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주,『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필사

2018. 8. 30. 18:28책 · 펌글 · 자료/문학

 

 

 

 

 

이토록 멋진 문장이라면 2015. 10 14

 

 

 

 

저자 장석주

장석주 스무살에 시인으로 등단하여 서른 해쯤 시인, 소설가, 문학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때로는 출판기획자, 방송진행자, 대학교수, 북 칼럼니스트로도 활약했다. 그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읽는 속도가 빠르지 않은데 읽은 책 목록이 긴 것은 책 읽는 일에 꾸준하고 부지런한 까닭이고, 아울러 앎과 슬기를 향한 욕심이 큰 까닭이라고 한다. 서른 해를 쉬지 않고 읽고 쓰며 걸어온 사람이다.197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와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뒤 시와 문학평론을 함께 써오고, 동덕여대 경희사이버대학교 등에서 강의를 하고, 국악방송에서 방송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한 조선일보·출판저널·북새통 등에서 ‘이달의 책’ 선정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월간 「신동아」에 ‘장석주의 책하고 놀자’라는 제목으로 3년 동안 북리뷰를 담당했고, 주간 「뉴스메이커」에 ‘장석주의 독서일기’를 2년간 연재했다. 경희사이버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국악방송에서 ‘행복한 문학’의 진행자로 활동했다.노자·장자·주역과 작은 것들에 대한 심오한 통찰이 담긴 책들을 즐겨 찾아 읽고, 제주도·대숲·바람·여름·도서관·자전거·고전음악·하이쿠·참선·홍차를 좋아하며, 가끔 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점을 친다고 한다. 2000년 여름, 서울 살림을 접고 경기도 안성의 한 호숫가에 ‘수졸재’라는 집을 지어 살면서, 늘 머리맡에 『노자』와 『장자』를 두고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읽었다. 이를 계기로 『느림과 비움』 『느림과 비움의 미학』 『그 많은 느림은 어디로 갔을까』 같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2013년 영랑시문학상, 2010년 질마재문학상, 2003년 애지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수졸재’와 서울 서교동 작업실을 오가며 읽고, 쓰고, 사유하는 삶을 꾸려가고 있다. 시집 『오랫동안』과 산문집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와 『고독의 권유』등이 있다.

 

 

 

 

머리말

_ 나를 물들이는 문장과의 만남



1 감정을 다스려주는 명문장



-파초(芭蕉) * 이태준, 《무서록》
-고요로의 초대 * 조정권, 《고요로의 초대》
-섬에서 보내는 편지 * 함민복, 《미안한 마음》
-느린 걸음이 가져다주는 것들 * 이혜경, 《그냥 걷다가, 문득》
-빛 항아리 * 함정임, 《하찮음에 관하여》
-이 풀더미를 한 평만 떼어다 * 황대권, 《야생초 편지》
-산마을 이웃들 * 최성현, 《산에서 살다》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 * 줄리아 카메론, 《나를 치유하는 글쓰기》
-매화 * 김용준, 《근원수필》
-마당에 눕다 * 정효구, 《마당 이야기》
-물살을, 삶을 헤치는 법 * 전영애, 《인생을 배우다》



2 인생을 깨우쳐주는 명문장


-장수(長壽) * 피천득, 《인연》
-살면서 죽음을 기억하라 * 레프 톨스토이,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
-탐욕의 어리석음에 대하여 * 제러미 타일러, 《자발적 가난》
-모든 날은 태어나기에 좋다면, 모든 날은 죽기에도 좋다 * M.V. 카마스, 《위인들의 마지막 하루》
-내 마음속 풍경 * 복거일, 《삶을 견딜 만하게 만드는 것들》
-결혼에 대하여 * 칼릴 지브란, 《예언자》
-두 번은 없다 *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끝과 시작》
-대나무 잎에 쌓인 눈처럼 * 오이겐 헤리겔, 《마음을 쏘다, 활》
-사랑 없는 인생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
-내가 사는 공간이 곧 나 자신 * 도미니크 로로, 《심플하게 산다》
-아버지의 마음 * 김현승, 《김현승 시전집》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 김수환, 《김수환 추기경의 고해》
-그릇을 깨트리고 * 신영복, 《처음처럼》 


