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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내 맘대로 그림 읽기

폭탄 돌리기 아닌가





지난 2013년 3월 영국 런던의 한 경매장에 앤디 워홀의 캠벨 수프 통조림 작품이 전시돼 있다. (AP=연합뉴스DB) )\





워홀이「캠벨수프 캔 」을 그린 작품이 여러 개더군요.

가격도 천차만별인 것 같습니다. 수천만원에서 수백억원까지.

미술품의 가격 결정은 작품성이 아니라 화제성입니다.

화제성이 있으면 작품성은 저절로 생겨나더군요. ㅎㅎㅎㅎ


실크스크린으로 뽑은 인쇄물 한 장이 수백 억원이라?

그런데 투자 대비 수익을 생각하면 실제로 그 가치를 하고 있으니 더 환장할 노릇입니다

어느 미술관에 있다더라?가 ‥ 그 값을 하는 거죠.

워홀 작품 하나가 있다고 해봐요, C급 D급 미술관이 B급 미술관이 되는 겁니다.

(아닌게 아니라 돈으로 쳐도 얼맙니까.)


미술관에서 소장하지 않는다면 솔직히 저런 게 뭔 값이 나가겠습니까.

저걸 누가 집에다 걸어놓겠어요.

미술사적으로 의미가 있다는 것이지 작품성을 얘기할 건 아닌 거죠. 

그러니까 사실, 개인 간에는 거래할 물건도 아닙니다.



제가 요즘 그림 배우러 다니잖습니까. 제법 늘었습니다.

빨리 초보 단계 딱지 떼고 ‘내 그림’이라는 걸 그려보고는 싶은데 왜 이리 더딘지.....

하지만 이 단계를 거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살바도르 달리나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주의 그림도 사실묘사는 정교하거든요.









그렇긴한데, 똑같이 그려볼려고 하다보면 한심한 생각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내가 미술을 하는 이유는 내 생각을 표현하고자 함이지

기껏 사람이나 풍경을 똑같이 그리는 재주를 내보여 자랑하려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표현수단’은 대충 특징만 잡고, 컨대 이건 소(牛)라 치고,

빨리 다음 단계로 넘어가서 소라는 상징이 ‘무엇을 하는가’를 드러내야 하는데…….


잠깐요, 이왕에 소 얘기가 나왔으니,

↓ 이것은 작년에 대전미술관과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했던 피카소의 작품 '소'입니다.







 

 

 

 

 

 

 

 

 





피카소의 데생 능력이 대단하지요?

입체파 그림을 그리든, 인상파 그림을 그리든, 모두다 이런 기초가 있더라구요.

데생실력이 제일 션찮은 게 고흐 같아요. 샤갈은 아예 형편도 없고.

암튼 간에 피카소에게 있어서의 소(牛)는 표현수단인 반면에,

아래↓ 이중섭의 소(牛)는 표현수단이자 표현목적 자체입니다.









  싸우는소 1                                                              싸우는소 2

 

 

   흰소                                                                      용을쓰는 흰소

 

    소와 어린이                                                         황소

 

   들이 받으려는 소                                                 물고기를 들이받는 소

 

   사람과 소와 말                                                       소 1

 

    소 2                                                                     소 3

 

   소 4                                                                      소와 새와 게

 




그래서 표현수단은 대충만 그려두고, 빨리 주제로 건너가고 싶어하는 것입니다.

인상파가 나오고, 표현주의가 나오고, 추상파가 나오고…… 다 그런 이유거든요.

저는 이 과정을 이해하는데 꽤나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내가 막상 그림을 그리면서 생각을 해보니 이게 또 아닌 것 같습니다.

아무리 건너 뛰더라도 기본이라는 것, 출발점이 있는 것 아닌가.

사람들이 편안히 느끼며 누구라도 좋아하는 그림이 있다는 사실이죠.

예를 들면 이발소 뼁끼그림을 유치하다곤 할지언정 싫다고는 안합니다.

그러나 전시회 가서 추상화 앞에서는 (말은 안해도) 짜증나고 화딱지 나는 사람이 많았을 겁니다.



‘엄마가 해주던 음식맛’이 미각의 출발점이듯이,

미술에도 태생적 미감이라는 게 있지 않을까?







나 이제, 정신이 없어서 클났네.

뭔가를 얘길하려고 했었는데...... 정작 중요한 대목에서 생각이 안나네.

담에 생각나면 더 합시다. ㅠㅠ