음으로 해서 아니다 아니다
이러는게 아니었다 울고 있을 때
나는 빈집을 흘러나오는 음악 같은
기억을 기억하고 있다
우리 살던 옛집 지붕에는
우리가 울면서 이름붙여 준 울음 우는
별로 가득하고
땅에 묻어주고 싶었던 하늘
우리 살던 옛집 지붕 근처까지
올라온 나무들은 바람이 불면
무거워진 나뭇잎을 흔들며 기뻐하고
우리들이 보는 앞에서 그해의 나이테를
아주 둥글게 그렸었다
우리 살던 옛집 지붕 위를 흘러
지나가는 별의 강줄기는
오늘밤이 지나면 어디로 이어지는지
그 집에서는 죽을 수 없었다
그 아름다운 천장을 바라보며 죽을 수 없었다
우리는 코피가 흐르도록 사랑하고
코피가 멈출 때까지 사랑하였다
바다가 아주 멀리 있었으므로
바다 쪽 그 집 벽을 허물어 바다를 쌓았고
강이 멀리 흘러나갔으므로
우리의 살을 베어내 나뭇잎처럼
강의 환한 입구로 띄우던 시절
별의 강줄기 별의
어두운 바다로 흘러가 사라지는 새벽
그 시절은 내가 죽어
어떤 전생으로 떠돌 것인가
알 수 없다
내가 마지막으로 그 집을 떠나면서
문에다 박은 커다란 못이 자라나
집 주위의 나무들을 못박고
하늘의 별에다 못질을 하고
내 살던 옛집을 생각할 때마다
그 집과 나는 서로 허물어지는지도 모른다 조금씩
조금씩 나는 죽음 쪽으로 허물어지고
나는 사랑 쪽에서 무너져 나오고
알 수 없다
내가 바다나 강물을 내려다보며 죽어도
어느 밝은 별에서 밧줄 같은 손이
내려와 나를 번쩍
번쩍 들어올릴는지
◇
군북 면사무소에서 꺾어 들어가면 보광리가 나옵니다. 봄철에는 안내판을 세워놓습죠.
보시다시피 부옇습니다. 갈 때마다 그랬어요.
화실에서 그림 그리며 늘 듣는 음악이 이겁니다.
- 유익종 노래 색소폰 연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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