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25. 09:10ㆍ미술/한국화 현대그림
이런 정도 그림은 애들이나 기술자 누굴 시켜서 그려도 상관 없겠다.
그래, 니가 그린 그림으로 인정한다 - 사기꾼 아니다.
<비광>(2009)
"말이 되는 소린지 몰라도 나는 딴짓 애호가다. 60평생을 뒤돌아 보니 그렇다.
남달리 딴짓거리를 많이 한 것 같다는 얘기다.
호들갑이 아니다. 딴짓이라는 게 별것 아니다. 재미있으면 그게 딴짓이다.
음악대학에 착실히 다니는 것부터 재미가 별로였다.
나는 즉시 대중가요 가수로 방향을 틀었다. 딴짓을 한 것이었다.
와우 아파트 무너졌다는 풍자 노래를 불러 즉시 군 복무로 불려들어간 것도 딴짓이었고,
제대 후에 미국 목사들을 따라 무턱대고 미국으로 건너가 졸지에 복음성가 가수가 되고,
거기서 신학대학에 들어가 목사 라이선스까지 따게 된 것도 역시 딴짓의 일환이었다.
별의별 딴짓이 다 있다.
결혼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주례목사와 수백명 증인들 앞에서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어쩌고저쩌고 굳게 맺었던 신과의 약속까지 몇 년 후 가차없이 깨버린 것도
가히 대표급 딴짓이었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연속으로 말이다.
그 모든 딴짓을 순전히 재미삼아 했다면 나는 나쁜 놈이다. 불량한 놈이다.
물론 본의는 아니었다. 뒤돌아보니 그런 것들이 치명적인 딴짓으로 남았을 뿐이다.
내가 이때까지 저지른 딴짓의 결정판은 뭐니뭐니해도 그림을 그린 것이다.
그림은 인간이 찾아낼 수 있는 최상의 딴짓거리였다.
가수가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가 딴짓이고
게다가 화투짝을 그리는 것은 또 다른 딴짓, 겹치기 딴짓인 셈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얼결에 화투 그리는 화가로 널리 알려졌다.
최근 세계현대미술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른 중국 베이징에서 거창한 나의 초대전이 열렸을 정도니 말이다.
이제는 딴짓거리인 그림이 본짓거리인 노래를 압도할 지경에 이르렀다.
가수인지 화가인지 헷갈리게 됐다는 얘기다. "
(후략)
-조영남의 <딴짓예찬>중에서-
<여친용갱1. 2>- (2009)
* 여자 친구들은 내가 죽은 후에도 나를 지켜 줄 것이다.
<홍단> <청단> (2009)
<극동에서 온 꽃> (2005년)
<극동에서 온 꽃> (2009년)
* 흔히 육목단을 김지미라고 부른다 . 아마 예뻐서 그랬을 것이다.
<항상영광> (2010년)
<기분좋은 날> (2009년)
' 화수(畵手)''란 화가 겸 가수란 뜻으로 조영남 스스로 붙인 이름이다.
"나는 늘 그림과 노래가 일란성 쌍둥이라고 여겨졌다.
그래서 음악을 캔버스 위에 펼쳐 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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