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 6. 11:44ㆍ음악/음악 이야기
2018. 1.
중심을 문학에서 음악으로 옮겨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보고 다시 읽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 나올 때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음악도 화제에 오른다. 인터넷에는 어떤 음악이 작품에 인용되었는지 전체 곡 리스트를 작성한 블로그나 모든 음악의 링크를 올린 유튜브 채널들이 여럿 존재하는 등 관련 음악이나 음반에 관심이 쏠리고는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하루키 작품에 등장하는 음악가와 음반에 대한 리스트는 많이 존재하는 반면,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안에서 음악이 어떤 역할을 수행하는지, 어떻게 이야기에 작용하는지, 주제와 어떻게 관련되는지 등 하루키의 음악론이라고 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고유명사만 나열하듯이 표층적이고 기호적으로만 소비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하루키에게 음악은 그가 사랑하는 문학 작품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존재이다. 실제로 무라카미 하루키는 재즈 마니아로 유명하며 작가로 데뷔하기 전에는 [피터 캣]이라는 재즈 카페 겸 재즈 바를 경영하기도 했다. 그는 70년대를 꼬박 음의 세부를 정확히 가려듣고, 그것을 자신의 오디오 시스템으로 플레이함으로써 자신의 세계관을 제시하는 ‘재즈 카페’라는 장소에 계속 머물렀으며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은 그 시작부터 그러한 사적, 공적 공간 안에서 쓰이기 시작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또한 늘, 어디에서 어떻게 연주되고 녹음되었으며, 어떻게 유통되어 어떻게 들리는가 하는 ‘디테일’을 정확히 파악한 상당히 구체적인 음악이다. 한마디로 재즈를 비롯해 클래식과 팝스 그리고 록에 이르기까지 그의 음악에 대한 기술은 지극히 정확하며 작품상의 적절한 위치에 배치할 수 있는 섬세한 감수성과 지성이 겸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무라카미 하루키에게서 나오는 음악은 결코 화려하고 지적인 장식이나 기호가 아니다. 그것은 작품 세계 안에서 중요한 전개를 촉진하고, 심리를 암시하며, 전체를 담는 그릇도 된다. 이와 같이 이 책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초기 3부작인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양을 쫓는 모험』부터 최근작인 『1Q84』까지 그 중심을 문학에서 음악으로 옮겨 하루키 소설을 보고 다시 읽고 있다.
제1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재즈’의 관계를 탐독하는데, 우선 재즈 마니아로서의 무라카미 하루키와 그가 한창 재즈에 몰두하던 젊었을 당시의 재즈를 둘러싼 전반적인 분위기를 따라간다. 그리고 그가 자신의 소리에 대한 애착과 감수성을 배웠던 과정과 그것을 자신의 작품에 어떻게 묘사하는지를 살펴보는데, 그것은 한마디로 재즈 뮤지션들이 만들어낸, 미세하게 다른 수많은 연주와 사운드의 ‘디테일’을 세부까지 엄밀하고 정확하게 기술하고 배치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음악을 다루는 방식에서 어떠한 변화들이 있었는지를 ...살펴본다.
제2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클래식’의 관계를 살펴본다. 우선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서 바로크 음악이 어떻게 사용되는가로부터 시작해 과거와 현재의 깊은 단층을 만들어내는 것, 다른 세상으로 이끄는 것으로서의 클래식의 사용을 설명한다. 그 뒤를 이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들 속에서 클래식 음악들이 의미하는 바와 구조를 살펴보면서 그가 얼마나 정중하게 음악을 다루며 음악이 그의 작품 세계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설명한다.
제3장은 무라카미 하루키와 ‘팝스’인데, 여기에서는 하루키의 작품에서 ‘파퓰러’ 혹은 ‘팝스’라 불리는 음악 장르의 표출에 주목한다. ‘공백’과 ‘회로’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태엽 감는 새』를 기점으로 한 초기 작품에서는 의미 부여를 거부하는 대체 가능한 고유명사들로 작용하는 팝스 뮤직들의 나열을 통해 이러한 음악이 그의 작품에서 ‘공백=부재’를 만들어내고 ‘상실’이라는 주제를 뒷받침한다고 이야기한다. 반면 후기 작품들에서는 오히려 혼돈스러운 세계에 일정한 질서를 가져다주고,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회로로서의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한다.