3 일상을 음미하게 해주는 명문장


-나는 다방 커피가 좋다 * 최성각, 《날아라 새들아》
-옛날 국수 가게 * 정진규, 《本色》
-사계절의 멋 * 세이쇼나곤, 《마쿠라노소시》
-콩나물 삶는 냄새 * 박형준, 《저녁의 무늬》
-월요일 아침 * 야마무라 오사무, 《천천히 읽기를 권함》
-가을 낮 마법의 길에서 * 성석제, 《소풍》
-호미 예찬 * 박완서, 《호미》


4 생각을 열어주는 명문장



-대추 한 알 * 장석주, 《붉디붉은 호랑이》
-천천히, 느리게, 있는 그대로 * 피에르 쌍소, 《게으름의 즐거움》
-인생 * 헨리 데이비드 소로, 《고독의 즐거움》
-고속도로 위의 야생화 * 이어령, 《생명이 자본이다》
-새봄이 일어서고 있다 * 최인호, 《최인호의 인생》
-시간은 어떻게 돈이 되었나 * 울리히 슈나벨, 《행복의 중심, 휴식》
-철학과 마주한 죽음 * 구인회, 《죽음에 관한 철학적 고찰》
-지금, 작은 집이 주목받고 있다 * 다카무라 토모야, 《작은 집을 권하다》


5 감각을 깨우는 명문장



-봄풀들 * 김훈, 《자전거여행1》
-세상의 혼-시간을 말하다 * 크리스토퍼 듀드니, 《세상의 혼:시간을 말하다》
-열두 살의 나 * 김영하, 《김영하의 여행자 하이델베르크》
-빗방울 * 오규원, 《두두》
-말테의 수기 * 라이너 마리아 릴케, 《말테의 수기》
-칼자국 * 김애란, 《침이 고인다》
-노랑무늬영원 * 한강, 《노랑무늬영원》
-새벽예찬 * 장석주, 《새벽예찬》
-철수 * 배수아, 《철수》
-침묵의 여러 가지 양상들 * 마르크 드 스메트, 《침묵 예찬》

 

 



부록

_ 이 책에서 추천한 텍스트의 출처

 

 

 

 

 

 

 

 

 

 

 

 

 

 

 

 

0

 

"필사는 느린 꿈꾸기이고, 나를 돌아보는 성찰이며, 행복한 몽상이다."

 

1) 왜 나는 책을 읽을까? 책 읽기는 현실도피의 한 방식이다. 책 읽기가 현실도피라면 이보다 더 우아한 방식의 현실도피는 찾아보기 어렵다. 나는 책 읽기가 기적은 아니지만 놀라운 변화의 동력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읽은 것들이 무지의 자각에 이르게 하고, 궁극에는 나약한 정신을 단련시키고 삶의 지침을 오롯이 하였다.

2) 읽은 것을 다 기억하지 못한다. 다 기억할 필요도 없다.

3) 명문장은 지혜와 인생의 정수를 함축된 구조 속에 담아낸 문장이다. 문장에 삿됨이 없고 품격과 아취가 깃들어 있다.

 

4) 명문장을 베껴 쓰는 일은 그 작가에 대한 오마주다. 베껴 쓰기는 교감을 나누는 것이다. 아울러 문장에 깃든 정신과 기품을 닮으려는 능동적인 마음의 발로를 보여준다.  베껴 쓰기의 첫번째 목적은 들뜬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에 조촐한 기쁨을 얻고자 함이다. 마음에 되새길 만한 문장들을 베껴 쓰는 가운데 마음의 정화와 영혼의 성장을 위한 계기를 발견하기 위함이다.

 

 

 

 

 

 

1

 

살면서 죽음을 기억하라

 

 

타오르는 촛불이 초를 녹이듯

우리 영혼의 삶은 육체를 스러지게 한다.

육체가 영혼의 불꽃에

완전히 타버리면 죽음이 찾아온다.

 

삶이 선하다면 죽음 역시 선하다.

죽음이 없다면 삶도 없기 때문이다.

 

죽음은 우리와 세상, 우리와 시간 사이의

연결을 끊어놓는다.