제4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록’을 다루는데, 이 장은 과거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상징하는 음악이라고 하면 단연 록이었다고 단언하면서 시작한다. 비치 보이스와 브라이언 윌슨의 음악이 자신의 마음을 두드린 것은 그가 ‘손이 닿지 않는 먼 장소’에 있는 것에 대해 진지하고 열심히 노래했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하루키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의 소설에서 록은 주인공의 기억을 상징하는 음악, 시대의 변화나 풍속을 상징하는 음악으로서 작품에 꼭 필요한 요소였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을 경계로 록은 더 이상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을 상징하는 음악이 아니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그의 작품에서 록의 묘사 방법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초기부터 최근의 작품들까지 자세히 살펴본다.
제5장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와 ‘80년대 이후의 음악’을 다룬다. 이 장은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에서 『댄스 댄스 댄스』를 경계로 음악 고유명사를 등장시키는 빈도가 줄고 무엇보다도 ‘록, 팝스’ ; ‘재즈, 클래식’의 비율이 전자에서 후자로 역전되었음을 보여주면서 시작한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에서 어떠한 의미를 가지는가를 살펴본다. 60년대를 ‘팝 뮤직의 시대’ 혹은 ‘록 르네상스의 시대’라고 상정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그 가치는 60년대 중반부터 후반의 얼마 안 되는 기간 동안만 존재할 수 있었던 기적 같은 것이며 록/팝이 소리를 멈춘 이유도 ‘고도자본주의’에 의해 60년대적 가치관이 70년대를 거쳐 80년대 이후에 ‘완만’하게 죽어갔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저자 : 구리하라 유이치로 외 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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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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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제1장 무라카미 하루키와 ‘JAZZ’
적재적소에 쓰인 ‘부스러기’―무라카미 하루키와 재즈에 대해
재즈 마니아 무라카미 하루키
60년대의 재즈
재즈의 신은 세부적인 것에 깃들어 있다
음악을 다루는 방식에서 볼 수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변용
무라카미 하루키와 ‘재즈’를 이해하기 위한 DISC GUIDE
제2장 무라카미 하루키와 ‘CLASSIC’
우선은 음악, 다음이 문학?―무라카미 하루키와 클래식의 관계를 탐독하다
1973년의 바로크 음악
클래식은 다른 세상으로 이끈다
이미지의 확산과 수습―<신포니에타>에 의탁한 형식감
그 음악이 작품 속에서 의미하는 것
‘벌꿀파이’의 삼중 구조
무라카미 하루키와 ‘클래식’을 이해하기 위한 DISC GUIDE
제3장 무라카미 하루키와 ‘POPS’
공백(空白)과 회로(回路)―무라카미 하루키의 작품에서 보이는 ‘파퓰러’한 음악
좋은 음악과 나쁜 음악
서핀USA
공백으로서의 음악
회로로서의 음악
무라카미 하루키와 ‘팝’을 이해하기 위한 DISC GUIDE
제4장 무라카미 하루키와 ‘ROCK’
무라카미 하루키적 록 지상주의
무라카미 하루키의 마음의 문을 활짝 연 음악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단편적인 기억과 비치 보이스
『1973년의 핀볼』―<러버 소울>로 연결되는 과거의 암시
『양을 쫓는 모험』―시대에서 채취한 이야기와 록의 부재
‘기호’로서의 록의 변용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과거와 현실을 접속하는 밥 딜런
『노르웨이의 숲』―이야기 속에서 제조된 기억과 비틀스
『댄스 댄스 댄스』―과거 기억의 불확실함과 록 시대의 종언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애프터 다크』―록 부재와 기억의 누락
『1Q84』―개조된 과거에 떠오른 ‘특별한 것’
무라카미 하루키와 ‘록’을 이해하기 위한 DISC GUIDE
제5장 무라카미 하루키와 ‘80년대 이후의 MUSIC’
80년대 이후 ‘60년대적 가치관’을 봉쇄한 것과 록 및 팝이 멈춘 것의 관계에 대해
‘나’가 밴드와 뮤지션을 경멸한 이유
토킹 헤즈야말로 ‘댄스 댄스 댄스’이다
고도자본주의 사회에서 ‘춤을 춘다’는 것
토킹 헤즈와 제3의 ‘댄스’
무라카미 하루키 작품에서 파퓰러 음악이란 무엇인가
퇴행하는 ‘나’의 ‘춤추는 방식’
록/팝이 소리를 멈춘 것은 왜인가
무라카미 하루키와 ‘80년대 이후의 음악’을 이해하기 위한 DISC GUIDE
특별대담
오타니 요시오×스즈키 아쓰후미×구리하라 유이치로
‘더 깊...이, 하루키의 우거진 숲속으로…’
권말특별부록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한 음악과, 음악으로 이야기되는 무라카미 하루키
머리말 중에서
언제부터일까 무라카미 하루키의 新作이 나올 때마다 거기에 등장하는 음악도 화제에 오르게 되었다. '이번에는 어떤 곡이 쓰였을까?' 인터넷에서는 발매 전부터 소문이 난무하고, 발표 후에는 곧바로 사용된 전체 곡 리스트를 작성한 블로그 ·유투브가 몇 개씩 나타났다.