죽음 앞에서

미래에 대한 질문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

 

조만간 우리 모두에게

죽음이 찾아오리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잠잘 준비, 겨울 날 준비는 하면서

죽을 준비를 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올바로 살지 못하며

삶의 법을 깨뜨린 사람만이

죽음을 두려워 한다.

 

죽음에 대해 너무 많이 생각할 필요는 없다.

살면서 죽음을 기억하면 된다.

그렇게 하면 삶은 진지하고 즐거우리라.

 

 

- 레프 톨스토이,

 

 

 

 

 

 

2

 

몸과 마음이 제대로 움직이고 정신이 멀쩡하며 모든 감각이 살아 있을 때 죽음을 맞는 인간은 행복하다. 그러나 누가 그렇게 건강할 때 죽기를 바라겠는가? 해가 뜨는 것을 보고 즐거움을 느끼고, 위대한 미술품과 아름다운 음악을 감상할 능력이 있을 때 누가 죽기를 바라겠는가.

우리는 최후의 순간까지 죽음을 무시하고 희망을 붙잡고 불평하면서 살아간다. 그 순간까지 우리의 삶은 두려움의 연속이다. 살아가는 데 방식이 있듯이 죽는 데도 방식이 있다.  (.......)  모든 날은 태어나기에 좋다면, 모든 날은 죽기에도 좋다.

 

- M. V. 카마스

 

 

 

 

 

 

3

 

아쉽게도 득의의 기억들은 세월에 쉽게 바래지는데, 그 많은 부끄러운 기억들은 여전히 생생하다. 그래서 그런지, 나이가 들수록 얻지 못한 사랑의 기억은 흐릿해지는데, 받아들이지 못한 사랑의 기억은 오히려 오롯이 남는다. 부끄러운 회한이 뒤섞여 가슴에 불그스레한 거품을 남긴다.

 

- 복거일

 

 

 

 

 

 

4

 

결혼에 대하여

 

 

그러자 알미트라는 또다시 물었다.

그러면 스승이여, 결혼은 무엇입니까?

 

그는 대답했다.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며, 또 영원히 함께 있으리라.

 

죽음의 흰 날개가 그대들의 생애를 흩어  사라지개 할 때까지 함께 있으리라.

아, 그대들은 함께 있으리라, 신의 말 없는 기억 속에서까지도.

 

허나 그대들의 공존에는 거리를 두라,

천공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추도록.

 

서로 사랑하라, 허나 사랑에 속박되지는 말라.

차라리 그대들 영혼의 기슭 사이엔 출렁이는 바다를 놓아두라.

 

서로의 잔을 채우되, 어느 한 편의 빵만 먹지는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며 즐거워 하되, 그대들 각자는 고독하게 하라.

비록 하나의 음악을 울릴지라도 저마다 외로운 기타 줄들처럼.

 

서로의 가슴을 주라, 허나 간직하지는 말라.

오직 삶의 손길만이 그대들의 가슴을 간직할 수 있다.

 

함께 서 있으라, 허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서 있는 것을.

참나무와 사이프러스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선 자랄 수 없다.

 

 

- 칼릴 지브란, 《예언자》

 

 

 

 

 

5

 

사랑이 없는 인생, 곁에 사랑하는 사람을 두지 못한 인생은 여러 에피소드가 뒤섞인 서랍만 잔뜩 있는 시시한 연극에 지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서랍을 차례로 하나씩 열었다 닫고 서둘러 또 다음 서랍을 연다. 설령 근사한 일이나 의미 있는 일을 찾아냈다고 해도 그 모든 일이 결코 하나의 맥락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6

 

인생은 우리가 숨 쉬는 횟수가 아니라

숨막힐 정도로 멋진 순간으로 평가된다.

 

- 마야 안젤루

 

 

 

 

 

 

 

 

내가 주는 서평 점수 : ★★

 

내가 이 양반 글을 좋아하는데, 근데, 책쓰기를 너무 남발하는 게 아닌지.....

허어~ 거의 100권이나 냈습디다.

   

아래는

책 새중간에 끼워넣은 사진들인데(삽화는 아니고), 누가 골라온 사진인지 미감이 탁월하오.

그림으로 그려보면 어떨까 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