소동은 팬들만이 아니다. 잡지 같은 간행물들은 총력을 기울여 특집을 꾸미고, 레코드 회사는 자사 카탈로그가 활용되는데 경탄하며 음반을 발매하기도 한다.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1Q84』1, 2권 발매 때는 조지 셀이 지휘한 클리블랜드 관현악단의 야나체크 <신포니에타>CD에 주문이 쇄도, 그 즉시 품절되었고 곧바로 1만 장 이상이 재주문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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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무라카미 하루키論의 대다수는, 작품에 등장하는 음악을 '기호'로만 치부해 왔다. 분위기나 이미지를 만들기 위한 소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신작이 발표될 때마다 음악을 둘러싼 고유명사가 난무했던 것치고는 표층적으로 - 그야말로 기호적으로 - 소비해버린 배경에는 그러한 편견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에세이나 인터뷰를 보면 곧바로 알아챌 수 있다시피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음악은 그가 사랑하는 문학 작품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존재이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챈들러나 보니것의 자리에 브라이언 윌슨이나 밥 딜런을 놓으면 어떻게 될까. 뭔가 지금까지 놓쳐왔던 중요한 것을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 구리하라 유이치로(평론가1965년생)
내 음악수준으로는 감 잡기가 택도 없는 책이네요.
몇 장 넘기다 말았습니다.
그나저나 무라카미 하루키 소설을 언제고 통독을 해본다 하면서......
Bob Dylan - A Hard Rains Gonna' Fall (세찬비가 쏟아지네)
? <A Hard Rain's A-Gonna Fall, 세찬 비가 쏟아지네>은 밥 딜런(Bob Dylan)이 1962년 여름에 만든 곡으로 노랫말은 Francis James Child가 수집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이야기 음악인 <Child Ballads> 중에서 <Lord Randall>라는 작품을 가져온 것이라 합니다.
이 이야기 곡은 아들의 음식에 독을 탄 엄마가 독의 효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아이에게 어디 갔었냐고 계속 묻고 아이는 자신이 경험한 이야기를 대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국내에선 양병집과 이연실이 <소낙비>란 제목으로 번안했고 이연실이 리메이크 했지요.
밥 딜런은 대중음악인 포크의 노랫말을 예술적인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는 역사적인 인물이자 전설입니다.
2016년에는 미국 가요 전통 안에서 참신하고 시적인 표현들을 창조해낸 공로로 가수로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밥 딜런 이전에 대중음악의 노랫말은 사랑타령이나 쾌락을 표현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었지요.
그러나 밥 딜런은 낱말 하나 하나에 의미를 부여했고 그때 그때마다 떠오르는 생각을 자유롭게 써내려 가며 깊이 있는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거기엔 이전의 대중음악에 없던 철학이 담겨 있었고 대부분은 정확한 의미 파악이 어려울 만큼 난해했습니다.
대다수 미국인들도 노랫말이 뜻하는 바를 잘 모른다 합니다.
그래서 그는 대중음악인 가운데 '가장 탐구하기 어렵고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통한다 합니다.
급기야 그의 가사를 연구하는 학과가 대학에 개설되었다 합니다.
비치보이스 - <캘리포니아 걸스>, <서핀 U.S.A>, <펀펀펀>
비틀즈 - <노르웨이의 숲>, <예스터데이>, <페니레인>
밥 딜런 - <라이크 어 롤링 스톤>, <포지티블리 포스 스트리트>, <블로잉 인 더 윈드> ,<세찬 비가 쏟아지네>
도어스 - <라이트 마이 파이어>
크로스비, 스틸스, 내시 & 영 - <우드스탁>
엘비스 프레슬리 - <록 어 훌라 베이비>
롤링스톤스 - <브라운 슈거>, <리틀 레드 루스터>
스테픈울프 - <자니 B. 굿>
스테픈 울프 - <본 투 비 와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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